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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위험성 예측 ‘암 유전자검사’, 치료 도움되지만 무조건 맞진 않아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4-01 12:49:44
  • 수정 2021-06-28 1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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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방암·난소암 등 가족력 있으면 검사 필요 … 진단 시 변이 유전자 확인, 효과적 맞춤치료 가능

건강검진을 통해 ‘암 유전자검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암 유전자검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암 감수성에 대한 유전자검사를 시행해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유전형을 가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 위암·폐암·대장암·간암·갑상선암·신장암·췌장암·전립선암·유방암 등의 유전적 발병 위험도를 분석한다.


그러나 암유전자검사를 통해 암 발생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도 무조건 맞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암유전자검사가 필요한 사람은 각종 암으로부터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나 기존 암 치료를 받은 후 재발이나 전이 여부에 대한 조기 진단을 필요로 할 경우에 병원에서 상담을 통해 유전자검사를 시행하고 해석해 암의 위험성을 예측하고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전성 암 감수성 시사 가족력이 있으면 유전자검사 시행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따르면 암 감수성에 대한 유전자검사는 유전성 암 감수성을 시사하는 개인 또는 가족 기록이 있는 경우, 유전자검사 결과를 적절히 해석할 수 있는 경우, 유전자검사 결과가 암의 유전적 위험에 있는 환자 또는 가족 구성원의 진단이나 예방을 의학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시행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김혜련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암 감수성에 대한 유전자검사는 가족 중 어린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암이 생기거나 특히 가족 중 유방암·난소암·대장암·자궁내막암에 걸린 경우 등과 같은 경우에 선별해 시행해야하며 검사결과의 적절한 해석이 수반돼야 환자 또는 가족 구성원의 진단이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과 난소암 가족력이 있어 유전자검사 후 유방암, 난소암에 걸릴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 예방 차원으로 유방과 난소를 절제해 위험도를 낮춰 큰 이슈가 됐고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븐 잡스 또한 유전자검사를 통해 췌장암 DNA돌연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암 발생 억제 유전자가 손실된 유전자변이의 경우 유전자검사 필요


다른 암 발생 관련 유전자 변이는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자(암억제유전자)가 손실되는 현상으로 선천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암 억제 유전자의 이상과 더불어 후천적 추가 손상으로 인해 암 발생을 막지 못하는 경우다.


이러한 가족성 암증후군 환자들은 여러 종류의 암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표적인 암억제유전자와 가족성 암증후군은 유전성 유방-난소암 증후군(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APC 유전자), 본히펠린다우 증후군(VHL 유전자)과 다발내분비샘종양(MEN1, RET 유전자) 등이 있다.


암 유전자검사의 또 다른 목적은 암에 걸린 사람의 경우에도 유전적 변이를 확인하고 암 유전자를 분석하는 것으로 암환자의 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과거에는 단일 유전자검사(single gene assay)로 검출했으나 최근에는 수백 개의 유전자 변이 여부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검사(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를 통해 다중 유전자검사로 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들을 한꺼번에 조사해 돌연변이 유전자가 확인되면 맞춤형 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김혜련 교수는 “인간은 30억 개의 염기서열과 약 3~4만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이 유전자들이 여러 질병의 진단·예후·치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암 하나에도 여러 가지 유전자가 관련돼 있고 하나의 유전자만으로는 진단·치료·예후 예측을 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해 환자 개인별 유전체 분석결과를 의료진이 암의 진단·치료약제 선택·예후 예측 등에 이용해 정밀의료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컨대 폐암의 경우 EGFR, BRAF 돌연변이, ALK, ROS1 및 RET 융합 유전자 등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되고 해당 항암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유전체 정보 기반의 정밀의료 바이오마커로 사용되고 있다.
 
김혜련 교수는 “최근까지 약 50여개 이상의 암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었는데 모든 암의 발생과 진행은 정상 조직과 달리 암조직에만 나타난 특정 유전자 변이(암유전자)에 의하여 나타난다”며 “암정밀의료는 암조직의 DNA 분석을 통하여 해당 암 환자의 암세포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유전자 변이(드라이버 암유전자)를 찾아내 이러한 유전자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제(표적치료제)를 사용해 매우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HER2 유전자의 증폭 또는 과발현은 침샘암·유방암·위암·난소암·자궁암·자궁경부암·폐암·담도암·췌장암·직결장암·방광암·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확인되며 HER2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이들 암종의 1~9%에서 검출되는데 HER2 유전자의 증폭, 혹은 과발현이 있는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이라는 항체가 개발되어 효능이 입증됐다.


김혜련 교수는 “이러한 정밀의료와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한 것은 암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이를 정확히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의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유전자검사 방법으로 쏟아져 나오는 대량의 유전정보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유전자검사 결과의 해석과 분석이 더욱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여성,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27~44%


보통 난소암은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 가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데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은주 중앙대병원 암센터 산부인과 교수는 “부모 중 한명이라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거나 본인이나 가족, 친척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진단되거나 BRCA 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 가족이 모두 유전자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BRCA 유전자 외에도 MMR 유전자(MLH1·MSH2· MSH6·PMS2)·ATM·BRIP1·BARD1·PALB2·RAD50 등 수십 개의 유전자의 변이가 난소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유전자검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성 난소암의 발병 위험성을 고려해 직계가족 중에 난소암이 2명 이상이거나 직계가족 중 난소암, 유방암이 합쳐서 2명 이상이거나 가족 중 대장암· 자궁내막암·난소암 등이 다발적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유전자검사를 시행하고 가족 중 한명이라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경우 등 고위험군 여성은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CA125 종양표지자 혈액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난소암은 진단되면 치료과정이 매우 힘들고 완치가 돼도 높은 재발률로 사망률이 높다. 따라서 초기 진단 혹은 예방이 중요하다. 따라서 유전성 난소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반드시 상담 및 관리가 필요하며 아기를 다 낳은 시점에서 난소난관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난소암은 수술로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치료를 시행하거나 수술로 불가능할 경우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수술을 시행하게 되며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마무리하게 된다. 최근에는 수술조직이나 혈액을 이용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을 통해 BRCA를 포함한 유전성난소암 유전자 변이를 조사해 타깃이 발견되면 표적항암제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이은주 교수는 “최근 BRCA 유전자 돌연변이나 HRD 포지티브를 가진 백금-반응성 재발성 난소암에 대해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의 치료 효과가 증명되면서 난소암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PARP 억제제는 2-3차 이상 항암제 치료를 받은 후 재발한 백금 반응성 난소암 환자들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유지요법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유전성 자궁내막암은 ‘린치증후군(lynch syndrome)’과 관련되어 있다. 린치증후군은 불일치 복구유전자(MMR 유전자:MLH1·MSH2·MSH6·PMS2)의 변이가 유전된 것으로 이 유전자변이가 있는 여성은 80세 전까지 자궁내막암이 걸릴 가능성은 약 40%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기진단을 위한 초음파·자궁내막생검·CA125 종양표지자 검사를 시행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경구피임약의 복용이나 출산 종료 후 자궁절제술 및 양측 난소난관절제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조기발견이 가능해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진단이 되면 일차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고 재발위험도를 고려해 방사선요법이나 동시항암방사선요법으로 치료를 마무리하게 된다. 최근에는 불일치 복구유전자 변이나 유전자들이 종양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을 조사해 향후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면역항암치료제가 시행된다.


유방암 중 BRCA돌연변이 표적치료 결과, 암 진행 위험률 40% 낮아져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전성 유방암의 대표 유전자로 국내의 경우 비교적 젊은 연령의 유방암 환자가 많은 편으로 젊은 연령에서 발생한 유방암 환자에서 꼭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한 가지는 BRCA1/2 유전자검사를 통해 유전성 유방암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유전자검사를 통해 돌연변이의 확인은 반대 측 유방암 발생의 위험도를 사전에 평가하고 예방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이고 최근 개발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군 선정에 있어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하주영 중앙대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 환자 중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표적치료를 시행한 결과 표준 치료법에 비해 유방암 진행 위험률이 40% 가량 낮아진 것을 확인해 실제로 유방암 진행위험률을 낮춘 대표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대장암도 환자의 45% 정도는 대장암과 관련된 RAS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확인되며 또한 대장/직장암에서는 MLH1이나 MSH2를 비롯한 여러 유전자들이 원인 유전자로 알려져 있는데 암유전자검사를 통하여 효과적인 표적항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유전성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환자들은 가족 중 대장암이 두 명 이상 발병하고 50세 이전에 대장암으로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는 경우 혹은 대장암과 자궁내막암이 발생한 가족이 있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황인규 중앙대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대장암에서는 암유전자검사에서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또는 DNA 불일치 복구결함과 같은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 면역관문억제제의 항암치료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암유전자검사를 통해 면역관문억제제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유전자 변형을 찾는 임상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고형암에서 DNA 손상 복구 및 반응에 대한 유전자의 변형이 있는 경우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황인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굴하거나 다른 약제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많은 임상시험들이 계획 및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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