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화학적 천연물 건기식, 모든 비 처방의약품 겨냥 포석 … 약사들 “ ‘노브랜드’서 보인 횡포 재연될 듯” 비난
이마트가 지난 17일 ‘노파머시’라는 상표를 출원한 사실이 특허정보검색서비스(키프리스)에 노출돼 지난 19일 약사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약사들이 공분을 터트리고 있다.
약사사회는 SNS에서 ‘이마트가 약사 사회 전체를 조롱하고 있다’, ‘건기식, 위생용품, 의약외품, 차후엔 일반의약품까지 무차별적으로 약국의 영역을 침탈할 공산이 크다’, ‘기가 찬다’, ‘이마트가 미친 것 같다’ 등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허출원에 기재된 상표가 쓰일 상품 목록에는 의료용 또는 수의과용 미생물 제제, 의료용 식이요법 제품 등 ‘의료용’이라고 표기돼 있다. 또 ‘비처방 의약품(OTC)’, ‘의료용 약제’도 포함돼 있다. 이를 근거로 유추해보면 구체적으로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비화학적 천연성분의 기능성 의료용 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이마트의 심산이 엿보인다. 넓게는 처방의약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의료용 제품의 유통에 손을 대겠다는 구상이 포착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성수점에 건강기능식품을 소분 판매하는 ‘IAM’(아이엠) 매장을 입점시키면서 현재 약사사회에서 한창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기업체 주도 건기식 소분판매 시범사업에 밑불을 땠다.
이미 이마트는 우량한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취지로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를 내놓고 납품 업체의 브랜드를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 ‘노파머시’ 브랜드가 약국 운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약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파머시’는 공익을 위해 법률이 보호하는 단어”라며 “‘노파머시’는 전국의 약국 및 약사를 부정하는 명칭이라는 점을 국내 대형 유통기업인 이마트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고 했다.
이어 “이마트가 납품 업체들의 브랜드를 잠식하고 있는 ‘노브랜드’ 영업 방식은 대형 유통 업체의 횡포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이런 영업 전술이 이제는 도를 넘어 전국 2만3000여 약국과 8만 약사를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마트는 상표 출원을 즉각 취하하고 상처 입은 전국 8만 약사에게 공개 사과하라. 즉각적인 사과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한약사회는 전국 2만3000 약국에 ‘노! 이마트’(NO! emart) 포스터를 게시하고 불매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상표 출원한 것은 맞지만, 출시 일정이나 상품 라인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