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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건강에 무조건 좋다? 잘못하면 오히려 독(毒)될 수 있어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2-17 17:30:42
  • 수정 2021-06-15 17: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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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기적 등산 건강에 도움 안 돼 … 만성질환자는 생명에 치명적 위협 가능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고 하는 거죠?(Why did you want to climb Mount Everest?)”, “그게 거기에 있으니까요(Because It's there)”


영국의 세계적인 등산가 조지 말로리가 기자의 물음에 답한 이 말은 사람들에게 퍼지고 퍼져 지금까지 등산과 산악인에 대한 명언으로 남아 있다. 조지 말로리의 말이 아니더라도 등산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운동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등산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운동이다. 다른 운동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등산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우리나라의 등산 인구는 1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등산을 하는 게 무조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주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등산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질병을 심화시키는 독(毒)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등산=건강’이라는 공식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지만 잘못 인식하고 있는 등산과 건강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심폐 기능·관절 유연성과 근력 향상, 재활치료에 도움


우리나라 사람들이 등산을 사랑하는 문화는 역사적인 기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주시 남산이나 단석산 등에 가보면 무수히 많은 문화재와 사찰, 널려있는 깎다가 만 석재나 계곡에 화랑들이 새겨놓은 이름들, 여러 설화 등은 신라인들이 수양을 목적으로 산에 자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퇴계 이황 선생은 봉화의 청량산을 좋아해 자주 올라갔고 이 때문에 청량산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관동별곡을 쓴 정철은 강원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금강산 유랑부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등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건강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등산은 운동으로서 효율은 빨리달리기·자전거타기·수영과 더불어 가장 효율 좋은 유산소운동이다. 시간당 소모 열량이 600~1080kcal로 달리기 870kcal, 수영 360~500kcal보다 높다.


특히 심폐지구력을 강화시켜 심폐기능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시키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좋은 경치를 벗삼아 거닐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좋다. 더욱이 만성질환 또는 암 재발 방지와 뇌졸중 후유증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연중행사처럼 어쩌다 한 번 등산을 하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하는 등산이 기대와 달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어쩌다 한번’ 주말 등산, 건강에 별다른 도움 안 돼


주변을 보면 1년에 몇 번, 혹은 주말 산행만으로도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1주일에 한 번, 그것도 주말에 잠깐 하는 등산은 건강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면 최소한 1주일에 3일 이상 규칙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류지훈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만약 1주일에 한 번 주말 등산을 하는 사람이라면 주중 3일 이상 달리기 등 운동을 30∼60분 정도 해줘야 등산으로 인한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 주는 스트레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등산도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긴장된 근육을 천천히 이완시켜 유연성을 높여주고 근·골격계 부상을 예방하는 역할을 해준다.


따라서 가벼운 정도의 스트레칭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게 되는 등산은 건강을 지켜주기는커녕 자칫 근육통 또는 근·골격계 부상을 초래할 위험이 높은 만큼 삼가는 게 좋다.


또한 등산과 같은 유산소운동 능력은 연령이 10년씩 증가할수록 약 10%씩 감소한다. 따라서 나이가 많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오르막길을 오를 때 쉽게 숨이 차거나 흉통 또는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섣부른 등산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동호회원들과 함께하는 단체 등산도 건강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 단체로 이동하다보면 체력과 근력의 개인별 편차를 무시하고 일행과 비슷한 속도를 유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과 혈관에 무리를 초래하기 쉬운 탓이다.


더욱이 일행들과 어울려 등산 중에 음주나 흡연을 하게 될 경우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술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며 흡연은 일산화탄소로 인한 산소부족 현상을 악화시켜 심장에 더욱 무리를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 환자의 등산, 건강에 치명적 위협 될 수 있어


그러나 이보다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는 고혈압 또는 심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등산이다.


고혈압 환자가 등산을 하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혈압이 지나치게 오르면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파른 길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땀이 나고 식기를 반복하다보면 체온의 변화로 혈관이 수축돼 심장에 이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도 등산은 건강을 해치는 운동이 될 수 있다. 혈당수치가 300㎎/㎗가 넘는 상태에서 등산하면 혈당의 대사를 악화시킬 수 있고 공복 상태에서 등산을 하게 되면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아주 크다.


관절염 환자도 등산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독이 될 수 있기는 마찬가지다. 과도한 등산은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등산을 마치고 하산할 때 체중보다 많은 압력이 관절에 가해지며 체중 과부하로 연골 손상을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 체중 1kg 당 무릎이 받는 하중은 5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할 때 가방에 짐을 1kg 담는다면 무릎관절에는 5kg의 하중이 전달되는 셈이다. 따라서 연골조직이 약한 사람이나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오히려 등산을 삼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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