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개월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수출명 주보)’의 미국 내 판매를 두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메디톡스다. 메디톡스는 15일 대웅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에 대한 미국 내 ‘21개월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이 15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번 명령은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제품이라고 판결한 ITC의 지난해 12월 16일 최종 결정에 근거한다. ITC는 대웅과 에볼루스, 메디톡스와 엘러간, ITC 소속변호사(Staff Attorney)의 참여 아래 광범위한 증거개시 절차와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포함한 전문가 검증 및 증거심리를 위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메디톡스 측은 ITC 조사 결과 대웅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한 것임이 입증됐으며, 용인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의 최종판결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음이 명백한 진실로 밝혀졌다”며 “대웅은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허위주장을 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웅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방대한 증거들을 통해 유죄로 결정된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ITC에서 대웅의 유죄를 확정한 증거들이 한국 법원 등에 제출됐기 때문에 국내 민사 소송 및 검찰 수사 속도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15일 메디톡스의 보도자료가 미국 ITC의 판결문을 교묘하게 악의적으로 왜곡하며 허위주장을 일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 측은 ITC는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을 함으로써 균주와 관련된 메디톡스의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메디톡스의 주장과 달리 대웅제약은 우리 균주는 국내 민사소송과 ITC 소송에서 균주 포자 감정 시험을 통해 포자 형성을 증명한 자연발생 균주이며, ITC의 판결도 명확한 증거에 의한 입증 없이 오로지 엘러간의 미국 시장 독점을 위해 편향된 판단으로서 미국의 많은 저명한 변호사, 교수들도 ITC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이번 주 진행할 예정인 미국 연방항소법원 항소를 통해 공정기술 침해 관련 ITC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임을 입증함으로써 모든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양사의 분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대웅제약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신청한 수입금지 명령 집행정지 관련 긴급 임시가처분 신청이 15일(미국 현지시각) 인용됐다. 이번 임시가처분 인용은 지난 12일 가처분을 신청한 지 3일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개월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현지 브랜드명 주보)의 판매를 공백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이번 가처분 인용으로 나보타의 미국 지역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치열한 법정 다툼은 한층 가속화돼 국내 법원에서의 민사소송 및 검찰 수사에 따라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