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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 진단키트 ‘퇴장’ … 시장 판도엔 변함 없어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2-04 09:26:07
  • 수정 2021-06-15 11: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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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업체 ‘특혜성’ 의혹 불거져 … 제품 늘고 백신 등장, 단가 하락, 용도 및 급여 제한에 후발주자 ‘안개 속’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확진검사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긴급사용승인한 확진용 유전자진단시약 7개 제품에 대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2월 4일부터는 정식허가 제품만 코로나19 확진검사에 사용해야 한다.

이는 ’의료기기법 시행령‘ 제13조의2에 따라 긴급사용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식 승인 제품이 12개에 달해 시장 판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관측이다. 

이번에 긴급사용이 종료된 제품은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바이오코아, 웰스바이오 등 7개 제품이다. 현재 정식승인이 된 제품은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2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2개), 캔서롭(2개), 코젠바이오텍(2개), 씨젠(2개), 에스엠엘제니트리 등 7개사 12개 제품이다. 2개씩 제품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일반용과 응급용, 또는 코로나19 단일검사용과 코로나 외 다른 바이러스(인플루엔자, RSV) 복합검사용이다.

‘긴급사용’은 ‘의료기기법’ 제46조의2에 따라 감염병 대유행이 우려돼 긴급히 진단시약이 필요하나 국내에 허가제품이 없는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식약처장 또는 질병관리청장)이 요청한 제품을 한시적으로 제조(수입)‧판매사용할 수 있게 하는 특례제도다.

앞서 식약처와 질병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진단시약 긴급사용을 신속 추진해 확진용 7개 제품을 긴급사용 승인했으며, 식약처는 긴급사용 제품의 정식허가 전환을 위해 지난해 4월 24일부터 ’코로나19 진단시약 신속허가 지원방안‘을 마련, 단계별로 밀착지원했다.

식약처는 정식 허가된 12개 제품의 1일 최대 생산량 약 64만명분은 긴급사용 승인된 7개 제품의 1일 최대 생산량인 약 16.5만명분보다 약 3.9배 많고, 1일 평균 검사건수 17.5만명분의 3.7배로 의료현장의 안정적인 진단시약 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5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명을 넘어섰다. 한번이라도 검사를 받은 사람은 양성률이 10%인 것을 감안하면 80만명 선이다. 다만 확진자는 최소 3~5번의 반복 검사를 받기 때문에 국내서는 최소 500만건의 누적검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시장에서 그동안 경쟁을 벌여왔다.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K-바이오의 브랜드파워로 해외수출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려왔으나 그에 비해 내수시장은 협소하다”며 “일반인이 검사를 받다가 도리어 감염될까봐 꺼리는 경향도 있고 정부가 검사 건수를 적절히 제어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엔 시장이 정체되면서 다소간의 가격경쟁이 벌어지긴 하겠지만 그동안 선점한 구도가 내수시장에선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 확진용 12개 정식승인 전부 PCR 검사 방식이다. 응급용 진단키트는 공항 등에서 1시간 이내에 검사가 나오도록 허가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선별검사용이어서 수요가 제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선바이오 관계자는 “응급용이라도 확진용과 성능 차이가 전혀 없는데도 방역 당국은 용도를 제한해 보험급여를 제공하지 않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항원진단 검사법은 비인두에서 검체를 도말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항원 부위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30분 내에 검사가 가능하다. 국내서는 3개의 항원 진단 방식 제품이 승인돼 있다. 작년 11월 11일 항원진단 방식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19 Ag TEST’가 처음 허가받았다. 

그러나 항원진단검사는 선별검사용이고,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비급여로 진행된다. 경기도 연천 같은 취약지역에서만 급여가 허용된다. 미국처럼 약국 판매가 허용돼야 한다는 여론도 많지만 확진용이 아니라 진료와 방역관리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며 방역 당국은 요지부동이다. 

항체진단 검사는 항체가 생겼는지 혈액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검사시간은 15분 내외로, 과거 감염 이력도 확인할 수 있어 해외 출입국 시 제출용, 면역 획득 여부 확인용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금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 6일 ‘STANDARD Q COVID-19 IgM/IgG Plus TEST’를 허가받은 데 이어 올들어 1월 26일에는 ‘STANDARD™ F COVID-19 IgM/IgG Combo FIA’를 허가받았다. 한 업체가 무려 2개나 받은 것이다. 채혈이 필요하고 보험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성이 불투명하지만 특정 업체로 허가로 몰린 데 대해 업계는 의아해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내수시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약 60%, 씨젠은 30%, 나머지 10%는 기타 업체들이 나눠 먹는 형국”이라며 “기술경쟁력이 많이 평준화되긴 했어도 시장 판도가 보이지 않는 손에 좌우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씨젠은 작년 12월 7일 ‘Allplex SARS-CoV-2 Assay’를 정식 승인받았다. 한 번의 검사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4가지 유전자(N gene, RdRp gene, S gene, E gene)를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4가지 호흡기질환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유전자 진단키트(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를 허가받았다. 

지난 한 해 호황을 누렸던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들은 올해부터는 정체기에 들어가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지난해 3월 키트당 50달러에 수출했던 국내 업체는 요즘 2~3달러로 단가가 낮아졌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은 1.5달러라는 국내에서는 결코 맞출 수 없는 단가로 시장을 침식하고 있다.

키트의 용도 제한과 급여 제한, 사용자 제한 등을 풀어 일부 잘 나가는 업체로만 편중된 진단업계의 안개를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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