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와 암젠이 공동 개발 중인 천식 치료제인 테제펠루맙(Tezepelumab, 코드명 AMG 157)이 3상 임상시험 판독 결과 천식 악화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환자의 스테로이드 의존성을 줄이는 주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2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회사는 150명의 중증 천식 환자가 참여한 SOURCE 임상 연구에서 경구용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피험자가 48주에 걸쳐 현재 처방된 표준요법과 스테로이드법을 유지하면서 각각 테제펠루맙과 위약을 복용하고 경구용 스테로이드의 의존성을 줄일 수 있는지를 평가한 테제펠루맙은 위약보다 나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 약은 흉선기질 림포포이에틴(thymic stromal lymphopoietin, TSLP)이라는 사이토카인을 차단하는 단일클론항체(IgG2λ) 표적 천식치료제로 개발됐다. 테제펠루맙은 TSLP의 이질적 이량체 수용체(heterodimeric receptor)와 선택적으로 결합해 작용을 막는다. TSLP는 상피세포에서 유래하는 사이토카인으로 바이러스, 알레르기항원, 환경오염물질, 대기 자극으로 인한 천식 악화를 초래하는 잠재적 표적물질로 주목받아왔다.
테제펠루맙의 실망스런 임상 결과 발표는 지난달 1100명의 환자가 참여해 1년 동안 진행된 NAVIGATOR 임상에서 테제펠루맙이 위약 대비 천식발작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한 뒤에 나와 충격이 더욱 컸다. 이에 양사는 22일 추가로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약은 암젠이 10년 이상 공을 들여 개발해왔다. 2012년에는 호흡기질환에 강한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맺고 공동개발에 나섰다. 당시 암젠의 염증 관련 실험적 약물 5가지 가운데 하나가 테제펠루맙이다. 이 때 협약을 맺은 신약후보 중 하나인 ‘실리크 주사제’(Siliq 성분명 브로달루맙 Brodalumab, 국내 미시판)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 및 중증 판상건선 치료제로 허가받아 현재 바슈헬스(Bausch Health)가 판매 중이다.
테제펠루맙 2017년 아토피피부염 약으로 개발하려던 2상 임상에서 주요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중도 하차했다. 하지만 같은 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이 약으로 치료받지 않은 환자보다 천식 악화율이 현저히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기사회생했고 지금의 연구까지 오게 됐다. 더욱이 지난달 나온 NAVIGATOR 임상결과는 이런 기대에 불을 붙였다.
주식투자기관인 베어드(Baird)의 브라이언 스코니(Brian Skorney)는 “SOURCE 임상시험 규모가 훨씬 작고 암젠 주장에 따르면 경구용 스테로이드의 필요성을 넘어서는 유망한 결과를 보여줬다지만 이번 실패가 테제펠루맙을 둘러싼 낙관론을 무디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테제펠루맙에 거는 상업적 기대가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며 “주요 경쟁자인 리제네론과 사노피의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듀필루맙 Dupilumab)가 비슷한 3상 연구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듀피젠트는 2018년 말 천식 치료제로 승인된 후 매출이 더욱 상승했다. 올해 1~9월 누적 매출은 29억달러에 달했다.
듀피젠트는 IL-33 항체 약물이며, 테제펠루맙은 TSLP를 겨냥한다. TSLP는 IL-33과 IL-25과 함께 상피 유래 사이토카인으로 분류되 알레르기비염, 만성부비동염을 유발한다. TSLP는 선천적 임파구세포 2군(group 2 innate lymphoid cells, ILC2s)을 활성화시켜 IL-4, IL-5, IL-13 하향조절을 통해 호산구성 천식 또는 알레르기 결막염을 야기한다. 또 수지상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해 알레르기성 염증과 호중구성 염증을 초래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