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엘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성 입증 … 16주 간격 투여해도 지속적인 약효 입증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의 세계 최초 VEGF 및 안지오포이에틴-2(angiopoietin-2, Ang2 이중특이성 항체 신약후보물질인 파리시맙(faricimab)이 당뇨병성 황반부종(diabetic macular edema, DME)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2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로슈는 이 약과 바이엘(Bayer)·리제네론(Regeneron)의 ‘아일리아주사’(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aflibercept)를 비교한 3상 시험인 YOSEMITE와 RHINE에서 각각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2건의 임상은 각각 3개 치료군으로 나뉘어 파리시맙과 애플리버셉트를 각각 8주간 투여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약물 부하(일정량 이상 축적, loading) 후 개인차에 따라 최대 16주까지 파리시맙 투여 간격을 늘리는 치료를 받았다.
1년 치료 후 평가 결과 파리시맙 16주 간격 투여가 애플리버셉트 8주 간격보다 최대교정시력(best-corrected visual acuity, BCVA) 면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해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
또 파리시맙 맞춤형 투여군(8주 간격 후 16주 간격 투여)의 절반 이상이 1년 차에 16주로 투여 간격을 넓히는 데 성공해 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3상 시험 중인 약물이 이처럼 양호한 약효 지속성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슈 측은 설명했다.
파리시맙은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으며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의 성인에서 주된 시력 상실 원인 중 ᄒᆞ다. 아일리아 등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주사제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으로 인한 시력 손실을 크게 감소시키지만 잦은 안내 주사 및 의사 방문과 관련된 치료 부담 때문에 치료가 불충분하게 이뤄져 최적의 시력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로슈의 최고의학책임자(CMO) 겸 글로벌 제품개발부 총괄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이번 긍정적 연구결과는 파리시맙이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에게 지속적인 시력 개선 효과를 제공하는 동시에 빈번한 안내 주사와 관련된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 치료제를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전세계 규제당국과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리시맙은 YOSEMITE 및 RHINE 임상시험 외에도 Rhone-X 임상 3상 시험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안전성 및 내약성이 평가되고 있다. 또 TENAYA 및 LUCERNE 임상 3상 시험에서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치료제로 임상 연구 중이다.
YOSEMITE 및 RHINE 임상시험의 자세한 결과는 내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밀러대 의해 산하 바스콤파머안연구소(Bascom Palmer Eye Institute)가 주관하는 의학 심포지엄인 ‘혈관신생, 삼출, 퇴행 2021’(Angiogenesis, Exudation, Degeneration 2021)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투여 간격이 넓어진 파리시맙의 명백한 이점이 아일리아와 그 바이오시밀러를 대체할 정도로 명백한 이점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더욱이 아일리아의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부터 마일란(Mylan)을 시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 암젠(Amgen) 등이 FDA 승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로슈는 파리시맙의 투여 이점이 특허권을 잃은 라이벌과 비교해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정당성을 내세우며 의사와 환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2건의 3상 임상 결과는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두고 봐야 한다. 추가로 진행되는 임상이 베일에 싸인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이점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