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3차 전파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6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당국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고 스키장 등을 폐쇄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있으나 확진자 수는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영국에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가 전염력이 70% 빠르고 치료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영국 변종 바이러스로 세계 코로나19 사태 악화될 것이다? (X)
영국에서 발생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져 내년에도 코로나19 사태를 지속하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B.1.1.7(VUI-202012/01)’로 명명된 이 변종 바이러스는 G형(유럽형)의 일종으로 영국 코로나19 지노믹스 컨소시엄(Cog-UK)이 지난 9월 20일과 21일 켄트와 런던 지역에서 채취한 코로나바이러스 표본 두 개의 유전암호를 분석하면서 발견됐다.
발견된 변이는 23개로 이전에 보고됐던 변종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많은 변이가 확인됐다. 그 중 17개는 바이러스 행동 양상에 변화를 주는 유전암호다. 특히 바이러스 스파이크 변이가 발견돼 치료제나 면역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전파속도가 높은 점이 우려를 샀다. 영국 보건부는 바이러스 전파 컴퓨터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새로운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전파력이 강했다고 밝혔다.
현재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신규 확진자의 약 60%는 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덴마크, 지브롤터, 네덜란드, 호주, 이탈리아, 벨기에 등에서 속속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영국은 해당 바이러스 확산 지역인 런던 등에 대한 대응단계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했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캐나다, 아일랜드, 홍콩, 독일, 벨기에, 러시아, 스위스 등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영국발 입국 제한에 들어갔다.
칼럼 셈플(Calum Semple) 리버풀대 감염의학과 교수는 “이 변종 바이러스가 더 쉽게 퍼질 수 있는 만큼 다른 모든 변이를 능가할 것”이라며 “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가 다시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국 변종 바이러스가 지나친 공포심을 가진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는 이 변종이 치명률을 높인다는 근거가 없으며, 코로나19 백신이 충분히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프로그램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Moncef Slaoui)는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많은 다른 부위에 저항하는 항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전부 다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라비 굽타(Ravi Gupta) 캠브리지대 의대 임상미생물학 교수도 “현재 백신이 매우 광범위한 반응을 유도하고 다양한 종류의 항체를 만들기 때문에 백신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문제는 바이러스가 장기적으로 백신에 덜 민감해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수미야 수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는 인플루엔자(계절성 독감)보다 훨씬 느리게 변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많은 변화와 돌연변이가 있었지만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나 약품, 개발 중인 백신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영국에서 확산 중인 변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 방역 당국은 영국 입국자에 대해서는 격리 해제 전 코로나 검사를 두 차례 실시하고, 양성일 경우 바이러스 변이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등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신경 합병증은 중증 환자에서만 나타난다? (X)
일반적으로 합병증은 중증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코로나19에서는 중등도 환자에서도 뇌졸중과 발작, 운동장애, 염증성질환 등 광범위한 신경학적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등도 환자는 경증보다는 심하고 중증보다는 약한 증상을 겪는 환자를 일컫는다.
프리아 아난드(Pria Anand) 미국 보스턴대 의대 신경학과 교수팀은 지난 4월 15일부터 7월 1일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74명을 분석하고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 IF=3.783) 9일자에 발표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4세로, 47명의 사람들이 신경질환 병력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18명은 뇌졸중, 15명은 발작, 26명은 심한 과다행동과 환각이 나타나는 섬망과 같은 증상을 겪었다. 7명은 근육경련을 포함해 운동장애 합병증을 겪었다. 이 중 3명은 이 운동장애로 인해 집에서 넘어져 외상성 뇌 손상을 입었다.
환자 중 10명은 사망했으며 27명은 퇴원, 20명은 간호사가 있는 요양시설, 9명은 급성재활센터, 3명은 장기요양병원, 5명은 호스피스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생존자들은 병원을 떠날 때 평균적으로 중증도의 합병증을 겪었다”며 “이들은 입원 전에는 경증 증상을 겪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난드 교수는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신경학적 합병증의 폭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어떤 요인이 신경학적 합병증에 걸리기 쉽게 만드는지, 이런 합병증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효과 아예 없다? (X)
초기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다가 이후 효능 논란을 겪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항체를 만들 수 없는 희귀병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4일 제임스 타벤티란(James Thaventhiran) 영국 케임브리지대 MRC 독성학연구소 교수와 니콜라스 매터슨(Nicholas Matheson) 케임브리지 감염병 및 면역치료연구소 교수, 매튜 버클랜드(Matthew Buckland) 영국 런던 바츠헬스 임상면역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2.121)에 발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렘데시비르의 효능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WHO는 올해 10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과 사망률을 줄이는 데 거의 효과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FDA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5일 정도 줄여준다며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도록 정식 허가했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를 분석하는 대신 항체를 만들 수 없는 특수한 환자에게 쓴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관찰했다. ‘X-연관 무감마면역글로불린혈증’이라는 항체를 만들 수 없는 희귀 유전병에 걸린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사례를 분석했다.
환자는 호흡곤란으로 산소치료를 받는 중 항바이러스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호흡기질환 항균제인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4일 만에 투약을 중단하고 이후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
투여 36시간만에 산소호흡기를 뗐으며 10일 차에는 퇴원을 할 수 있을만큼 호전횄다. 열흘 후 다시 상태가 악화돼 재입원했으나 렘데시비르 치료 후 산소포화도와 림프구 수치 등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구팀은 WHO가 발표한 임상 결과는 사망률에만 집중하고 약효 작용 경로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중에 면역을 과도하게 활성화 해 ‘사이토카인 폭풍’을 불러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의 경우 환자가 항체를 만들 수 없어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과도한 면역 반응이 유발되지 않아 치료된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않는 감염 초기에 렘데시비르를 투입하면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버클랜드 교수는 “이번 사례는 코로나19 증상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 과잉 면역반응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치료약을 달리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잘 활용한다면 렘데시비르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에 습도보다 온도가 중요하다? (O)
늦가을에 발생해 지난 겨울부터 유행이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며 낮은 온도와 낮은 습도에서 더 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습도는 바이러스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도는 큰 영향을 미쳤다.
마이클 버시닌(Michael Vershinin) 미국 유타대 물리우주학과 교수팀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에 습도의 영향을 미미했지만 온도의 영향을 컸으며 온도가 낮을수록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높아졌다고 국제학술지 '생화학 및 생물물리연구 커뮤니케이션스'(Biochemical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2.985) 11월 2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고 온도를 다양하게 한 실험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묻은 유리 표면을 30분간 관찰한 결과 체온과 비슷한 온도인 34도에서 바이러스의 외막이 무너지며 비활성화됐다고 밝혔다. 대신 상온에 가까운 21도 이하에서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생존했다.
습도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같은 조건에서 표면에 바이러스가 묻은 유리를 하나는 액체에 담그고 하나는 건조하게 뒀다. 그 결과 액체 속 바이러스에서 생존한 바이러스가 더 많았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마이클 교수는 “당장 바이러스의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아도 공기 중의 습도는 사람에게서 나온 비말이 마르는 시간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표면의 입자가 더 오래 감염력을 가질 것이란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