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관련 사망률 감소 효과 미흡 … 만성 심부전 세포치료제 ‘레바스코’ 임상도 ‘실망’
호주 멜버른 소재 세포치료제 전문 메조블라스트(Mesoblast)는 지난달 20일 노바티스에 라이선싱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줄기세포 치료제 ‘레메스템셀-L’(Remestemcel-L)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3상 시험이 실패했다고 알려지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임상 데이터 전문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중등도~중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으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레메스템셀 임상에서 이 약이 유익성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하자 호주주식거래소(ASX)의 이 회사 주식은 18일(현지시각) 3분의 1 이상 가격이 폭락했다.
메조블라스트는 지난 몇 달 동안 의사들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경험을 습득했기 때문에 이번 임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시험은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개선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베클루리주’(Veklury, 성분명 렘데시비르 Remdesivir)와 같은 실험적 약물 사용 경험이 줄기세포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메조블라스트는 모집된 피험자 환자의 코로나19 심각도가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 이 또한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같은 실망감은 노바티스가 코로나19 관련 레메스템셀-L의 글로벌 권리를 5000만달러를 선불 계약금을 지불하고 인수한 지 불과 몇 주 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스테로이드 저항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을 위한 치료제로 승인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던 충격을 재현했다. 겨우 타격을 극복하고 프로젝트에 활기를 불어넣던 차에 비보가 도착한 것이다.
아직 시판승인 심사를 거치지 않은 이 약은 개발 마일스톤 5억5500만달러와 판매 마일스톤 7억5000만달러, 계단식으로 정해진 두 자리 판매 로열티도 포함됐는데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투자분석기관인 에디슨(Edison)의 애널리스트들은 과거에 이 약이 승인되면 최대 판매액이 1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점쳤다.
코로나19 관련 임상은 중증 SARS-CoV-2 감염의 합병증인 ARDS를 가진 환자에게 이 신약 후보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외부 전문가위원회가 평가결과를 공표할 때까지 피험자 223명 중 180명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된 상태였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없었지만, 임상 결과를 조사하는 패널은 300명의 환자 등록이 완료됐을 시점에 치료 30일차 시점에서 레메스템셀-L이 43%라는 사망률 감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 같다고 예견했다.
이달 초 FDA는 코로나19에 의해 야기된 ARDS에 대한 레메스템셀-L에 패스트트랙 지위를 부여했는데, ARDS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현재 60일간 기계적 인공호흡기 사용 후 생존기간, 전체 생존율, 중환자실 재원 기간, 입원 기간, 장기손상 정도 등 2차 평가지표에 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메조블라스트는 보도자료에서 “레메스템셀-L이 다른 최종 주요평가지표에서 이점을 보여 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노바티스와 메조블라스트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60일 동안 환자 집단을 계속 추적할 예정이다.
가장 레메스템셀-L 관련 실망감은 최근 메조블라스트가 진행성 만성 심부전증 세포치료제 ‘레바스코’(Revascor, 코드명 렉슬메스트로셀-L Rexlemestrocel-L)가 DREAM HF-1 3상 시험의 주요평가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보고한 직후에 찾아와 충격이 더욱 크다.
1차 평가지표는 재발성 비치명적 비대상성 심부전 사건(recurrent non-fatal decompensated heart failure events, 치명적이지는 않으나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 악화가 재발됨)을 감소시키는 것인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메조블라스트는 레바스코가 심장질환 사망(60% 감소),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발생(60% 감소) 등을 포함한 2차 평가지표의 개선을 가져왔으며, 이는 FDA의 치료제 승인 과정에서 근거자료로 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레바스코가 증상 초기에 투여되면 입원 기간 감소나 신규 심장마비 발생 예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고질적 환자의 재발을 개선하지 못해 궁극적으로는 치명적 사망위험을 낮출 수 없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