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핀 사람들의 소세포폐암 발병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현재흡연자(30년 이상 그리고 20갑년 이상)의 소세포폐암 발생위험은 비흡연자의 54.5배로 대장암(1.5배), 간암(2.3배), 위암(2.4배)에 비해 월등히 높고, 흡연이 소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98.2%로 대장암(28.6%), 위암(50.8%), 간암(57.2%)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1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현재 진행 중인 담배회사들과 소송에서의 승리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흡연상태 및 흡연력에 따른 암 발생위험도: 전체 폐암,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폐선암 대상
흡연 및 유전요인의 암 발생 기여위험도(단위: %)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국내 발생률 상위 주요 암종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발생률 상위 10대 암종에 대장암(2위), 폐암(3위), 위암(5위), 간암(7위) 등이 흡연과 관련 깊은 암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담배소송 대상 암종인 후두암이 포함됐다.
특히 유전위험점수(PRS)가 동일 수준이더라도 담배소송 대상 암종(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편평세포후두암)의 흡연으로 인한 발생위험도는 여타 암종에 비해 높았다.
유전요인이 편평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0.4%로 극히 낮은 반면 대장암은 7.3%, 위암은 5.1%로 유전요인의 영향이 편평세포폐암보다 각각 18.3배, 12.8배 크게 나타났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보험정책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국내 최다 암종을 대상으로 각 암종별 유전위험점수를 활용하여 흡연과 유전요인의 암 발생 기여정도를 분석했다”며 “폐암, 후두암은 여타 암종과의 비교에서도 암 발생에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월등히 높고, 유전요인의 영향은 극히 낮았다. 이로써 흡연과 폐암, 후두암 발생 간의 인과성은 더욱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건보공단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담배소송에 필요한 실증적 근거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유병률 상위 암종으로까지 확대, 비교를 통해 폐암, 후두암 발생에서 흡연의 높은 기여정도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지선하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유전위험점수(PRS) 자료, 중앙암등록자료, 건강보험 자격자료를 연계, 2020년까지 추적관찰과 분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