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여름에는 사람간 접촉, 불결한 침구의 공동 사용, 이미 걸린 사람과의 성적 접촉으로 이(lice)에 감염되기 쉽다.
이는 크게 머릿니(Head lice), 몸니(Body lice), 사면발니(Pubic lice, Crabs, phthiriasis, phthiriasis pubis)로 나뉜다,
머릿니(학명 Pediculus humanus capitis)는 주로 머리와 머리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머릿니는 날개가 없어서 뛸 수도 없고, 헤엄칠 수도 없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접촉으로만 옮겨진다. 옷이나 침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감염되는 경우는 드물다.
의사가 육안이나 확대경, 또는 우드라이트(Wood’s light)라는 특수조명을 통해 판별한다. 우드라이트는 이를 옅은 파란색으로 보이게 한다.
머리카락이나 두피에서 살아있는 이의 유충 또는 성충. 성인의 이가 발견되거나, 또는 두피의 6mm 이내의 모간(毛幹, hair shaft)에서 하나 이상의 서캐(이의 알, nits)가 보이면 머릿니로 진단할 수 있다.
몸니(학명 Pediculus humanus humanus, 또는 Pediculus humanus corporis)는 주로 오염된 옷이나 침구를 통해 전파된다. 환자의 옷 이음새나 침구에서 알이나 기어다니는 이가 발견되면 진단할 수 있다. 피부의 몸니가 먹이를 찾아 기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면발니(학명 Pediculosis pubis)는 주로 성 접촉이나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성관계 외에도 수건, 옷, 침구류 등을 함께 사용하면서 전염될 수 있다. 드물게 불결한 변기나 수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사면발니는 음모, 가슴털, 눈썹, 속눈썹 등 거친 털의 다른 부위에서 움직이는 이 또는 서캐가 보일 때 진단할 수 있다.
이들 3가지 이는 편모가 달려 있으며 모발, 피부, 음모 등에 기생하면서 피를 빨아먹고 산다. 모두 피부밀접 접촉 또는 성교를 통해 감염된다. 수건, 의류, 침구류를 통해 전염되기도 하지만 주된 감염 경로는 아니다.
사면발니는 한 번의 성관계만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감염 후 5일 정도 지나면 음모 가려움증과 청색 또는 회색의 작은 반점이 드러난다. 가렵다고 심하게 긁으면 피부 상처와 함께 2차 감염이 우려되므로 주의한다. 사면발니 감염자의 30%는 다른 성병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옴과 사면발니를 가진 사람은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치료하고 다른 성병은 없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머릿니 치료
머릿니는 퍼메트린(Permethrin), 말라티온(Malathion), 린단(Lindane) 등을 함유 샴푸로 감아주거나 국소외용제 형태로 발라준다. 한두 번의 치료로 97%까지 박멸될 수 있다. 하지만 서캐가 발견된다면 1주일에 한번 더 모든 가족이 동시에 치료할 필요가 있다.
일부 머릿니는 퍼메트린에 내성을 갖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이럴 경우 이버멕틴(ivermectin) 또는 스트로멕톨(stromectol) 함유 로션을 성인 및 6개월 이상의 어린이에게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마른 모발에 1회 도포 후 10분 후에 물로 헹궈주면 된다. 이버멕틴은 눈 자극, 피부 발적, 비듬, 피부 건조, 작열감 등의 부작용이 있다.
이버멕틴 경구약은 8일 간격으로 두 번 복용한다. 체중이 15kg 이상이어야 하며 부작용으로 메스꺼움과 구토가 나타난다. 기존 치료에 효과가 없을 경우에 사용하며 역시 미국에서만 해당되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정원이나 야외에서 모기나 해충 퇴치를 위해 쓰는 말라티온(Malathion)을 머릿니 박멸을 위한 모발 및 두피용 국소외용제 처방약으로 허용하고 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 2세 이하 어린이에게 권장되지 않는다. 알코올 함량이 높고 가연성이므로 헤어드라이기, 담배 등의 열원 사용시 주의해야 한다. 말라티온은 옴, 진드기 퇴치에도 사용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FDA 승인 머릿니 치료 신약
파라프로(PARAPRO)의 스피노새드(Spinosad) 성분 0.9% 국소외용 현탁액인 ‘나트로바’(Natroba)는 2011년 1월 18일 4세 이상의 머릿니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2014년 12월 30일에는 생후 6개월 이상으로 머릿니 적용 연령층이 확대됐다. 나트로바는 4세 이상의 옴 치료제로 추후에 허가됐다.
스피노새드는 정원가꾸기용 살충제로는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지만 의약품으로는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이 회사는 스피노새드가 자연 발생 토양미생물에서 유래한 물질로 신경독성을 갖는 기존 살충제보다 선택적으로 작용하므로 더 안전하고 인체 및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생후 6개월 환자에서도 전신적으로 흡수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스피노새드는 건조한 모발과 두피에 10분 정도 도포 후 물로 헹궈주면 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여러 번 반복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살아있는 이가 여전히 존재한다면 7일 후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 눈과 피부의 발적 또는 자극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에서 출시된 차세대 머릿니 치료제 '제글라이즈'
가장 최근에 허가된 머릿니 치료제는 2020년 7월 24일에 FDA 승인을 받은 닥터레디스래버러토리(Dr Reddy’s Laboratiories)의 ‘제글라이즈’(XEGLYZE, 성분명 아바메타피르, abametapir) 0.74% 로션이다. 6개월 이상 유아 및 성인용으로 허가받았다.
아바메타피르는 메탈로프로테아제 저해제(metalloproteinase inhibitor)로 세포의 이동과 신생을 막아 이를 죽인다. 가는 빗에 약을 묻혀 머리칼과 두피에 바르면 된다.
그동안 머릿니는 많은 유병률과 높은 사회적 비용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 간 머릿니 감염을 제어할 주요한 치료수단의 발전이 없었다. 이는 머리의 가려움증, 자극성, 불면 유발 등을 유발하지만 위험하지도 않고 다른 질환을 유발하지도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머릿니 살충제는 살란(ovicidal) 효과가 거의 없고, 7~10일 간격을 두고 두 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첫번째 사용 후 제거되지 않은 알(서캐, nits)에서 부화한 이(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두번째 사용이 필요했다. 그러나 순응도가 높지 않아 이를 지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에 반해 제글라이즈 로션은 살란은 물론 살니 활성을 겸비해 오직 한 번 사용으로 이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제글라이즈는 2014년 9월 2건의 3상 임상을 마쳤다. 미국내 14개 의료기관에서 704명을 대상으로 10분 사용 후 2주간 관찰한 임상 결과 81.5%의 이 박멸효과를 입증했다.
몸니와 사면발니 치료
몸니는 목욕 후 취침 전에 환부에 퍼메트린 성분 외용제를 바르고 아침에 샤워하면 된다. 첫 번째 사용 후 9일 동안 이 치료를 반복한다. 사면발니는 머릿니나 옴에 준하는 치료를 하면 된다.
국내서 머릿니 치료제로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린단(lindane)이다. 머릿니, 옴, 사면발니 등 기생충의 외골격을 통해 직접 흡수된 후 기생충의 신경계를 흥분·발작을 유도해 사멸한다. 상당히 효과적이지만 신경독성이 나타날 수 있고 1시간 이상 바르고 있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일반약 국소외용제로서 어렵잖게 이들 질환을 치료한다.
옴과 이의 예방 및 확산방지 관리
옴과 이의 예방과 관리는 공통적이고 어렵지 않다. 우선 옴과 이를 가진 사람과 같은 침대를 쓰거나 성교하지 않는다. 의복과 수건, 모자, 침구, 동물박제 등을 뜨거운 비눗물(최소 54도)로 5분 이상 세탁하고, 고온에서 최소 20분 동안 말린다. 이 정도 온도가 돼야 성충과 서캐가 죽게 돼 있다. 머리빗, 옷솔, 머리핀, 리본 등도 이와 같은 요령으로 뜨거운 물에 담아 청결하게 해야 한다. 바닥과 가구를 진공청소기로 청소한다. 세탁할 수 없는 물건은 밀폐된 백에 2주 동안 밀봉한다. 젖은 머리를 가는 빗이나 참빗으로 빗어 이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다른 가족 구성원도 옴이나 이에 걸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해당되면 국소외용제를 적절하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