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특히 소아기에 발병하면 성장과 발달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다.
염증 유발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의 농도가 높을수록 소아 크론병 치료에서 생물학적제제 ‘인플릭시맙’(Infliximab)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김미진∙최연호∙권이영∙김윤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선영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소아 크론병 환자의 혈중 TNF-α 수치를 통해 점막 조직까지의 깊은 관해를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2020년 6월부터 1년간 중등도~중증 크론병으로 진단받은 19세 미만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했다. 환자 평균 연령은 14.9세였다.
1년 동안 인플릭시맙을 투여받은 뒤 사이토카인 평균 수치는 감소했다. 즉 △ TNF-α는 15.82pg/mL에서 10.04pg/mL로 △인터루킨6은 23.62pg/mL에서 4.73pg/mL로 △인터루킨10은 112.77pg/mL에서 49.26pg/mL로 △인터루킨17A는 9.70에서 3.12pg/mL으로 각각 줄었다.
여러 사이토카인 중 치료 후 TNF-α 수치가 높을수록 인플릭시맙 유도요법 후 치료 반응이 떨어졌고, 결국 관해 실패로 이어졌다.
관해에 도달하지 않은 환자의 평균 TNF-α 수치는 12.13pg/mL로, 깊은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평균 수치인 8.87pg/mL보다 높았다. 반면 음의 상관관계로, 관해에 도달하지 않은 환자는 평균 인플릭시맙 최저혈중농도가 2.67pg/mL, 깊은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최저혈중농도 4.64pg/mL보다 낮았다.
이를 바탕으로, 치료 1년 후 TNF-α 의 수치가 9.40pg/mL 이상이면 관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최대 80.2%의 높은 예측 정확도(AUROC)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릭시맙은 TNF-α 저해제(항 TNF-α 단일클론항체)로 TNF-α가 수용체에 결합해 활성화되는 것을 방해하며 TNF-α를 생산하는 세포의 분해를 방해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팀이 2022년 SCI(E)급 국제 학술지 ‘생의학’(Biomedicines, IF=3.9)을 통해 발표한 연구 ‘Cytokine profile at diagnosis affecting trough concentration of infliximab in pediatric Crohn’s disease’와 맞닿아 있다.
당시 연구는 표준용량보다 많은 인플릭시맙이 필요한 환자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진단 시점에 TNF-α 수치가 높으면 치료 후 관해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향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권이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치료 후 높은 TNF-α 수치, 적합하지 않은(낮은) 인플릭시맙 최저농도, 인플릭시맙에 대한 항체 생성 증가 등 3가지 조건이 결합되면 환자의 관해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진 교수는 “소아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정밀화 가능성을 높이고, 생물학적 제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 연구”라며 “개인맞춤 치료를 통해 환아와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료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8) 최근호에 ‘Prediction of deep remission through serum TNF-alpha level at 1 year of treatment in pediatric Crohn’s disease’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