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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건조함 ‘쇼그렌증후군’ … 3개월 이상 증상 지속되면 검사 필요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4-08 11: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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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강건조, 안구건조, 질건조, 비강건조 등 증상 다양 … 완치 없어 꾸준한 약물치료, 생활관리 중요

주부인 이 모 씨(49세)는 입 마름이 심해서 식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혀가 갈라지고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밀려드는 피로감은 참기 힘들 정도이다. ‘갱년기에는 다 그렇다.’, ‘물을 많이 마시면 된다’라면서 가볍게 넘겨버리는 주위 반응은 이 모 씨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결국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도중에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보게 되고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다. 

   

건조함은 누구나 겪는 증상이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눈과 입에서 동시에 건조함이 나타나거나, 극심한 피로감을 동반한다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항체들이 침샘과 눈물샘 같은 외분비샘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김세희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쇼그렌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연하곤란, 구강통증, 각막결막염, 눈 가려움증, 만성통증, 피로, 관절염, 홍반 등 합병증 동반

   

쇼그렌증후군(Sjogren's syndrome)은 주로 침샘과 눈물샘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1933년 눈과 입이 건조해지는 증상과 류마티스관절염이 동반한 환자를 처음 보고한 스웨덴 안과 의사 쇼그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만성적인 광범위 통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환자의 98%에서 눈 마름과 입 마름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을 호소하고 두 증상이 모두 발병하는 경우는 89%에 달한다.

   

환자의 70~80%가 피로를 호소한다. 관절염, 피부에 고리 모양 홍반, 혈관염, 간질성폐렴, 신경병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림프종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부 항-Ro 또는 항-La 항체를 가진 쇼그렌증후군 산모의 경우,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돼 신생아 루푸스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태아 심장초음파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타액 분비 감소로 인해 건조한 음식을 삼키기 어렵게 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물을 마시지 않고 오랫동안 말을 할 수 없고, 미각의 변화와 더불어 입이 타는 듯한 느낌으로 나타난다. 입 안이 건조하고 붉어진 구강점막, 충치와 잇몸병이 확인되고 귀밑샘이나 턱밑샘이 붓게 되는데, 환자의 60%에서 동반된다.

   

눈물샘 기능 장애는 눈물샘이 건조해지면서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게 한다. 각막결막염을 발생시키고 광과민성, 홍반,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눈 증상은 장시간 독서, 운전, 컴퓨터 사용 등에 의해 눈 깜빡임이 적어지는 활동과 바람과 먼지가 많고 연기가 나면 악화된다.

   

쇼그렌증후군은 이외에도 상기도에 영향을 주어 성대의 진한 점액은 쉰 목소리와 기침이 유발되고 피부건조증, 질 건조로 인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관의 분비 기능이 저하되면서 소화액 분비 감소로 인한 소화장애, 췌장기능 장애(인슐린 부족), 저위산증(위산분비 저하), 위염(위보호점막 부족)이 유발되기도 한다. 비강(코안)과 기관지 등 호흡기 점액 분비가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쇼그렌증후군 5년간 40% 이상 증가

   

자가면역질환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쇼그렌증후군도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M350)는 2013년 1만4798명, 2019년 2만1282명, 2023년 3만51명으로 늘어났다. 5년새 40%, 10년새 2배 증가한 셈이다. 쇼그렌증후군은 주로 50~6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2023년 자료를 보면 전체 환자 3만51명 중 절반 이상인 1만5818명이 50~60대 여성 환자였다.

   

성호르몬 변화로 중년 여성에서 호발

   

이 병의 남녀 비율은 1대 9~20 정도로 여성에서 압도적으로 다발한다. 김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이 40~50대 중년 여성에서 많은 이유는 성호르몬과 연관성이 크다”며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는 폐경 전 시기에 쇼그렌증후군의 발생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생식호르몬 노출이 더 많을수록 쇼그렌증후군 예방되는 것이 확인됐다. 유방암 환자에서 에스트로겐 생산을 억제하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쇼그렌증후군이 증가한다는 사실과도 연관성이 있다.

   

환경·유전·면역 등 다양한 요인 서로 영향 미치며 발생

   

쇼그렌증후군도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명확하게 확인된 원인은 없다.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선천면역 및 획득면역의 복잡한 발병 시나리오로 설명할 수 있다. 한 가지 원인보다도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경적 요인으로 다양한 감염원, 특히 바이러스가 잠재적인 쇼그렌증후군의 유발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선천 면역반응을 활성화하고 인터페론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유전적 연관성도 확인됐는데,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3분의 1에서 친척이 다른 결합조직 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학적 요인으로 자연살해세포와 B세포가 주요 사이토카인을 증가시키는 것이 입증됐다.

   

쇼그렌증후군은 진단 자체가 까다롭다. 진단을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이상의 구강 건조나 안구 건조 증상이 있어야 한다. 추가적으로 입술 타액선 생검(3점), 항-Ro/SSA 또는 항-La/SSB 등 자가항체 검사(3점), 눈물샘 기능을 확인하는 눈 염색 검사(1점), 또는 셔머 검사(1점)와 침샘 기능을 확인하는 타액 흐름 속도를 측정(1점)하여 총 4점 이상이 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모든 검사를 다 시행하지는 않으며 셔머 검사와 타액 흐름 속도 검사에서 불충분한 결과를 보일 경우 눈 염색이나 입술 타액선 생검을 시행할 수 있다. 그 밖에 침샘을 스캔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침샘 조직검사를 대신해 침샘 초음파검사가 향후 분류 기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완치 없는 질환, 꾸준한 약물 치료와 관리 중요

   

쇼그렌증후군은 만성질환으로 현재 완치할 치료법은 없으며, 주로 건조 증상을 완화하고 조절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구강 건조는 먼저 카페인 및 흡연, 알코올을 피하도록 하고 입으로 숨 쉬는 부비동염 등을 치료해야 한다. 자주 물을 마시고 무가당 사탕이나 껌을 섭취하며, 불소가 함유된 치약, 구강 스프레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필로카르핀과 같은 콜린성 부교감신경절 촉진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단 발한이나 메스꺼움과 같은 부작용이 심한 경우에 사용이 어렵다. 

   

안구 건조 증상을 위해서는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부는 환경에서는 보호안경이나 고글 착용을 해볼 수 있고, 장시간 눈 깜박임이 적어지는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 안구 건조의 약물치료는 인공눈물과 윤활 연고를 기반으로 하며 염증이 동반될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 국소 사이클로스포린을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눈물점 폐쇄와 같은 시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감기약이나 혈압약, 수면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은 입 마름과 눈 마름을 더 심하게 만들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복용한다. 

   

쇼그렌증후군의 치료는 류마티스내과 진료뿐만 아니라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와 연계한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 증상에 따라 피부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신경과,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김세희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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