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는 다시 빨간 버튼이 생겼다. ‘콜라 버튼’이다. 트럼프는 콜라 애호가로 유명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트럼프는 국빈 만찬에서도 술 대신 콜라로 건배한다.
지난 정권 때는 하루에 12잔가량의 콜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제로 콜라이지만 70대 후반의 나이에 탄산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셈이다.
트럼프의 ‘초딩 입맛’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대선 운동 때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순간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당시 트럼프는 “평생 이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평소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햄버거, 치킨 너겟, 피자를 자주 먹으며 감자칩이나 프레첼 같은 과자도 좋아한다.
그의 라이벌이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평소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자주 먹을 정도로 ‘초딩’ 입맛이었다. 정치적 성향은 정반대였지만 달달한 간식 앞에서는 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바이든은 키 182cm에 체중 약 80kg으로 호리호리한 편이다. 반면 트럼프는 키 190cm에 체중 약 110kg으로 비만하다.
트럼프는 2019년 비만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백악관 주치의는 트럼프의 체질량지수(BMI)가 30.4라고 전했다. 보통 체질량지수가 25부터 과체중, 30부터는 비만으로 판정한다. 둘 다 군것질을 좋아하는데, 트럼프만 비만인 이유는 무엇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직전 대통령. 출처 위키피디아
구운 치킨 먹는 바이든 vs 패스트푸드광 트럼프
해답은 간식의 종류에 있었다. 바이든은 대통령 재직 시절 점심 메뉴로 구운 치킨을 올린 샐러드를 좋아한다고 소개된 바 있다.
다이어트하는 한국인들도 많이 먹는 구운 치킨의 열량은 100g당 190kcal여서, 저열량 고단백의 대표적인 식품으로 꼽힌다.
반면 트럼프는 초고칼로리 간식을 좋아한다. 그가 식사로 즐겨 먹었다는 햄버거 세트는 약 1000kcal, 피자(4조각)는 약 1300kcal의 열량을 낸다. 식사 후에는 초콜릿케이크(100g당 370kcal), 초콜릿칩이 든 아이스크림(100g당 216kcal) 등 달콤한 디저트를 즐겼다. 식사로 햄버거 세트를 먹은 뒤 초콜릿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었다면 한 끼에 총 1300kcal를 섭취한 셈이다. 이는 성인 권장 칼로리 절반에 달하는 양이다.
열량만큼 중요한 건 음식의 성분이다.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살찌는 게 달라진다. 근육의 주요 성분인 단백질은 많이 섭취해도 살이 찌지 않지만, 에너지를 저장하는 용도인 탄수화물과 지방은 몸속에 차곡차곡 저장된다.
이선호 365mc 글로벌대전병원 원장은 “패스트푸드는 열량 대비 지방 성분이 40%에 육박해, 중성지방이 체내 쌓이기 쉬워 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운 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디저트를 많이 먹으면 내장지방이 쌓여 당뇨병, 고혈압, 협심증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콜라 12잔 마신 트럼프 … 위험한 건 액상과당
트럼프가 좋아하는 콜라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반 콜라 한 캔(약 355ml)에는 약 140kcal와 39g의 당분이 포함돼 있어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음식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 하루 권장 당 섭취량 절반에 달하는 양으로 과도한 당분은 체중 증가,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인이다.
트럼프는 지난번 대통령 재임 시 하루에 무려 12잔 가량의 콜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하루에 콜라만으로 1680kcal와 468g의 당분을 섭취한 셈이다.
이 대표병원장 “콜라의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은 이미 단순 형태로 분해돼 있어 소장에서 흡수가 더 빠르다”며 “게다가 액상과당은 대사 과정에서 간으로 직접 흡수돼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방간이나 인슐린저항성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또 과당은 포만감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방해하고, 그렐린(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가 낮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만든다.
제로 음료 열풍 … 마음껏 마셔도 되는 걸까?
탄산음료의 열량과 당분 섭취를 줄이고 싶어 선택하는 게 '다이어트 콜라‘(제로 칼로리 콜라)다. 다이어트 콜라는 칼로리가 거의 없고, 설탕 대신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같은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냈다.
하지만 제로 콜라가 ‘옳은 선택’이라고만 보기엔 어렵다. 기존 연구는 인공감미료가 뇌의 단맛 인식에 영향을 줘 과식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대표원장은 또 “인공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려 염증성 장질환, 비만, 변비, 설사, 대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끊을 수 없는 탄산음료 … 건강한 대안은?
다이어트나 건강관리 중 탄산을 포기할 수 없다면 탄산수로 방향을 틀어보자. 탄산의 청량감은 유지하면서도 칼로리와 당분은 전혀 없다. 또 물을 마실 때와 마찬가지로 원활한 신체 대사와 기능 조절, 탈수 방지, 피부 탄력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다만 탄산수에 첨가된 자연 또는 인공 향료의 향이 문제다. 미각은 단순히 혀로 느끼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뿐 아니라 향과 깊게 연결돼 있다. 뇌는 향을 음료의 맛으로 해석하기 쉽다. 따라서 탄산수의 향이 과잉 섭취를 유도할 수 있다.
이 대표원장은 “탄산수를 과도하게 마시면 탄산에 의한 위염, 하부식도괄약근 기능 저하로 인한 역류성식도염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며 “탄산수에 첨가된 첨가물과 당분도 비만을 유발하거나 몸에 해로울 수 있어 마시는 양을 적정량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