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10년간 만성 부비동염 환자수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시기인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3년에는 오히려 10년 전에 비해 증가했으며, 20대 이후부터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제생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의 분석 내용을 17일 밝혔다. 이 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연령별 통계를 보면 9세 이하 환자가 가장 많고, 10대에서 20대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30대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소아에서 부비동염 환자가 많은 이유는 상기도 감염 빈도와 해부학적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소아는 1년에 평균 6~8회 감기에 걸리는데 이 중 약 5~10% 정도가 부비동염으로 진행된다. 또 소아의 부비동은 성인에 비해 덜 발달돼 있고 입구가 좁아 점막 부종으로 인해 배출구가 쉽게 막혀 부비동염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배 과장은 “성별로는 남성(47%)보다 여성(53%)이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료받는 비중이 더 높았다”며 “이는 해외 통계와 비슷하고, 여성의 상대적으로 작은 코 및 부비동 구조, 염증 반응을 더 쉽게 일으키는 면역체계 특성, 여성 호르몬이 코 점막에 미치는 영향(비강 충혈 및 코막힘 유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헀다.
그는 “같은 만성 부비동염이라도 여성은 주관적 증상이 남성보다 더 심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어 의료기관 방문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비동은 코 주위 뼈 사이의 공기가 차 있는 빈 공간을 말하고, 부비동염은 부비동 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통칭한다. 증상의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은 증상 지속기간이 4주 이내, 만성은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주요 증상은 코막힘, 누런 콧물, 후각 감퇴, 얼굴 통증, 기침 등이다. 심할 경우 중이염이나 천식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약물치료로도 부비동염이 호전되지 않거나 해부학적인 문제로 점액 배출이 어려운 경우, 물혹이 있어 점액의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한다.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염증과 물혹을 제거하고 부비동 입구를 넓게 열어 고여 있던 분비물을 배출해 막힌 공기길을 터 준다. 특히, 부비동염이 눈이나 뇌에 가까운 부위에 발생하면 눈과 뇌를 보호하고 두개저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한 수술이 요구된다. 이 때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된다.
배미례 과장은 “수술 중 환자의 영상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의사의 손이 정확히 움직여야 할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어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며 “부비동 수술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인 사시, 실명, 뇌척수액 누출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만성 부비동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질환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담배연기·먼지·대기오염원 등 자극물질은 피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코막힘이나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기침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