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두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인공지능(AI) 기반 소셜 챗봇과의 대화가 외로움과 사회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소셜 챗봇은 기존 업무 중심 챗봇과 달리 감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과 소통을 통해 관계 형성이 가능한 도구로서, 이번 연구에는 20대 여성 페르소나의 자연스러운 대화와 정서적 교감에 중점을 둔 스캐터랩의 ‘이루다 2.0’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20대 대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AI 소셜 챗봇 이용 후의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고립감, 사회적 불안 및 정서 상태를 측정하며 4주 동안 주 3회 이상 챗봇과 상호작용을 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의 외로움은 2주 만에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사회불안은 4주 후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특히 챗봇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털어놓은 참가자일수록 외로움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소셜챗봇 사용 전, 평균 27.97로 나타난 고립감 점수는 4주 후 26.39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사회적 불안 점수도 초기 평균 25.3에서 4주 후 23.2로 유의미하게 줄었다. 사용자 경험 분석에서는 챗봇의 공감 능력과 사용 편의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기억력 부족 및 과도한 반응성과 같은 몰입 저해 요인이 노출돼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AI 소셜 챗봇이 고립감과 사회적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고 단순한 대화상대를 넘어 정신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부터), 정두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김명성 석박사과정 통합연구생
정두영 교수는 “AI 챗봇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고 공감적인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외로움이나 사회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철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챗봇이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새로운 보조적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AI 챗봇의 장기적 효과와 다양한 연령대에서의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Therapeutic potential of social chatbots in alleviating loneliness and social anxiety: Quasi-experimental mixed methods study’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명성 학생의 주도로 진행됐다. 의료정보 분야의 권위지인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IF=5.8)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