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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오 ‘굴기’ 10선 … ④하버바이오메드, 에라스무스대·위트레흐트대·한올바이오파마·커룬서 기술도입 급성장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0-11-19 19:00:00
  • 수정 2023-03-07 02: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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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창립, 올해 코로나19항체 개발로 애브비와 제휴 주목 … 3월과 7월에 시리즈B+, C에 성공하더니 8월엔 홍콩거래소 상장 신청
중국 상하이에 헤드쿼터를 둔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는 스스로를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이라고 부른다. 하버를 중국 회사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버의 보도자료들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국 쑤저우 발로 발송된다. 다만 상하이 2곳, 쑤저우·광저우·베이징 등에 1곳씩 사무실을 두고 있어 중국 기업임을 알수 있게 해준다.
 

하버바이오메드 로고 ©Healtho


하버는 2016년 말 상하이에서 중국계 벤처투자회사인 어드벤텍캐피탈(Advantech Capital)과 레전트캐피탈(Legend Capital)로부터 총 5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아 사무실을 처음 꾸렸다.
 
왕징송(Jingsong Wang) 최고경영자(CEO)는 사노피의 중국 연구개발(R&D) 총책임자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 중개의학 총책임자였다. 다른 10위권 중국 바이오기업 중에서도 가장 글로벌하다.
 
하버가 처음 한 일은 로테르담 에라스무스(Erasmus)대에서 분사된 하버안티바디스(Harbour Antibodies)를 인수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하버는 두 개의 유전자 변형 쥐 플랫폼인 HCAb와 H2L2를 갖게 됐다. 회사의 과학적 기반으로서 완전한 인간화항체 발굴을 지향한다. H2L2 모델은 재래식 항체를 생성하는 반면 HCAb는 2개의 면역글로불린 중연쇄는 있지만 경연쇄는 없는 이중항체를 설계할 수 있다.
 
자금유치의 ‘달인’ … 美 애보트 ‘칼레트라’ 실패후 코로나19 항체 획득 차원 전략적 제휴
 

H2L2 플랫폼은 에라스무스대와 위트레흐트(Utrecht)대의 다른 연구자들과과 하버 연구진이 2002~2003년 중국에서 창궐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 바이러스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SARS-CoV-2 바이러스를 모두 강력하게 중화시키는 항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47D11로 불리는 항체는 임상 전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합류한 애브비(AbbVie)로부터 주목을 끌어 독점권을 갖는 후기 단계의 전임상시험 및 임상개발을 같이 진행하기로 지난 6월초 합의했다.
 
앞서 지난 3월 하버는 에라스무스대 및 위트레흐트대와 함께 코로나19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체 개발을 위해 시리즈B+로 7500만달러를 유치한 상태였다.
 
애보트는 지난 3월초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정’(Kaletra, 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Lopinavir·Ritonavir)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5월 들어 막상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실망이 컸던 상황이었다.
 
원래 암 및 면역학, 염증질환 전문이었던 하버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고 나서 매우 바빴다. 애브비와 6월에 공동 계약 체결한 지 한 달 여가 지난 7월 9일에는 1억280만달러 시리즈C를 공개했다. 또 한달 뒤인 8월 18일에는 홍콩 주식시장(HKEX)에 3억1280만달러 규모로 상장을 신청했다. 아직 상장이 승인되지는 않았다.
 
비슷한 시기인 8월 24일엔 자사의 마우스 플랫폼을 활용해 업그레이드된 면역항암제 및 전염병 항체를 생성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 비르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암과 면역질환 주요 파이프라인 … TNF-알파 억제제, 항FcRn 항체, PD-L1억제제, CTLA-4 억제제
 
종양학과 면역학은 하버의 두 가지 중점 분야다. 이 회사가 처음 자사의 새로운 소분자물질로 내세웠던 두 가지 항FcRn 항체 바토클리맙(Batoclimab)과 TNF-알파 억제제 탄파너셉트(Tanfanercept)는 사실 한국의 한올바이오파마(HanAll Biopharma)로부터 라이선스를 도입한 것이다.
 
하버는 시신경척수염스펙트럼장애(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 중증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MG), 면역혈소판감소증(immune thrombocytopenia)을 포함한 몇몇 질병에서 바토클리맙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HKEX 신청서에 기재한 대로 2022년 NMOSD와 MG 적응증을 목표로 중국서 신약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하버는 2018년 중국 쓰촨성 청두 소재 커룬바이오텍(Kelun Biotech, 四川科倫藥業股份有限公司)과 계약해 PD-L1 항체에 대한 중국 외 판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이 약은 홍콩 IPO 신청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핵심 제품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문서에 따르면 하버는 FDA 허가를 얻어 1년 전인 2019년 9월 비인두암 (nasopharyngeal cancer) 관련 2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왕징송 중국 하버바이오메드 창업자 겸 CEO. 출처 회사 홈페이지 ©Healtho


왕 CEO는 2019년 파마보드룸(Pharma Boardroom)과의 인터뷰에서 “PD-1/L1은 면역항암제 조합에서 가장 알려진 표적치료제 중 하나이며, 커룬의 치료제는 하버와 커룬의 협력사에게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하버의 HKEX 상장 신청서에는 “우리는 이 화합물의 미국 내 개발 전략을 평가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현재 하버의 종양학 포르폴리오에서 가장 발전된 후보는 HBM4003으로 불리는 차세대 CTLA-4 억제제다. 하버는 내년 초 호주의 고형종양 대상 1상 임상에서 나온 톱라인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지난 2월 28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1상 착수 허가를 받았다.
 
하버는 중국 및 글로벌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신약을 단일요법으로 임상을 시작하는 동시에 흑색종에서 PD-1 억제제와 병용요법도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고빈도 미세부수체 불안정성 (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MSI-H) 대장암과 비소세포 폐암에도 병용요법 적용을 검토 중이다.
 
HBM9036(성분명 탄파너셉트, Tanfanercept 한올 코드명 HL036)은  TNF 수용체의 단편을 유전자재조합을 통해 개조한 소분자물질이다.지난해 10월 11일 중등도~중증 안구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2상을 허가받아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19~22일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전국안과학술대회에서 개념증명 및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안구건조증 징후인 각막내염색지수(inferior corneal staining score, ICSS, 각막 손상 지표)가 대폭 개선되고 내약성, 편의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과는 하버의 파트너인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내 2상시험(VELOS-1) 결과와 일치해 조만간 3상 착수를 위한 환자등록에 나설 예정이다. 한올은 지난해 3월 3-1상(VELOS-2)을 시작해 올 1월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으며 최종 결과는 이달 14~1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안과학회(AAO 2020)에서 발표한다. 한올은 다음 단계(3-2상 또는 승인신청)를 진행하기 위해 FDA와 C형(Type C) 미팅을 준비 중이다. 
 
하버가 연구하고 있는 다른 약품들로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소재 글렌마크(Glenmark)에서 독립한 미국 뉴욕 주 소재 이크노스사이언스(Ichnos Sciences)로부터 중국 내 권리를 도입한 HER2xCD3 이중항체를 비롯해 CD73, BCMAxCD3, PD-L1xTGFb 등을 표적으로 하는 다른 항체 신약후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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