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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제약 ‘레시노원주’ 허가, 관절염 치료제 시장 지각변동 일어나나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1-16 09:29:06
  • 수정 2021-06-28 23: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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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회 투약으로 6개월 이상 효과 지속, 기존 품목과 경쟁 불가피 … 비급여 고가약물 '인보사' 재기 먹구름
종근당 골관절염 치료제 ‘이모튼캡슐’(성분명 아보카도소야불검화정량추출물 titrated Ext. of Avocado-Soya Unsaponifiables)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유영제약, 광동제약, 대원제약, 경동제약, 제일약품 등 5개 제약사가 유영의 ‘레시노원주’와 동일한 성분의 신제품을 일거에 허가받으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3분기 ‘이모튼’의 외래처방액은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06억원대비 17.6% 증가했다. 1997년 국내 발매 이래 분기 처방액 최대 규모다. 2년 전인 2018년 3분기와 비교하면 2년 만에 처방 규모가 46.2% 늘었고, 4년 전인 2016년 3분기 59억원에서 2배 이상 확대했다.
 
이모튼은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본격 유행으로 국내 경기가 크게 위축된 중에서도 분기처방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1분기 외래처방액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고,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 상승한 118억원어치 처방됐다. 이모튼의 올해 누계 처방액은 349억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연처방액 400억원 돌파를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발매 20년을 훌쩍 넘긴 이모튼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암젠(Amgen)이 2016년 11월 국내 첫 골다공증 치료 생물학적제제로 선보인 ‘프롤리아프리필드실린지’(성분명 데노수맙, Denosumab)와의 시너지 효과가 거론된다.

종근당은 2017년 9월부터 암젠과 손잡고 ‘프롤리아’ 공동 판매에 나섰다. 암젠코리아는 종합병원에서, 종근당은 준종합병원과 의원에서 프롤리아의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종근당은 지난 11일 암젠의 또다른 골다공증 치료제인 ‘이베니티주프리필드시린지’(성분명 로모소주맙 romosozumab)까지 영업을 맡기로 했다.
 
유영제약, ‘레시노원주’ 허가 … 1회 투약 6개월 이상 효과 지속, 기존 품목과 경쟁 불가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유영제약의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 기반의 관절염 치료 신약 ‘레시노원주’를 시판허가했다.
 
레시노원주는 디비닐설폰으로 가교결합된 히알루론산나트륨겔과 히알루론산나트륨액을 4대 1 비율로 혼합한 혼합겔 형태의 제품이다. 기존 제품들이 1주 1회 투여하는 것과 달리 1회 투여만으로도 약효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유영제약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슬관절의 골관절염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레시노주’ 1회 관절강 투여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2a상 포함)을 진행했다. 히알루론산 성분의 골관절염 치료제가 다수 출시돼 있는 만큼 임상 2상 시험은 면제됐다.
 
이날 유영제약과 함께 광동제약 ‘히알식스주’, 대원제약 ‘보니센원스주’, 경동제약 ‘히알본플러스원주’, 제일약품 ‘히알탄원주’ 등 4개 제약사도 ‘레시노원주’와 동일한 성분의 신약을 허가받았다. 모두 유영제약에 위탁 생산하는 품목들이다. 
 
관절염 치료제로 히알루론산 성분 주사제가 다수 출시된 상황이다. 지난해 3월에 휴메딕스가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휴미아주’(1,4-부탄디올디글리시딜에테르로 가교된 히알루론산나트륨 겔)를 출시했다. 독자적인 생체 고분자 응용 바이오 기술에 고순도 히알루론산 생산 기술을 접목해 개발했다. 정상인의 관절 활액 물성과 유사한 이 약은 ‘레시노원주’보다 먼저 승인돼 자료제출의약품(개량신약)으로 허가받았다.
 
휴메딕스는 휴온스, 신풍제약과 ‘휴미아주’의 라이선스 및 공급·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휴온스와 신풍제약은 각각 ‘하이히알원스’, ‘하이알원샷’이라는 제품명으로 ‘휴미아주’의 쌍둥이약을 허가받아 출시했다.
 
유영제약은 이런 상황을 고려, 자사가 개발한 신제품의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독점 판매 대신 위탁생산을 통한 5개 쌍둥이약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작년에도 휴온스 ‘하이히알원스’ 등 셋쌍둥이 제품 진입 … 비급여 고가약 ‘인보사’ 재기 먹구름
 
지난해부터 이어진 약효 개량 관절염 주사제의 등장은 ‘인보사’ 재기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액이다. 1번 투약으로 효과가 최대 2년가량 지속되는 것이 특징으로, 2017년 국산 신약 29호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초 2액의 형질 전환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나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고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허가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식약처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 사이 휴메딕스와 휴온스, 신풍제약은 셋 쌍둥이 약의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보험 약가가 3만6000원 수준이다. 비급여 약물로 1회 투약 비용이 500만원에 달하는 ‘인보사’와 비교하면 환자의 접근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따라서 차후에 인보사가 허가 지위를 회복하더라도 과거처럼 높은 매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경쟁 제품 등장으로 관절염 주사제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보사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한번만 쓰면 세포치료제라 다른 관절염치료제보다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만, 국내에서 안전성 이슈가 크게 불거진 바 있어 환자나 이를 처방하는 의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 재기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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