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톡스 3사의 올해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메디톡스·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는 동안 휴젤이 반사이익을 누렸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이들 3사 중 가장 호실적을 기록했다. 휴젤은 올해 3분기 매출액 541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5.7%, 16.2%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할 때도 12%와 26.7%가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는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휴젤 측 설명이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고, HA필러 제품도 8.5%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실적의 성장폭이 컸다. 3분기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은 1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8%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157억원으로 회사 측은 4년 연속 국내 시장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중 최초로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4분기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보툴리눔톡신 균주 도용 논란의 당사자인 대웅제약 역시 이 기간 매출 2489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는 평가다.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한 것이 주효했고,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도 힘을 보탰다.
전문의약품은 전년 동기 1749억원에서 8% 성장한 18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크레젯’이 전년 동기보다 66.4% 성장했고, 기존 주력 제품인 ‘우루사’· 고혈압약 ‘올메텍정’· 기능성소화불량약 ‘가스모틴정’· 항암제 겸 성조숙증 치료제 ‘루피어데포주’ 등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포시가’·‘릭시아나’·‘넥시움’ 등 주요 도입 품목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나보타는 전년 동기 82억원에서 37.2% 성장한 11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와 동남아 매출이 성장했고 캐나다·브라질 등 신규 발매 국가들에서도 매출이 발생해 성장을 견인했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메디톡스의 경우 3분기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등 5개 품목에 대해 오는 11월 20일자로 허가를 취소한다고 13일 밝혔다.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200단위, 코어톡스주 등으로 메디톡스 매출의 약 40%가량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1.8% 증가한 5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29.2% 줄어든 136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으로 향하는 톡신 수출 부진과 거액의 소송 관련 비용일 것으로 분석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년도 국내 메디톡신 매출은 전년 대비 6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는 품목허가 취소에다가 관련 소송비마저 줄지 않아 전반적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19일 국가출하승인 대상 의약품을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할 수 없는 자에게 판매하고, 표시기재 위반(한글표시 없음)한 판매한 사실 등과 관련해 메디톡스 일부 제품에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해왔다.
메디톡스는 이런 식약처의 결정에 대해 반발하며 “해외수출을 위해 생산된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른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니다”라며 “대다수 국내 기업들도 해외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승인 절차 없이 판매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식약처의 이번 결정은 메디톡스의 거센 반발에 ‘괘씸죄’로 낙인 찍고 ‘사감’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