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대표적인 부정맥인 심방세동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최근 국내 연구 결과 나타났다.
조준환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최근 ‘염색체 이상과 심방세동 및 허혈성 뇌졸중 발생 관련 연구 논문(Chromosomal abnormalities and atrial fibrillation and ischemic stroke incidence: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을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사람은 44개의 상염색체와 남성은 XY, 여성은 XX의 성염색체 구성을 갖는다. 드물게 '다운증후군(Down Syndrome)', '터너증후군(Turner Syndrome)', '클라인펠터증후군(Klinefelter Syndrome)' 등 '염색체 이상(Chromosome Abnormality)'을 가진 사람이 있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1개 더 존재하는데 지적장애, 신체기형, 전신기능이상, 성장장애 등이 나타난다. '터너증후군'은 X염색체 부족으로 인한 난소기능장애로 조기폐경, 저신장증 등 다양한 신체 변화가 유발된다. '클라인펠터증후군'은 남성 중 X염색체를 2개 이상 보유해 지능, 생식, 신체발달 등에서 이상을 보인다.
연구팀은 2007~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다운증후군(3660명), 터너증후군(2408명), 클라인펠터증후군(851명) 환자와 성별 및 연령이 일치하며 염색체 이상이 없는 일반인 대조군의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및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 발생 현황을 추적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운증후군 환자는 일반 대조군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6.84배,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률은 7.36배 높았으며, 클라인펠터증후군 환자는 심방세동 발생률이 2.84배, 터너증후군 환자는 2.75배 각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여성 환자는 다운증후군이 없는 여성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9.91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유병률이 적은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군에서도 다운증후군 환자가 심방세동과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각각 6.42배, 10.19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다운증후군, 터너증후군, 클라인펠터증후군 등과 같은 염색체 이상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으며 특히 다운증후군 환자는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더 높은 것이 입증됐다.
조준환 교수는 “다운증후군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잘 발생하며 심방세동 및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터너증후군, 클라인펠터증후군의 경우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적극적인 호르몬 치료를 하면 만성질환 및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심방세동 및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보고한 최초의 연구로 다운증후군, 터너증후군, 클라인펠터증후군 등과 같은 염색체 이상 환자는 심방세동 및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향후 적극적인 감시와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