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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슈, 최초 경구형 SMA 치료제 ‘에브리스디’ 국내 허가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11-03 13:00:42
  • 수정 2022-01-27 0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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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1회 권장량 복용해 자가 관리 가능 … 위약군 대비 MFM-32 점수 1.55점 개선
한국로슈는 경구형 5q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에브리스디건조시럽’(성분명 리스디플람, Risdiplam)이 11월 2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은 운동 기능에 필수적인 생존운동신경세포(Survival Motor Neuron, SMN) 단백질 결핍으로 인해 운동신경이 소실돼 전신근육이 점차 약화되는 희귀 유전성 신경근육질환이다. 주로 영아기에 첫 증상을 보이게 되나 성인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다양한 근육이 점차 퇴행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은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체계적인 질환 관리와 전신적인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에브리스디는 SMN2 유전자의 미성숙 전령 RNA(pre-mRNA)에 결합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결함 부분을 보완해 생존운동신경세포 단백질의 농도를 높이고 유지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이 기전을 기반으로 혈관-뇌 장벽을 통과할 수 있으며 중추신경계를 포함한 신체의 모든 부분에 골고루 분포해 전신에 SMN 단백질을 증가시킨다.
 
이 약은 환자의 연령 및 체중에 따라 맞춤 처방된다. 권장 용량에 해당하는 액상형 제제를 1일 1회 경구 복용하며 자가 관리가 가능하다. 1일 권장 용량은 △2개월 이상 2세 미만 환자에서 0.20mg/kg △2세 이상(20kg 미만) 환자에서 0.25mg/kg △2세 이상(20kg 이상) 환자에서 5mg이다.
 
이번 허가는 영아기부터 25세까지 폭 넓은 연령과 타입의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가 포함된 ‘FIREFISH’, ‘SUNFISH’ 임상 연구결과에 기반해 이뤄졌다.
 
생후 2.2개월~6.9개월 영아기 발현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FIREFISH Part2)결과, 에브리스디 치료 12개월 후 29%의 환자가 베일리 영유아 발달검사(BSID-III, Bayley Scales of Infant Development) 항목 중 ‘도움 없이 앉기’에 대한 기준을 충족했다. 또 환자의 93%가 생존하고, 85%는 영구적인 호흡 보조기 없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료받지 않은 영아기 발현 제1형 환자는 도움 없이 서기가 절대 불가능하며, 생후 14개월 이후에 영구적인 호흡 보조기 없이 생존할 비율은 2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25세의 제2형 또는 제3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SUNFISH Part2)에서는 치료 12개월 차에 에브리스디 투여군에서 위약군 대비 운동기능평가척도(MFM-32, Motor Function Measure) 점수가 평균 1.55점 개선되며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운동기능평가척도 MFM-32는 숨쉬기, 삼키기 등의 생존에 필요한 운동기능부터 컴퓨터 및 휴대폰 사용하기, 세수하기, 계단 걷기, 달리기 등 생활 움직임을 모두 포함한 평가 기준이다. 0~4점 평가 기준으로 청소년, 성인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령대의 운동기능 개선을 평가한다. 연령별로는 2~5세 환자에서 운동기능평가척도 점수가 평균 3점 이상 증가한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치료 12개월 이후 기준치로부터 상지기능검사(Revised Upper Limb Module, RULM) 총점을 비교한 결과 에브리스디 투여군은 1.61점으로 위약 0.02점 대비 1.59점 높게 나타나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개선이 관찰됐다.
 
두 임상연구(FIREFISH, SUNFISH Part2)에서 에브리스디 투여 이후 발생한 주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설사 및 발진이었으며, 이후 이 약으로 치료를 계속 진행했음에도 회복됐다.
 
이승훈 한국로슈 메디컬 디렉터는 “에브리스디는 경구로 복용하는 액상형 제제로 척추변형이 있는 환자도 제한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영아기부터 청소년, 성인기까지 광범위한 연령대와 질환 유형에서 운동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닉 호리지(Nic Horridge) 한국로슈 대표이사는 “의약품 개발이 어려운 희귀질환 분야에서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브리스디는 2018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우선심사(PRIME, Priority Medicines) 약물로 지정 받았으며,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됐다. 2020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서는 지난해 12월에 264번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데 이어 약 11개월 만인 2020년 10월 정식 허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국내서 시판이 허가된 SMA 치료제는 바이오젠의 ‘스핀라자주’(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가 유일했다. 스핀라자의 경우 위험분담계약제(RSA) 중 환급형과 총액제한형 유형을 융합한 형태의 사전승인제를 적용받는 조건으로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돼 지난해 4월부터 요양급여가 이뤄지고 있다. 보험약가는 1병당 9235만9131원에 달한다.

이번 에브리스디 시판허가로 스핀라자의 독점은 풀렸다. 이와 함께 곧 3파전이 전개될 예상이다. 유전자치료제로서 단회 투여로 끝나는 노바티스의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xioi)는 1회 투약비가 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식약처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스핀라자’는 뇌척수액을 통해 투여되며, ‘졸겐스마’는 정맥주사 제형이다. ‘에브리스디’는 경구용 제제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경쟁 우위가 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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