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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의 약물치료 1 … HER2 양성 유방암, 표적치료제로 치료 성적 ↑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10-23 17:52:06
  • 수정 2021-12-30 16: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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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라스트주맙이 연 시장에 이중합체 저해제 ‘퍼투주맙’, ADC 약물 ‘트라스트주맙엠탄신’로 진화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3대암은 유방암·자궁경부암·난소암이다. 이들 중에서도 유방암은 세계 여성암 1위이며 국내 유방암 환자는 2014년 14만6238만명에서 2018년 20만5394명으로 40.5% 증가했다.
 
유방암은 발병률이 높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2001~2012년 수술받은 유방암 환자 중 0기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은 95.4%, 1기 환자는 92.7%에 이른다. 반면 3기에 들어서면 63.4%, 4기는 22.2%로 생존율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소은 일산차병원 유방센터 교수는 “정기검진으로 유방암을 발견하면 증상이 나타난 뒤 진단된 유방암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고 치료 후 생존율에도 긍정적”이라며 “40대 이상 여성은 전문의와 상담해 정기적인 영상검진을 시행하고 30대 이전이라도 집안에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유전자검사를 통해 BRCA 유전자를 갖고 있는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유방초음파 등으로 조기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은 암세포 표면의 수용체 활성 여부에 따라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사람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2, HER2) 등이다. 검사결과 호르몬 수용체(ER 또는 PR, 또는 둘 다)가 양성 반응을 보일 때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ormone receptor-positive, HR+) 유방암’, HER2가 양성일 때는 ‘HER2 양성유방암’, 이들 3가지 호르몬 수용체가 하나도 안 보일 때(음성 반응)는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으로 각각 구분한다.
 
유방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게 되며 수술을 먼저 하는 게 일반적이다. 진행 정도에 따라 조기 유방암(0~2기)과 전이 유방암(3~4기)으로 구분한다. 전이성 유방암은 암세포가 인체의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어려워 4기에 속한다. 조기 진단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인데 비해 전이성 유방암은 22%에 불과하다. 현재 전이성 유방암의 전신치료에는 항호르몬요법, 항암화학요법, 생물학적제제의 일종인 표적치료제 등이 쓰이고 있다. 이 요법들은 호르몬수용체(hormone receptor, HR), HER2 보유 여부, 암 재발에 소요된 기간, 전이가 진행된 속도, 전이 부위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세포독성항암제, 독소루비신·안스라사이클린·카페시타빈·젬시타빈 등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여서 가능한 유방을 보존하거나 △수술 후 재발을 막거나 △재발된 후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일 때 사용한다.
 
전이성 유방암에는 주로 HR 음성이거나, HR 양성이지만 항호르몬요법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에 사용한다. 항암화학요법에 사용되는 세포독성항암제로는 독소루비신(doxorubicin),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 탁센(taxene), 카페시타빈(capecitabine), 젬시타빈(gemcitabine) 등이 단독 혹은 다른 약제와 함께 사용된다.
 
세포독성항암제는 흔히 항암제로 부르는 전통적 개념의 치료제로 무분별하고 빠르게 분화하는 세포를 직접 공격해 사멸을 유도한다. 세포 분화를 위해서는 유전자(DNA) 복제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세포독성 항암제가 DNA에 직접 결합해 구조를 손상시키거나, DNA 복제와 세포 생존에 필요한 대사과정을 방해하거나, DNA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topoisomerase)를 저해하거나, DNA 복제과정에서 염색체 분리를 담당하는 미세소관(microtubule)을 방해하는 등의 방식으로 암세포의 DNA 복제를 저해한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유방암을 비롯한 고형종양에서 전이성 암 치료의 기본을 이루면서 발전해왔다. 단일요법이나 다른 세포독성항암제와의 병용요법, 표적치료와의 병용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단 암세포에 대한 선별력이 낮아 정상세포 중 증식이 빠른 조혈세포, 위장관세포, 모발세포 등이 같이 손상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한국로슈 ‘젤로다정’(성분명 카페시타빈), 보령제약 ‘젬자주’(젬시타빈), 동아ST ‘에이디엠주’(독소루비신) 등이 대표적이다.
 
호르몬 치료제, 타목시펜·고세렐린·레트로졸 등
 

항호르몬요법(Anti-hormonal therapy)으로 통하는 호르몬 치료제는 에스트로겐 생성 및 분비를 막아 암세포가 자라지 않도록 한다. 타목시펜(tamoxifen), 고세렐린(goserelin), 류프로렐린(Leuprorelin), 토레미펜(toremifene),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에스트로겐(estrogen) 등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하는 제제다.
 
메게스트롤(megestrol)은 뇌하수체(시상하부)를 억제해 황체호르몬을 누름으로써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 약으로 무기력증이나 악액질로 인한 식욕개선을 개선하는 데에도 쓴다.
 
아나스트로졸(anastrozole), 엑스메스탄(exemestane), 레트로졸(letrozol) 등은 에스트론이나 에스트라디올을 합성하는데 작용하는 아로마타제(Aromatase)를 억제하는 아로마타제 저해제(항 아로마타제)들이다.
 
항호르몬요법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HR과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호르몬 자체의 생성을 억제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 ER) 또는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 PR)가 존재하며 연조직·뼈·또는 폐로 전이됐을 경우 선택한다. 치료 반응은 항암화학요법과 비슷한 반면 독성이 적은 게 장점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놀바덱스정’(타목시펜), ‘파슬로덱스주’(풀베스트란트), ‘아리미덱스정’(아나스트로졸), 졸라덱스주(고세렐린), 동아ST ‘화레스톤정’(토레미펜), 한국노바티스 ‘페마라정’(레트로졸), 한국화이자제약 ‘아로마신정’(엑스메스탄), 다림바이오텍 ‘메게시아정’(메게스트롤) 등이 대표적이다.
 
HER2 표적하는 라파티닙·퍼투주맙·트라스트주맙
 
2000년대 등장한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단백질(성장인자)을 겨냥해 선별적으로 공격한다. 암세포 특이적 표적에 작용하므로 이 표적을 가진 환자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암 세포 표면에 성장촉진신호를 전달하는 HER2 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돼 발생한다. 세포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만큼 재발이 빠르고 생존기간이 짧으며 치료 예후가 나쁘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25%에서 HER2 유전자의 증폭 또는 단백질의 과발현이 발견되며 HER2 양성여부는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HER2 양성 유방암은 표적치료제의 발달로 예후가 좋아진 암에 속한다.
 
HER2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치료제로는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 퍼투주맙(Pertuzumab), 트라스트주맙엠탄신(trastuzumab Emtansin), 라파티닙(Lapatinib) 등이 있다.
 
현재 임상에서 HER2 과발현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 중인 대표적인 HER2 억제제 한국로슈 ‘허셉틴주’(성분명 트라스트주맙)는 인간화단클론항체다. HER2 단백질 수용체의 특정 부분에 결합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고, 종양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신호를 차단한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세포독성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 5-플루오로우라실(5-fluorouracil, 5-FU)·에피루비신(epirubicin)·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등 FEC 3제요법과 병용 투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허셉틴이 획기적인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로슈는 유사한 인간화단클론항체인 ‘퍼제타주’(성분명 퍼투주맙)를 개발했다. 퍼제타는 이합체화억제제(HER2 Dimerization Inhibitor, HDI) 단일클론항체로 기존 트라스트주맙이 작용하는 HER2 단백질 수용체의 다른 부분에 작용함으로써 상호보완적으로 HER2의 이합체화를 차단해 암세포의 성장을 지연시킨다. 이합체화는 HER2 수용체가 HER 패밀리 수용체(family receptors)의 다른 수용체인 EGFR 7, EGFR 8 등과 결합함으로써 더욱 공격성을 띠는 암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허셉틴으로 효과가 없거나 전이성 유방암에서 허셉틴 후 2차 치료제로 라파티닙(Lapatinib)이 쓰인다. 한국노바티스 ‘타이커브정’(성분명 라파티닙)은 EGFR과 HER2 수용체의 세포 내부 구조물인 티로신키나아제 효소의 ATP 결합 부위에 선택적·경쟁적·가역적인 결합을 형성해 신호전달체계 하위로 전달되는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 증식과 생존을 억제한다. 특히 HER2 수용체의 세포 외부 구조물이 탈락해 트라스트주맙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p95 HER2 활성 유방암 치료에 효과적이라 트라스트주맙의 내성 치료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슈는 다시 한 번 표적치료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특징을 결합해 최초의 항체약물접합체인 ‘캐싸일라주’(성분명 트라스트주맙엠탄신, Trastuzumab Emtansin)을 개발했다. 캐싸일라는 표적치료제이자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다. 이 약은 표적치료제인 트라스트주맙에 세포독성 항암제인 DM1(미세소관 저해제인 Maytansinoid의 약어)을 안정화 링커(Stable Linker)로 결합시킨 구조로 이뤄져 있다. HER2 단백질 수용체가 과발현된 종양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세포 내로 들어가기 전에는 세포독성 성분이 분비되지 않아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장점이다. 캐싸일라는 암세포 표면에서 HER2 수용체와 결합해 종양세포 내로 이입된 후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DM1을 분리해 종양세포 증식을 멈추고 세포를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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