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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팔방미인 치료제 보톡스, 알고보니 치명적인 ‘독’?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10-23 09:46:00
  • 수정 2020-10-25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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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독성물질 정제·희석한 안전한 독 … 내성 피하려면 3개월 이내 재시술 자제해야
보톡스 내성은 순수 보툴리눔톡신을 제외한 인접 복합단백질로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최근 연구로 밝혀졌다.
외모도 경쟁력이 되면서 미용성형이 대중화되고, 다양한 미용 관련 시술이 활성화됐다. 그 중에서도 흔히 선호되는 게 보툴리눔톡신(Botulinum Toxin) 주사요법이다. 보톡스 시술는 다른 시술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별다른 마취나 절개 없이 주사만으로 간단하게 이뤄져 인기가 꾸준하다. 널리 쓰이는 만큼 부작용 관련 이야기나 소문도 쉽게 접하게 된다. 세간에 알려진 보톡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1. 보톡스는 독소다?

 
보톡스는 보툴리눔독소가 주성분인 미용성형 및 근골격계질환 치료용 주사약인 (Allergan)의 상품명이다. 흔히 보툴리눔톡신 성분 전체 제품을 보톡스라 지칭한다. 보툴리눔톡신은 ‘보툴리눔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 botulinum)’ 세균이 만들어내는 신경독성물질로 단 1g으로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어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독극물 중 하나로 꼽힌다. 흔히 부패된 통조림 등에서 발견되기 쉬운 독소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청산가리(시안산칼륨)보다 4000만배나 더 강한 독성을 갖고 있다. 중세시대에는 오래된 음식물에서 발견돼 숱한 사람이 사망했고 세계대전을 겪으며 전쟁무기로 상용화됐다.
 
이 독소를 극미량 사용하면 국소적으로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어 근육 과수축에서 오는 근육계질환의 치료나 미용 시술에 사용한다. 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에는 보툴리눔 독소를 정제 및 희석해 인체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한 약품이 투여된다. 다시 말해 ‘위험하지 않은 독’인 것이다. 시술 후 약물이 약효를 발휘한 다음에는 몸속에서 모두 분해돼 사라지므로 약물이 몸에 남아 있을 위험도 없다.
 
2. 자주 맞으면 내성 생긴다?
 

보톡스 시술을 자주 할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는 사람이 많다. 이를 두고 내성이 생겼다고 한다. 주로 고용량으로 시술받거나 짧은 간격을 두고 시술받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다. 보톡스 시술 시 소비자가 가장 염려하는 것도 내성 발생 여부다. 레이저피부모발학회가 지난해 보톡스 시술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보톡스 개발 시 충족돼야 할 속성에 대해 응답자의 83.6%가 ‘내성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의 개발’을 꼽았다. 반면 빠르고 강한 효과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응답은 16.4%에 불과했다. 효과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내성 걱정이 없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김형문 레이저피부모발학회 회장은 “보톡스 내성의 원인은 순수 보툴리눔톡신을 제외한 인접 단백질”이라며 “단백질로 인해 항체가 생기고 이로 인해 톡신의 효과가 저하되는 내성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성 발생 확률은 낮은 편이지만 내성이 생기면 더 이상 보톡스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톡스를 신경 섬유 사이사이에 잘 들어가려면 단백질 분자량이 작아야 한다. 아울러 순수 보톡스 성분(뉴로톡신)에 부수적 성분으로 결합되는 복합단백질이 적어야 한다. 단백질 입자가 크거나 복합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보톡스가 근육에 침투해 이를 재배치하는 효과가 떨어지고 인체 내에 항체가 형성돼 내성이 생긴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은 “과거에 엘러간이 900kDa 이하의 분자량을 가진 제품은 신경에 너무 잘 퍼져 위험하다는 논리로 경쟁 제품을 공격했는데, 최근엔 쥐 실험을 통해 포유류의 위내 강산성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보툴리눔 세균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복합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분자량이 낮은 제품일수록 치료효과가 높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성을 피하려면 △복합단백질이 없는 순도 100% 보톡스를 선택하기 △고용량 보톡스 시술 피하기 △잦은 보톡스 시술 자제하기(3개월 이내 재시술) 등으 원칙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3. 단순히 주름치료제다?

 
보톡스는 정확한 위치에 주사하면 해당 부위의 근육만 선택적으로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다. 주로 근육과 말단신경전달체계에 작용, 아세틸콜린이란 신경물질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로써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거나, 과도하게 발달한 근육을 축소하는 데 효과를 나타낸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다양한 미용 효과, 근골격계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재활 및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주름 개선 외에 다면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종아리근육·어깨승모근 등을 위축시키는 체형정리 시술, 흉터치료·얼굴비대칭교정·눈꼬리교정 등 미용성형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날씬한 종아리, 부드러운 어깨선 등 매끈한 보디라인과 한층 젊어보이는 얼굴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다한증, 안면경련, 두통, 근육통, 편두통, 척수장애 환자의 신경성 과민성방광, 여성 요실금, 안검경련 등의 치료에 보톡스가 활용되고 있다.
 
4. 저렴한 국산보다는 수입제품이 좋다?
 
보툴리눔톡신을 최초로 주름 개선 용도로 승인받아 미용시술에 활용한 엘러간 ‘보톡스주’란 상품명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톡스라는 상품명을 시술명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보톡스란 오리지널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란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는 국내 업체들도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산 제품이 가격은 더 저렴하고 효과는 엘러간의 보톡스와 대등하거나 일부 제품은 순도 면에서 더 앞서는데도 원조인 엘러간의 보톡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다. 비쌀수록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경험과 노하우다. 의약품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면 시술자의 실력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
 
5. 표정이 어색해진다?
 

보톡스 약물이 특정 부위에 과하게 주입되면 근육이 심하게 마비돼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웃어도 얼굴 근육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어색하고, 눈썹이 과도하게 위로 당겨져 화난 것처럼 보이는 게 이런 경우다. 주름을 없애려다 표정까지 잃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으려면 근육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술해야 한다. 저렴하게 보톡스를 맞는 것도 좋지만 시술 경험이 부족한 의사에게 시술받으면 고생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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