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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소량의 음주 괜찮다는데…" 당뇨병 환자의 건강한 음주법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0-22 11:44:06
  • 수정 2020-10-25 0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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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위험한 부작용은 ‘저혈당증’ ,연속음주 금물 … 1잔 이내로, 다음날 아침엔 꼭 식사
노정현 인제대 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근 중국 난징의 둥난대(東南大) 연구팀이 알코올 소비량과 제2형 당뇨병의 관계를 조사한 10가지 연구를 분석한 결과 소량의 음주는 인슐린 수치를 낮추는 포도당 대사를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량의 음주가 당뇨병 환자에게서 해가 되지 않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당뇨병 환자가 함부로 술을 마셨다가는 위험할 수 있다. 노정현 인제대 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 환자의 건강한 음주방법을 알아본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기름이라면 인체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는 바로 포도당이다.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혈당)은 세포로 보내져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이때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보내는 게 인슐린의 역할이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 혈당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야기되는 질환이다.
 
당뇨병은 초기에는 큰 증상은 없으나 고혈당 상태가 심할 경우 다뇨(소변을 많이 보는 것), 다음(물을 많이 마시는 것), 다식(많이 먹는 것),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이처럼 증상이 명료하면 쉽게 진단되지만, 증상이 없어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당뇨병 환자의 음주는 ‘경우에 따라서’ 허용된다. 합병증이 없고 간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혈당조절이 양호한 환자에게 반드시 음주를 금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모든 당뇨병 환자에서 음주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혈당조절이 잘 된 당뇨병 환자에 한해서만 소량의 음주가 허용된다.
 
국내 당뇨병 환자에서 알코올 섭취 허용량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알코올과 관련된 다양한 건강문제를 고려해 만약 마시는 경우 1잔 이내로 제한한다. 음주량을 스스로 제한할 수 없으면 금주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에게 음주를 제한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해로운 부작용들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당뇨병 환자가 음주할 경우 가장 위험한 부작용은 ‘저혈당증’ 유발이다. 저혈당증은 정상 혈당보다 낮은 혈당 상태로 심할 경우 쇼크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혈당이 저하되면 간은 간세포 안에 저장된 당원을 분해하거나 포도당이 아닌 다른 물질들을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당신생을 통해 혈액 속으로 포도당을 방출해 혈당을 유지한다.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이 간에서 당신생을 억제해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다. 더욱이 경구혈당강하제(특히 설폰요소계 약물)나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는 당뇨인이라면 음주 시, 저혈당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
 
당뇨병 환자라면 최대한 금주하는 게 좋다. 하지만 술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발효주(맥주, 와인, 막걸리)보다는 증류주(소주, 위스키, 브랜디)를 마시는 게 낫다. 발효주는 증류주보다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어 혈당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당연히 과일소주와 단맛 나는 술도 좋지 않다. 증류주는 탄수화물이 제거된 상태라 발효주보다는 낫지만 대체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아 췌장이나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전문의와의 상담 후 음주 여부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로 음주 시 저혈당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저혈당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할 수 도 있다. 알코올 과복용 증상과 저혈당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주 중에도 ‘저혈당증’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소량이라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면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간질환, 췌장질환, 당뇨병성신경병증 같은 당뇨합병증이 초래 또는 악화될 수 있다. 연속적인 음주는 금물이다. 음주를 한 다음날에는 아침에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자가 혈당검사를 하고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노정현 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말하는 당뇨병 환자들이 술에 대하여 취해야 할 자세
 

① 음주 전 전문의와 상의해 알코올이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한다.
② 아주 조금씩 천천히 마시고, 공복 시에는 음주를 하지 말아야 한다.
③ 음주 양은 1잔 이내로 한다.
④ 과체중, 췌장염, 간질환, 위염, 고중성지방혈증, 임신 등을 갖고 있는 당뇨인은 음주를 해선 안 된다.
⑤ 음주 시,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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