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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다발성경화증 … 20~40대 여성 주의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0-13 12:25:24
  • 수정 2020-10-19 01: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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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기에 뇌졸중‧치매‧파킨슨병‧뇌종양 등으로 오진 잦아 … 완치 불가능, 초기발견으로 재발과 증상 완화해야
다발성경화증은 주로 20~40세에서 발생하고,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대뇌, 소뇌, 척수, 시신경)의 여러 부위에서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인 수초가 떨어져나가 축삭에 수시로 염증이 재발하는 탈수초성질환(demyelinating disease)이다. 팔다리의 힘 빠짐, 감각 이상, 시력장애, 대소변장애 등 다양한 증상들이 발현할 수 있다.

주로 20~40세에 다발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2배 이상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질환은 아니지만 가족 중 환자가 있으면 더욱 많이 발생하는 편이며 주로 북유럽, 북미, 호주에서 환자들이 발생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는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환자 발병률이 상승 중이다.
 
다발성경화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면역체계의 이상 기능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의 많은 수가 초기에는 시각을 담당하는 신경인 시신경 혹은 척수(등골)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신경염은 주로 한쪽 눈의 통증과 함께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보이는 시각장애(중심시야 장애, 시각감퇴, 색감의 장애 등)를 주 증상으로 하며, 심한 경우에는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다.
 
척수염은 염증이 발현된 척수의 부위에 따라 양다리 혹은 양팔까지 침범한 운동마비나 감각이상, 배뇨‧배변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허리 혹은 목 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오진하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20~40세의 젊은 연령대에 발생하는 갑작스런 안구의 통증이 동반된 시력장애 혹은 양다리나 팔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발생한다면 반드시 다발성경화증의 전조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시신경염과 척수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밖에 침범하는 중추신경계의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뇌의 각 부분의 기능 장애에 따라 다양한 뇌질환 증상이 초래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대표적으로 물체가 이중으로 보임, 어지럼증, 팔이나 다리에 힘 빠짐, 언어장애, 판단력 장애, 기억력 장애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뇌종양 등으로 오진되는 경우도 있다.
 
이형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
다발성경화증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하며 필수적인 검사는 자기공명영상(MRI)이다. 증상에 맞춰 의심되는 부위만 우선적을 활영하지만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염증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뇌뿐만 아니라 척수 전체를 검사하는 게 좋다.
 
뇌척수액 검사도 필요하다. 허리 부위에 가는 바늘을 꽂아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뽑아내어 신경계의 염증이 어떤 형태인지, 신경 수초를 손상시키는 다른 원인들이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 검사는 다발성경화증과 혼동될 수 있는 중증 감염성질환 및 자가면역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이밖에 뇌유발 전위검사를 들 수 있다. 시신경이나 척수의 병변을 과거에 가볍게 앓고 지나갔거나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병 후 회복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어떤 부위에 손상의 흔적이 있는지를 찾아보려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검사 후에도 확진되지 않고 다발성경화증 의증으로 남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럴 때는 오랜 기간 병의 경과 과정을 주치의와 상의하며 주의 깊게 관찰해야만 적절한 진단이 가능하다.
 
다발성경화증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지만 재발의 빈도나 정도를 낮춰 장애가 남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다. 급성기 치료에는 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해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이후에는 재발 빈도를 줄이기 위한 인터페론 주사요법을 시행한다.
 
질병 초기부터 재발을 줄이는 치료가 향후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의 정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는 방법임을 증명하는 많은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 어떻게 하면 초기에 진단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욱이 최근 10여년간 재발 예방을 위한 많은 약제들이 출시돼 약제 선택의 폭도 점점 넓어지면서 다발성경화증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이형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완치는 안 되더라도 여러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며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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