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4R 표적치료제로 과식 욕구 억제, 하루 한번 경구신약 지향 … 2022년부터 2상 및 3상, 일반 비만으로 적응증 확대 모색
LG화학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인 신약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유전성 비만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미국내 환자 수가 20만명 이하일 정도로 적어 시장성이 크지 않은 난치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운용되고 있다. 희귀약 개발사에 임상시험 보조금 지급 및 세금감면, 판매허가 심사비용 면제, 시장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판매허가 후 미국 시장 독점권으로 동일 계열 후속 약물의 진입을 7년간 방어할 수 있어 신약의 잠재적 사업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화학은 미국에서 일반 비만환자(체질량지수 27 kg/㎡ 이상) 96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지난 6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2022년 상반기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022년부터 유전성 희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판매허가 승인을 목표로 차별화된 임상 전략을 펼쳐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반 비만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신약의 가치를 지속해서 높여갈 계획이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MC4R 작용 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비만이 심화돼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LG화학은 LB54640 전임상 결과 식욕 및 체중 감소 효과의 우수성과 중추신경계 및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는 안전성을 확인, 비만치료제로서 개발 가능성을 포착했다. 또 1일 1회 경구 투여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도 관찰돼 주사제 중심의 비만 치료 시장에서 투여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치료제로 개발할 방침이다.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번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LG화학의 비만 치료 신약개발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 질환에서 혁신적인 신약 상용화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올해 미국 희귀비만 치료제 시장은 1000만달러(약 11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향후 유전자 진단검사 기술 발전 및 대중화로 2027년엔 9억달러(약 1조원) 규모로 대폭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