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죽음에 이르는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에이즈(HIV감염질환)가 이젠 치료를 받으면 생명에 지장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됐다. 항바이러스제의 발전으로 예방도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HIV 사업부 국내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길리어드, 길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HIV·AIDS 치료 트렌드 10년 발자취를 조명했다.
이 회사는 2010년 ‘트루바다정’(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엠트리시타빈,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emtricitabine) 국내 승인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혁신적인 HIV·AIDS 치료제를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해소를 위한 문화활동에도 힘써 왔다.
길리어드는 2013년 ‘스트리빌드정’(성분명 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 elvitegravir·cobicistat·emtricitabine·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2015년 ‘젠보야정’(성분명 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푸마르산염 elvitegravir·cobicistat·emtricitabine·tenofovir alafenamide fumarate), 2019년 ‘빅타비정’(성분명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Bictegravir, Emtricitabine, Tenofovir Alafenamide) 등을 출시하며 혁신적인 치료 옵션 제공하며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을 주도해 왔다.
가장 최근 출시된 빅타비는 성장벽을 개선한 2세대 통합효소억제제(InSTI) 빅테그라비르와 신독성과 골절 위험을 개선한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 등 가장 최근 개발된 성분을 조합했다.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빅타비는 출시 약 1년 만인 올해 2분기 국내 HIV 치료제 판매량에서 점유율 31.8%를 차지하며 국내 HIV 시장 매출 규모 1위를 달성했다.
이승우 길리어드 대표는 “길리어드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 HIV 감염인을 위해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여왔다”며 “앞으로도 국내 HIV 감염인의 동반자로서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아 길리어드 의학부 이사는 “10년 전에 비하면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며 “현재는 약을 잘 복용하면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일반인과 유사한 기대수명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돼 발생한다. HIV 감염은 HIV 바이러스를 획득했음을 의미하며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 후 면역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긴 환자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HIV 신규환자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신규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감염자의 90% 이상이 남성이다.
성소수자 에이즈 예방센터(iShap)의 김현구 소장은 “예방 목적의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에게 부담일 수 있다”며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HIV 조기검사 및 예방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아 아쉽다”며 “HIV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오해와 편견을 해소해 많은 사람이 예방과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영화제’를 콘셉트로 길리어드가 후원한 단편 영화 ‘고잉 마이 홈’을 상영했다. 영화는 HIV 감염인인 주인공 용근이 아버지 생신을 맞아 고향인 강릉으로 찾아간 하룻밤을 다룬 내용으로 감염인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어려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현실감 있게 다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도 언급됐다. 이 대표는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왔으며 현재는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흡입제 렘데시비르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국내 도입 시기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