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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몇 번이고 재감염된다?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9-22 17:18:43
  • 수정 2020-09-24 17: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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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서 재감염 사례 확인, 바이러스 종류 다르면 반복 감염 가능 … ‘중국 발 인공바이러스설’ 이번에도 증명 못해
국내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가 발생하면서 바이러스가 종류가 다른 것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일 연속 두 자릿수로 떨어져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안심하기도 전에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가 발생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다. 감기처럼 반복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외에서는 인도가 연일 9만명 이상 신규 확진자를 쏟아내는 가운데 21일 프랑스에서 1만3000여명, 영국에서 39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유럽에서도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 주 동안 코로나19에 대한 주목할 만한 연구와 주장을 모아 진위를 확인해 본다.

코로나19 감기처럼 몇 번이고 재감염될 수 있다? (O)

지난달 홍콩에서 처음 발견됐던 재감염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도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지난 3월 확진 후 회복됐다가 4월 초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1차 때는 ‘V형’, 2차 때는 ‘GH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재감염 의심 사례에 대해 “해당 연구진과 역학적, 임상적인 특성을 정리하고 전문가들과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아직 이를 ‘재감염 사례’라고 확정지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재감염 의심 여성은 바이러스 유형 차이와 별개로 격리해제 뒤 7일 만에 다시 증상이 생겨 입원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여성의 재감염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코로나19에 반복적으로 재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바이러스가 일부 변이를 하게 되면 재감염 가능성이 있으며, 또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감기‧독감처럼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미노산 배열 차이에 따라 S, V, L, G, GH, GR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견된 초기 바이러스는 S형이고 여기서 변이돼 동아시아 지역에 확산된 바이러스는 V형이다. G, GH, GR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확산됐으며 전파력이 높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퍼져 있다. 국내서도 5월 초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을 기점으로 GH형 감염자 비율이 가장 높다.

코로나19에 재감염된 사례는 지난달 27일 홍콩 30대 남성의 경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5건이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같은 날 공식적으로 코로나19의 재감염 가능성을 인정했다.

정 본부장은 “재감염 사례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보고도 이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제·백신 개발에 미칠 영향도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기준 재양성(PCR 재검출) 확진자는 총 705명이다. 당국에 따르면 한 달에 30~90명이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 연구소가 만들었다는 근거 나타났다? (X)

지난 15일 옌리멍(Yan Li-Meng)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박사팀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정보공유 플랫폼인 ‘제노도’(Zenodo)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특성은 자연발생이나 인수공통이라는 설명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SARS-CoV-2가 2015년과 2017년에 발견된 박쥐 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유사한 점, 세포 침투 시 수용체와 결합하는 ‘RBD 도메인’이 2003년 사스바이러스(SARS-CoV-1)와 유사한 점, 스파이크 단백질 내 ‘퓨린분절 부위’(furin-cleavage site)가 자연에서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르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SARS-CoV-2가 기존 박쥐 바이러스,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특성이 조작의 직접 증거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박쥐 바이러스나 사스 바이러스의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는 굉장히 많다”며 “단지 서로 유사하다는 특징만으로 SARS-CoV-2가 인위적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말했다.

또 단백질 내 퓨린분절 부위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점도 자연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돌연변이로 보는 게 옳다고 평가했다.

장혜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많은 학자들은 서로 다른 두 바이러스가 우연히 재조합돼 SARS-CoV-2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 재조합이 매우 많이 일어나는 편이기 때문에 박쥐 같은 자연 숙주에서 전혀 다른 바이러스끼리 재조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옌리멍 교수팀의 논문은 현재 동료 검증을 거치지 않아 학계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의 사실 검증 사이트 ‘폴리티팩트’는 이를 거짓뉴스로 평가했다. 중국 바이러스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음모론은 올 1~2월에 인터넷을 통해 크게 퍼졌으나 WHO는 올 4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같은 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중국 발 인공 바이러스설을 언급했으나 곧바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의해 부정당했다.

국내 확진자는 무증상이 해외보다 적다? (O)
 
국내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률이 해외 연구에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낮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영지 울산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26일까지 이 대학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40명을 분석하고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유증상자, 입원 후 유증상자, 무증상자로 나눴다. 연구팀이 코로나19 증상으로 인정한 것은 열‧기침‧가래‧인후통‧근육통‧두통‧오한‧콧물‧비충혈‧가슴통증‧숨가쁨‧피로‧식욕부진‧구토‧입안건조증 등이다.

분석 결과 무증상 환자는 2명으로 전체의 5%에 불과했으며, 입원 후 유증상자가 5명, 나머지 33명(82.5%)은 유증상 감염자였다. 유증상 감염자 중 6명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중증환자였으며 이 중 1명은 사망했다.

코로나19 무증상환자의 비율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돼왔으나 그 결과의 편차가 큰 편이다. 7월 벨기에 감염자 28만여명을 대상으로 횡단면 분석을 한 연구에서는 확진자 8343명 중 6244명인 74.8%가 무증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시기 스페인 감염자를 분석에서는 확진자 중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32.7%였다. 4월 CNN은 아이슬란드 당국이 진행한 무작위 검사에는 확진자의 50%가 무증상이었으며 6월 이탈리아 연구팀 조사에서 무증상 감염자 비율은 42.5%였다.

연구팀은 기존의 해외 연구가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야만 유증상자로 판별하는 등 증상 목록을 누락하거나, 임상적인 분석 대신 자가진단을 통해 증상을 판단했기 때문에 다수 유증상자들을 놓쳐 무증상 감염률이 높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환자에서 관련 증상이 작게라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확한 증상 목록을 기반으로 한 분석과 면밀한 추적이 코로나19 진단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나노 바늘’로 찌르고 열에 가열해도 멀쩡하다? (O)

코로나19을 유발하는 SARS-CoV-2가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환경에 살아남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헝가리 세멜바이스대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을 지난 17일 동료 검증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org)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직경 80nm(나노미터·100만분의 1㎜)인 코로나바이러스 입자를 미세나노바늘로 끝에서 끝까지 찔렀지만 모양이 찌그러질 뿐 바늘을 빼면 다시 원상 회복했다고 밝혔다. 100번이나 같은 작업을 했지만 그때마다 코로나바이러스 입자는 터지기는커녕 거의 온전한 모양을 유지했다.

또 바이러스 입자에 90도의 열을 10분간 가하는 실험 결과에서도 “원형의 모양이 아주 조금만 바뀌었을 뿐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열에 그을리면 일부 떨어져나갔지만 바이러스의 전체적인 구조는 온전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프랑스에서도 SARS-CoV-2가 1시간 동안 60도의 열에 노출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죽지 않고 동물 세포 안에서 복제를 한다는 실험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실험실 내에서 이뤄진져 실제 자연환경에서는 다를 수 있으나 코로나19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경남 양산에 위험한 중국발 바이러스 연구소가 세워진다? (X)

경남 한 지역 언론이 지난달 중국 해외민간협력기구인 중화해외연의회(中華海外聯誼會)가 한중일 공동 백신·바이러스 연구센터 건립을 제안했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 양산에 부산대병원 옆 부산대 양산캠퍼스 유휴 부지를 후보지로 역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국민을 마루타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한 위험한 중국 연구소가 지역에 들어오는 게 아니냐며 불안을 호소했다.

김두관 의원 측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로서는 그냥 아이디어 수준일 뿐 계획도, 내용도 없는 상태”라며 “괴담보다 못한 가짜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어 “양산에 첨단 연구소가 들어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세계 일류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저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그런 연구소에 대한 자세한 제안이 온다 해도 그 전제 조건은 시민의 안전과 동의”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연구소가 건립된다고 하더라도 지역민들이 불안해 할 일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높은 등급의 생물안전 4등급 시설로 해외에 나오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 산하 질병관리연구소가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바이러스 연구소는 안전기준이 한 단계 더 낮은 3등급으로 국내에서는 건국대, 고려대, 서울대 등 총 73곳에 존재한다.

이런 3, 4등급 연구소는 건립 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서 질병관리청이 허가가 필요하며 3년마다 정기점검에서 안전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허가가 취소된다. 민간단체나 정치인이 일방적으로 설립할 수 없으며 자본의 출처와 상관없이 운영과 관리는 국가 지침을 따라야 하므로 중국의 입김대로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연구소가 운영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이야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계획이나 공식적인 승인 절차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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