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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수은 저농도 만성 노출로도 고지혈증 및 간 수치에 악영향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9-17 19:07:24
  • 수정 2020-12-16 2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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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범 아주대병원 교수, 혈중 수은 1µg/L 증가하면 고지혈증 발생 위험 11%, 간수치 35% 상승
박재범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왼쪽), 이승호 연구강사
직업적 노출이 아니라 일상에서 저농도로 수은에 만성 노출된 경우에도 고지혈증과 간 수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수은에 고농도로 노출되면 신경계에 독성 영향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상적인 노출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박재범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와 이승호 연구강사는 김성균 서울대 교수, 김진희 세종대 교수 등과 함께 2012~2014년 전국에서 표본추출한 성인 6454명의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전체 대상자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3.11µg/L이고, 4명 중 1명(25%)은 수은의 건강영향 기준치(HBM-I, 5µg/L) 최고 농도를 초과했다. 이는 미국 NHANES, 캐나다 CHMS, 독일 GerES 등 선진 국가가 주도한 바이오모니터링 연구결과와 비교해 3~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인의 혈중 수은 농도는 일본과 함께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혈중 수은 농도는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주 원인은 생선 섭취로 수은이 체내에 들어오면 메틸레이션 되어 가장 독성이 높은 메틸수은 형태로 변하기 때문”이라며 “먹이 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선류 즉 상어‧참치‧연어 등은 너무 자주 먹지 않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메틸레이션이란 메틸기(-CH₃)가 결합하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어류 속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수은에 메틸기가 결합한 메틸수은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전체 대상자 6454명을 고지혈증 여부와 간 수치에 따라 그룹을 나눠 혈중 수은 농도를 비교했다.

혈중지질검사(총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를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중 3699명(57.3%)이 고지혈증으로 확인됐다. 고지혈증 그룹에서 남성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4.03µg/L, 여성은 2.83µg/L이었다. 정상 집단의 남성은 3.48µg/L, 여성은 2.69 µg/L로 고지혈증 집단의 혈중 수은 농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간 기능 검사(ALT, AST, GGT) 분석결과에서는 대상자 중 1189명(18.4%)이 간수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남성 4.36µg/L, 여성 3.25µg/L이었다. 정상 집단의 남성은 3.64µg/L, 여성은 2.70µg/L로 간수치 상승 집단의 혈중 수은 농도가 정상 집단에 비해 높았다.

연구팀은 성별‧나이‧BMI(체질량지수)‧흡연‧음주 등과 함께 개인별 복용약의 영향을 고려해도 혈중 수은이 1µg/L 증가할수록 고지혈증의 발생위험은 11%, 간수치는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Toxics’ 저널(IF=2.61)에 게재됐으며 웹사이트 표지 메인 기사로 소개됐다. 논문 제목은 ‘수은 노출과 고지혈증 및 간수치 상승과의 연관성: 전국 단면조사연구(Mercury Exposure and Associations with Hyperlipidemia and Elevated Liver Enzymes: A Nationwide Cross-Sectional Surve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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