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 최후의 보루, 치근단절제술

의학건강

김지예 기자
등록 2020-09-17 18:16:49
수정 2020-12-16 22:04:29

간단한 국소마취만으로 손상된 치아뿌리 끝 제거 가능 … 양치 시 치아열구 신경써야

충치로 신경치료를 한 후에도 잇몸이 붓거나 아프다면 치아의 뿌리 끝을 자르고 염증을 긁어낸 후 자른 뿌리 끝에서부터 충전재를 거꾸로 넣어 막는 ‘치근단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구강 안은 인체 중 세균이 살고 있는 몇 안 되는 기관이다. 침 1ml에 약 1억개의 세균이 살고 있기 때문에 구강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살아가는 세균에 의해 염증이 생기게 된다. 염증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구취가 나거나 치은염, 지주염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이 치아를 숙주로 삼아 충치가 생기기도 한다.

충치가 심해져 세균에 감염된 부위가 깊어지거나 치아 내부의 신경조직까지 세균이 침투하는 등 치아신경이 손상되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신경이 상하면 음식물을 씹거나 차거나 더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가만히 있어도 치아가 욱신욱신 쑤실 수 있으며 심하면 잇몸이 붓거나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신경치료는 손상된 신경조직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그 공간을 새로운 인공대체물로 채워 넣는다. 하지만 신경치료를 진행했는데도 잇몸이 붓거나 아프면서 증상이 계속 남아있다면 ‘치근단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보통 신경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거나 신경치료 후에도 치근단(치아의 뿌리 끝)에 염증조직이 존재하는 경우에 시행한다.

미세현미경으로 미세조직까지 제거 … 간단한 국소마취로 수술 가능

치근단절제술은 손상된 치아의 뿌리 끝을 자르고 염증을 긁어낸 후 자른 뿌리 끝에서부터 충전재를 거꾸로 넣어 막는다. 치아 뿌리 끝에 염증이 존재하기 때문에 치아는 그대로 두고 잇몸을 절개한 뒤 손상된 치아 뿌리 끝을 제거하게 된다. 이후 제거된 치아 뿌리 끝의 중앙에 거꾸로 구멍을 만들고 인공재료를 채워 넣어 감염의 경로를 차단한다. 시술이 끝나고 수개월이 지나면 치근단 주위에 뼈가 올라오게 된다.

치근단절제수술은 미세현미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조직까지 찾아 제거할 수 있다. 치아를 뽑지 않고 자연 치아를 보존시킬 수 있는 마지막 수술 방법이면서 간단한 치과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충치 생기기 쉬운 치아열구 … 탄산음료 섭취 줄여야

충치를 예방하려면 평소 치아 관리가 중요하다. 연령대에 따라 빈발 부위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치아와 잇몸 사이(치아열구), 치아와 치아 사이에 잘 발생한다. 음식물 찌꺼기가 쌓이기 쉽고 구조상으로 충치가 쉽게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치할 때 이들 부위를 특별히 신경 써서 닦아주어야 한다.

탄산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치아 표면이 부식돼 충치가 잘 생기게 된다. 영구치 교환시기의 어린이나 청소년은 탄산음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신주희 고려대 치과보존과 교수는 “치아의 바깥층인 법랑질(에나멜)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잘 보존해야한다”며 “법랑질에 작은 ‘점’ 정도의 크기가 손상되었더라도 법랑질 안의 상아질은 그보다 훨씬 큰 우식 부위를 형성할 수 있어 구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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