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헬스케어‧동아제약, 포장재 개선 … 노바티스‧아스트라제네카‧다케다 등 재생에너지 시스템 설치 및 디바이스 변경
정부가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에 부응해 제약업계도 포장재 개선, 탄소 배출 감축 등 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과도한 플라스틱 의약품 포장재로 환경오염을 유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친환경 전략은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의 신뢰를 얻고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과거에 비하면 우선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전략은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생산공정, 포장, 운송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유해한 화학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고, 원료나 포장에 친환경 소재를 채택하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연소효율을 높이는 탄소중립화(carbon neutral)를 실천하는 것을 아우른다.
그린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발전 정책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 등 환경에 투자해 경기부양과 고용 촉진을 이끌어내려는 게 핵심이다.
한미약품 계열사 한미헬스케어는 국내 최초로 종이 빨대가 부착된 두유 제품을 선보였다. ‘완전두유’ 시리즈 제품에 적용되는 종이 빨대는 국제산림협회(FSC) 규정을 충족하고, 유럽 보건당국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식품 포장재 규정에도 부합하는 종이만을 사용해 제조했다.
한미헬스케어는 종이 빨대의 제조원가가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3배가량 높지만 인류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 도입을 결정했다. ‘완전두유1000’에 우선 적용하고 ‘완전두유5000’, ‘완전두유퓨어’ 등 시그니처 라인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와 더불어 환경보호까지 가능한 지속적으로 출시할 방침이다.
동아제약의 친환경 행보도 남다르다. 동아제약은 최근 쓰레기 분리배출을 고려해 재활용된 펄프 용기를 사용한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미니막스 정글’을 선보였다. 이 제품의 포장재도 사탕수수로 만든 비목재 종이 재질인 ‘얼스팩’을 채택해 친환경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동아제약 구강청결제 가그린은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기존 유색 용기를 무색 투명 용기로 바꿨다. 올해 첫 선을 보인 공식 브랜드 전문몰 ‘디몰(:Dmall)’의 운송 포장 방식도 비닐 에어캡 대신 종이를, 비닐 테이프를 종이 테이프로 바꿔 눈길을 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탄소 배출 저감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재활용을 확대하고,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또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계산하고 탄소의 양만큼 나무를 심거나, 풍력·태양력 발전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에 투자한다.
노바티스는 ‘탄소중립 기업’을 선포하고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을 50% 감축한다는 목표다. 올 상반기에 자체 운영시설 또는 전력 공급원에서 탄소 배출량의 14%를 줄였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등을 도입해 탄소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의약완제품에도 이런 친환경 의지를 담았다. 1일 1회 사용 천식 치료제인 ‘에너제어브리즈헬러’(Enerzair Breezhaler) 및 ‘아텍투라브리즈헬러’(Atectura Breezhaler)는 모두 수소불화알칸(HFA) 및 염화불화탄소(CFC)를 사용하지 않는 디바이스를 사용했다. 불화수소나 불화탄소는 오존층을 파괴한다. 노바티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 반영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 1월, 202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계획했다. 전기차 이용 등 모든 에너지 소비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고, 지구 온난화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 새로운 호흡기질환 흡입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향후 5년간 5000만 그루의 나무 심기에 참여한다.
다케다제약도 450만t의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2020년까지 생산시설에서 재생 가능한 전력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중 기업 환경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CDP Climate A List’에 선정된 곳은 바이엘, 박스터, 에자이, 존슨앤드존슨(J&J), 룬드벡, 노보노디스크, 오노약품공업 등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환경 관련 이슈는 오래전부터 제약업계에서 논의되던 문제였는데 전세계적으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현 정부도 적극 그린뉴딜을 추진함에 따라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환경문제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강한 소신으로 친환경적 소비를 지향하는 구매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흐름을 탔으니 제약업계의 친환경 변화는 발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지구 온난화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친환경 경영전략은 과거의 액세서리 수준에서 필수 요소가 돼가는 추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