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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글로벌 시장 진출하는 K-제약·바이오 기술, 하반기 잭팟 터지나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09-09 15:34:01
  • 수정 2020-09-15 17: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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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후보물질·플랫폼기술 등 연구개발 결실 … 세계 7대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술수출 ‘잭팟’ 행진을 터뜨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술수출 ‘잭팟’ 행진을 터뜨리며 세계를 누비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세계 7대 제약 강국’ 도약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업계에서 넘치고 있다. 꾸준한 연구개발(R&D)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대형 기술수출 이벤트가 내년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묻어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2017년 1조4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4조7000억원, 2019년 8조원대으로 급성장하며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으로 항암제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대사성질환 치료제, 혁신 플랫폼 기술 등 7건 수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한해 동안 거둔 실적을 4개월 앞당겨 8조원대를 형성했다.

상위 제약사 중 기술수출에 스타트를 끊은 것은 유한양행이다.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신약 후보물질 ‘YH12852’를 지난달 20일 미국 프로세사파마수티컬(Processa Pharmaceuticals)에 기술을 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마일스톤 포함 최대 4억1050만달러(약5000억원)다.

YH12852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합성신약으로 국내에서 전임상 독성시험, 임상 1상을 수행한 결과 심혈관 부작용 없이 우수한 장운동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신속한 후속 임상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프로세사파마슈티컬은 내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개발 관련 미팅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수술 후 장폐색 또는 오피오이드 유발 변비와 같이 더 나은 치료제가 필요한 기능성 위장관운동질환에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중순 미국 머크(MSD)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제조‧상용화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후보물질은 2015년 얀센에 기술이 이전됐지만 임상 2상에서 당뇨병를 동반한 환자의 혈당 조절이 얀센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반환이 결정됐다. 한미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 약을 NASH 치료제 후보로 변신시켜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이어갔다.

한미약품은 MSD로부터 확정된 계약금 1000만달러(119억원)와 함께 개발 단계별로 최대 8억6000만달러(1조272억원)를 받는다. 제품이 출시되면 두 자릿수 %의 판매 로열티도 받기로 했다.

바이오벤처회사 레고켐바이오도 두 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레고켐은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약물-항체결합기술(ADC)이 접목된 항암신약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각각 4963억원, 2784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ADC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을 접합하는 기술로 항체에 결합한 약물을 항원에 정확히 전달하도록 도와 약물 효과를 높인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대표적인 플랫폼 기술 기업으로 꼽히는 알테오젠은 4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성공시키며 잭팟을 터뜨렸다. 알테오젠은 10대 글로벌 제약사 중 한 곳과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변환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에 대한 비독점적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비독점적 기술이전 계약이기 때문에 후보물질에 ALT-B4를 적용하고 싶어 하는 다른 기업들과 언제든 계약을 맺을 수 있다. ALT-B4는 기존 정맥주사용 항체나 단백질 의약품을 피하주사용으로 바꿔주는 플랫폼 기술이다. 환자가 병원 침대에 누워 4~5시간가량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를 집에서 배나 허벅지 등에 찔러 5분 내 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다.
 
코로나 유행기는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시점에 비대면 치료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가정에서 맞을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의 확산이 예상돼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11.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급등했다. 한미약품도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로 매출 대비 19.2%를 투자했다. 이는 5대 제약업체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40.34%나 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에 대한 성과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열정과 노력으로 이뤄진 성과”라며 “최근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바이오 K-뉴딜지수’에서 선정된 10개 제약·바이오 업체 중 바이오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 알테오젠 6개사에 달하고 정통 제약업체는 4개에 불과할 만큼 역동성이 크다는 것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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