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 진행성 위암에 복강경 수술이 합병증 적다

의학건강

김지예 기자
등록 2020-09-08 13:54:46
수정 2020-12-20 16:20:47

13개 다기관, 20명 외과의사 참여 10년 추적분석 … 재발률은 동일, 국내외 위암수술 가이드라인 추가

한상욱 아주대병원 외과 교수(왼쪽), 형우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아주대병원을 비롯한 13개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이하 KLASS, Korean Laparoendoscopic Gastrointestinal Surgery Study Group) 연구팀은 2011년부터 시작해 10년에 걸쳐 진행한 국소진행성 위암에서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비교 분석한 3상 임상연구의 최종 결과를 ‘미국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32.956 ) 8월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세계 최초로 다기관의 위암 전문 외과의사가 참여해 국소진행성 위암에서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효용성을 비교한 대규모 전향적 3상 비교 임상연구의 최종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외 위암 수술의 가이드라인에 추가될 예정이다.

연구에 참여한 13개 의료기관과 20명의 외과 의사는 아주대병원(한상욱·허훈 교수)과 세브란스병원(형우진·안지영·김형일 교수), 서울대병원(양한광·이혁준·공성호 교수), 화순전남대병원(박영규 교수), 여의도성모병원(김욱 교수), 분당서울대병원(김형호·박도중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류승완 교수), 동아대병원(김민찬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조규석 교수), 인천성모병원(김진조 교수), 국립암센터(김영우·류근원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김종원 교수), 이대목동병원(이주호 교수) 등이다. 참여 의사들은 수술 표준화가 확인된 외과 의사들이었다.

위는 점막층‧점막하층‧근육층‧장막층 등 총 4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조기 위암은 점막층에만 있는 종양을, 진행성 위암은 점막하층 밑으로 종양이 뿌리내린 종양을 일컫는다.

KLASS 연구팀은 2011년 1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복강경수술을 받은 524명과 개복수술을 받은 526명 등 총 1050명을 무작위로 선정한 후 기준에 따라 76명을 제외하고 복강경수술 492명, 개복수술 482명 환자를 최종 분석했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는 포함하지 않았다.

복강경수술을 받은 492명은 복강경 위아전절제술(胃亞全切除術, 위의 60%가량을 절제 후 남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 D2 림프절 절제술(진행성 위암에서 위와 주위 림프절까지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 결과 초기 합병증 발생률은 복강경수술 15.7%, 개복수술 23.4%였다. 후기 합병증은 복강경수술 4.7%, 개복수술 9.5%로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에 비해 의미 있게 낮았다. 합병증 발생률은 수술결과를 판단하는 주요지표다.

후기 합병증에서 수술 후 장폐쇄 비율이 각각 2.0%, 4.4%로 복강경수술이 크게 낮았다. 수술 후 장이 막히는 장폐쇄가 생기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

KLASS 연구팀은 앞선 KLASS-01 연구에서 조기 위암 수술 후 사망률과 초기 합병증 등을 통해 복강경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한 데 이어 KLASS-02 연구에서 국소진행성 위암에서도 복강경수술이 수술 후 합병증을 더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모든 근치적(완전절제) 위암 수술에서 복강경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더 우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수술 후 가장 걱정되는 3년 무재발률의 경우 복강경수술이 80.3%, 개복수술이 81.3%로 양자 간에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참여한 외과의사의 경험 등을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수술방법이 환자들의 무재발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술후 재발률은 양자 간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의 연구책임자인 한상욱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국내 13개 의료기관의 외과 의사들이 10년에 걸쳐 위암에서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효용성을 임상적으로 검증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암에서 복강경수술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정립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위암은 아직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으로 위암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검증된 안전한 수술방법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복강경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 4~5개를 내고 이를 통해 내시경, 수술도구 등을 넣어 원하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방법으로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다. 흉터가 작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빨라 일상으로 복귀가 빠른 등 여러 장점이 있어 많은 질환에서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형우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제1저자로 영향력 지수가 아주 높은 저널에 게재돼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논문은 ‘Long-Term Outcomes of Laparoscopic Distal Gastrectomy for Locally Advanced Gastric Cancer: The KLASS-02-RCT Randomized Clinical Trial’(국소 진행성 위암에 대한 복강경 위절제술의 장기적 결과: KLASS-02-RCT 무작위 임상시험)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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