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권익포럼 조사에서 다초점렌즈 가격 100~150만원 상승 … 다초점렌즈 원가 공개해야
정부가 건강보험보장성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백내장 검사 일부를 9월부터 급여 대상으로 바꿨지만 일부 안과의원이 수술 재료인 다초점렌즈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소비자단체들이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는 7일 백내장 비급여 검사비 급여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이 재료대를 인상해 총액에 차이가 없다며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7일 밝혔다.
백내장 수술건수는 2018년 기준 59만여건에 이르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의료기관별로 초음파 검사비가 많게는 70만원까지 차이가 나고 계측검사도 최대 142배 차이가 나는 등 비급여 검사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안초음파와 눈 계측검사 등 검사비를 급여화했다.
하지만 소비자권익포럼이 이달 1∼2일 백내장 수술을 많이 하는 서울 내 안과의원을 중심으로 시범 조사한 결과 의원별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까지 재료대 명목으로 다초점렌즈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돌아오지 않았다. 다초점렌즈는 비급여 대상이다.
백내장 수술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A안과는 올해 6월 수술 당시 안(안구, 안와)초음파 검사와 눈 계측검사에 200만원, 다초점렌즈비 280만원을 부과했다. 이 안과는 검사비 급여화 계획 발표 이후인 8월에는 검사 비용은 50만원으로 150만원 내렸지만 다초점렌즈비는 430만원으로 올렸다.
소비자단체들은 "검사비 급여화로 수익이 낮아지자 이를 재료대 인상으로 보전한 것"이라면서 "총액 차이는 없어 소비자 부담은 여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1~2일 양일간 서울시 소재 안과의원 40곳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단 3곳에서만 진료비 인상 등 가격변화를 공지했고, 대부분은 별도의 공지 없이 가격을 인상해 가격인상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소비자단체들은 “비급여 가격에 대한 명확한 관리방식이 수립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일부 항목을 급여화 함으로써 결국 풍선효과를 유발하는 현 상황을 보건당국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제어방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방법으로는 “소비자의 진료비 부담이 줄었는지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급증하는 백내장 수술의 특수성을 고려해 다초점렌즈비의 원가 또는 도매가 공개를 추진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