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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온갖 추측 무성했던 삼아제약 ‘리도맥스’ 전문약 전환, 알고 보니...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09-02 17:20:35
  • 수정 2021-03-08 16: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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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개발사가 자청한 초유의 일반의약품 전문약 전환 … “오남용 방지” vs “의사 처방받는 전문약으로 장수, 실리 챙기자”
삼아제약 리도멕스로션(60g·왼쪽), 리도멕스크림(20g·가운데), 리도멕스크림(15g)
지난 5월 삼아제약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을 두고 수개월 간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정답을 얻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
 
표면적 이유는 간단했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리도멕스는 원개발사인 일본 코와(Kowa)로부터 도입한 라이선스 품목”이라며 “해당 의약품이 일본에서 전문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오남용이 우려돼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달라는 코와의 요청으로 소송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8일 대법원은 삼아제약의 스테로이드 피부외용제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을 용인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억원이라는 소송 비용을 대신 물어주라는 내용까지 판결문에 담았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아제약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며 출시한 지 35년 된 피부질환치료제 리도멕스를 굳이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려 고집하는지 배경을 밝히지 않아 온갖 추측이 난무했었다.

리도멕스가 언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는지에 대해 삼아 관계자는 “아직 식약처와 이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리도멕스는 크림·로션제형(0.3%)과 0.15%의 크림 등 총 3개 제형의 허가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크림·로션제형(0.3%)이 전문약으로 전환되며 0.15% 크림제품은 기존과 같이 일반약으로 판매된다.

이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이미 생산해놓은 일반의약품의 재고가 소진되면 전문약 전환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0.15% 크림 제품은 거의 유통이 되지 않아 이 회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생산 중단이나 허가 자진 취하에 나설 공산이 크다.
 
리도멕스의 전문의약품 전환은 2018년 삼아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분류조정을 신청한 지 2년 만에 실현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대법원 재판부는 식약처의 주장이 1심, 2심과 다른 점이 없어 심리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에 대한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삼아제약에게 리도멕스의 전문약 분류를 위한 필요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서류를 바탕으로 전문약 전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리도멕스의 전문약 분류 과정에서 핵심은 ‘전문가용 사용상 주의사항’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일반약과 달리 전문약에서는 해당 주의사항이 필요한 만큼 식약처는 일본의 허가사항을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프레드니솔론 제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정부에서는 스테로이드성 외용제의 경우 역가에 따라 1단계부터 7단계까지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5단계 이하는 전문약이고 6단계 이상은 일반약으로 분류된다.
 
식약처와 삼아제약은 리도멕스의 역가를 두고 시각차를 보였다. 식약처는 리도멕스의 역가가 일반의약품 기준인 6단계 이상이라는 입장이었고 삼아 측은 5단계 이하로 의사의 소견과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에서는 리도멕스의 주성분인 Prednisolone valerate acetate 0.3%가 5등급 중 4등급(Medium)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7개 등급 중 가장 순한 7등급(LOWEST)으로 분류된다. 물론 이런 등급은 정하는 학술단체에 따라 달리 매겨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사실들을 모를 리 없는 식약처는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 반대에 적극적인 입장을 띠지 않았다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식약처는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이 완료되면 이와 동일한 제제‧함량을 가진 품목은 일괄적으로 전문약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에 대해 피부과를 비롯해 모든 진료과 의사들이 반기는 기색이다. 리도멕스의 처방을 통해 진료수익을 챙길 수 있어서다.
 
그동안 약국에서는 리도멕스크림 15g을 비보험으로 2820~2970원에 구매해 4000~5000원에 팔아 마진이 적었다. 반면 급여 처방이 나오면 절반인 1440원에 구입해서 같은 가격 또는 이하로 환자에게 약값을 청구했다.
 
종이 겉포장이 있는 리도멕스크림은 비급여 일반약 판매용으로, 종이 포장 없는 묶음 판매용 리도멕스 크림은 급여용으로 별도 공급됐으며 약국 공급가격에 차이가 났다. 이에 일부 약사는 무포장 연고를 일반 비급여 가격에 팔아 차익을 더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한 불법 여부는 해당 보건소나 판례마다 해석이 다르고,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약사는 “리도멕스가 마진이 적어도 알레르기나 피부습진, 아토피를 겪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즐겨 찾는 필수품이라 약사로서는 소비자 니즈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꼭 필요한 약이었는데 전문약으로 바뀐다니 아쉽다”며 “비록 조제료 수익이 늘지 몰라도 약사의 직능이 축소되고, 바쁜 소비자에게 병원 방문을 통해 처방을 받아 약을 타오라고 하는 게 합당치 않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삼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리도멕스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고, 클리닉 영업에 강한 우리 회사로서는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을 통해 동일 제제 시장을 석권하려는 그림을 그렸던 게 사실”이라며 “전문약으로 전환되면 다른 경쟁 제품과의 격차를 벌여 리도멕스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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