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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국내 연구진 제안으로 난청인 보청기 사용 ISO 표준지침 제정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9-02 14:10:58
  • 수정 2020-09-10 21: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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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총장, 주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 … 3월부터 162개국에 적용
이정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총장(청각학 박사)
국내 연구진이 제안한 보청기 관리 표준 가이드라인이 국제표준화기구(ISO)를 통해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최근 이정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총장팀이 제안한 ‘보청기적합관리(Hearing aid fitting management)’를 국제표준(ISO 21388)으로 제정했다.

이 국제표준은 전세계 난청인을 대상으로 보청기 사용 효과 및 청능(聽能)을 향상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한 이 분야 최초의 가이드라인이다. 난청인의 청력과 보청기 조절을 위한 체계적 절차 및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난청인에게 보청기를 피팅할 수 있는 전문가 요건 △보청기 적합관리를 위한 시설 및 장비기준 △난청인 청각평가 방법 △보청기 소리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조절하는 방법 △청능(聽能) 훈련법 △보청기를 착용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사후관리법 등이다.

ISO는 “이 표준은 난청인에게 맞춤형 보청기 관리를 보장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A부터 Z까지 상세히 제공하고 있어 최고 품질의 보청기 서비스 제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표준을 만들고 제안한 이정학 총장은 1985년 미국 유학을 통해 한국인 최초로 청각학 박사(Audiology Doctor) 학위와 청각전문가 자격증(CCC-A, BCA)을 획득한 청각학 선구자이다. 이 총장은 1994년부터 국내에서 난청인의 청력평가, 청능훈련, 보청기 관리 표준화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특히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난청인을 대상으로 보청기를 통한 청능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지속했다. 보청기 전문가가 환자에게 맞춤형 보청기 소리를 조절할 때 필요한 표준지침과 기준이 없는 탓에 제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난청인의 보청기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 총장은 2006년부터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보청기 및 청력검사 관련 국가표준의 제개정 프로젝트 및 국제표준 부합화를 실시했다. 2011년부터 국제표준화회의(ISO TC43)에 참석하고 보청기 기술 분야 강국인 미국·프랑스·독일·덴마크 등과 교류하며 보청기적합관리의 국제표준 개발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후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ISO TC43 총회에서 보청기적합관리 국제표준 개발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고 3개월간 25개 주요 회원국의 투표를 거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그는 해당 제안서를 토대로 4년간 연구팀(ISO TC43 WG10)의 컨비너(convener, 주관자, 소집자)로서 보청기적합관리 국제표준 개발을 주도했고, 단계별로 2회에 걸쳐 주요 회원국의 투표를 통과했다. 2019년 12월, 마지막 단계의 투표에서 주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국제표준으로 채택됐으며 2020년 3월 162개국이 사용할 수 있는 국제표준(ISO 21388)으로 공식 발표됐다.

이정학 총장은 “국제표준으로 난청인의 청력과 의사소통을 더욱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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