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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미리 알기 어려운 난소암, 검진‧예방이 필수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9-01 13:33:36
  • 수정 2020-09-10 19: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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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 이상 출산에 경구피임약 복용하면 발병률 70% 감소 … 초기에 로봇수술 유리

이선주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난소암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발견 시기가 늦다. 보통 발견되었을 때에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돼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대의학으로는 암이 되기 전인 전암병변을 발견하는 방법은 없다.
 
이선주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정기적으로 검진받더라도 골반초음파검사와 종양표지자검사 등이 난소암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골반초음파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이 교수는 “초음파로 암이 아닌 난소종양을 발견했을 때 암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난소암은 초기암 상태에서 발견하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난소암은 대체 어떤 질환이기에 발견이 어려운 걸까.
 
난소암은 난소 일부분의 세포가 암으로 변해 자라는 것을 말한다. 크게 난소의 표면에 있는 상피성 난소암과 비상피성 난소암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난소암 환자를 보면 상피성 난소암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비상피성 난소암이 10%를 차지한다.
 
로봇수술, 초기 난소암에 유리 … 개복수술과 대등한 성적
 
로봇을 이용한 난소암 수술은 초기암으로 병변이 난소 또는 골반강 내에만 국한됐을 때 유용하다. 진행성암은 개복을 해도 힘든 상태인 경우가 많아 이 상태에서 로봇수술이 가능한지는 아직까지 임상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진행성암인 경우에는 복강 내 퍼져있는 종양들을 다 수술해야하기 때문에 로봇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생기지만, 퍼진 암들을 떼어내는 게 아닌 초기암 수술에는 로봇을 이용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난소암 로봇수술을 시 중점을 두는 첫 번째는 복강 내 퍼져있는 부위를 꼼꼼히 확인해 모든 암을 제거하는 것이다. 난소암은 복강에 잘 퍼지는 암이기 때문에 제대로 찾는 게 중요하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지체하지 말고 개복수술로 전환해야 한다.
 
두 번째는 난소에만 국한된 초기암을 몸 바깥으로 빼낼 때 종양이 터져서 내용물이 복강 내에 흐르지 않게 해야 한다. 만약 내용물이 복강 내에 흐르게 되면, 암이 퍼져 암의 병기가 오르고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병변을 제대로 확인하고, 종양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로봇수술은 난소암뿐만 아니라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암을 수술할 때도 유리하다. 절개 상처가 작고 몸속을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시야가 뛰어나며 수술동작이 정교해서 출혈이 적고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작고 입원기간도 짧아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난소암 로봇 수술은 초기암인 경우 개복수술과 대등한 성적을 보입니다. 진행암에 대해서는 아직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려야 하죠. 하지만 자궁내막암에서는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어요. 덕분에 로봇수술이 이미 표준치료로 자리잡았니다.” 이 교수의 말이다.
 
1기면 가임력 보존 가능 … 출산하면 발병 가능성 낮아져
 
초기암, 즉 난소암 1기일 때는 가임력보존수술이 가능하다. 보통 초기암일 때는 반대쪽 난소와 자궁을 남겨두고 한쪽 난소난관과 그물망을 제거,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항암치료를 하는데 이때 일시적으로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임신이 불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난소 기능이 회복돼 임신할 수 있다.

이밖에 비상피성 난소암은 항암치료에 잘 듣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가임력보존수술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폐경이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난소기능이 돌아온다. 비상피성 난소암은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상피성 난소암은 배란횟수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신‧출산이 많을수록 배란 횟수가 줄어들어 난소암 위험이 감소하지만 출산기피 현상으로 배란 횟수가 늘어나며 상피성 난소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난소암 발생률을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출산이다. 보통 1명 이상 출산 시 난소암 발생률을 30~40% 정도 줄여준다. 많이 낳을수록 발병 확률이 낮아진다.
 
예방 위해 경구 피임약 사용 추천 … 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 있으면 난소난관절제술
 
난소암이 발생하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배란 시 생긴 상처에 외부에서 암의 씨가 들어와서 생기거나, 배란의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 난소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배란횟수는 난소암 발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난소암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경구피임약 복용이 추천된다. 경구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하는 약으로 FDA 승인을 받은 난소암 예방약이다. 이선주 교수는 “보통 경구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하면 난소암 발생 위험이 5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아이를 두 명 이상 낳고 경구피임약을 쓰면 발생률은 7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경구피임약은 출혈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생리통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난소암을 예방하고, 자궁내막을 깎아주는 효과가 있어 자궁내막암의 예방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혈전을 만들 수 있어 흡연 여성은 경구피임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밖에도 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BRCA1, BRCA2 mutation)가 있을 경우에 예방적으로 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하면 상피성 난소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BRCA1 돌연변이는 35~40세에, BRCA2 돌연변이는 40~45세에 시행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병이 생기기 전에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다. 이선주 교수는 “여성들이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걸 꺼려하는데, 모든 여성들이 건강을 위해 오는 곳이므로 건강을 위해 자주 방문해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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