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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19 완치돼도 뇌에 후유증 나타난다고?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8-19 19:00:18
  • 수정 2020-08-24 12: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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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치자, 집중력 떨어지는 ‘브레인포그’ 등 호소 … 변종 바이러스 전염력 10배, 확인되지 않아

코로나19에서 완치된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최근 브레인포크(Brain Fog)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수도권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이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를 기점으로 폭증,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브라질, 인도를 주축으로 확진자가 연일 늘어 19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된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212만887명에 달했다. 전일보다 25만4799명이 불었다. 이대로 여름이 끝나면 확진자가 더 빠르게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감염력 높은 변종 바이러스 발생 소식, 완치자의 후유증 증언 등이 인터넷을 타고 퍼져 공포감을 끌어올렸다. 최근 이슈가 된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모아 팩트 여부를 검증해본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포크(Brain Fog) 나타난다? (O)
 

최근 코로나19에서 완치된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지금도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자신 SNS에 자세한 증상의 양상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국내에 부족하다며 환자의 입장에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자신의 확진번호를 딴 ‘부산48’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한국어와 영어로 투병기를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완치 판정 받고 퇴원한 지 165일째지만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가 말한 코로나19 후유증은 크게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 통증 △속쓰림 증상을 동반한 위장 통증 △이상 피부색과 피부건조증 △만성피로 등이다.
 
그 중 가장 중점적으로 소개한 것은 ‘머리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이 힘들고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다. 그는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만 아프고 다른 후유증 증상까지 심해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지기도 하고, 방금 했거나 하려고 하던 것을 기억 못하는 게 흔하다”며 “방금 전에 비타민 약을 먹었는지도 기억 못하고, 뭘 찾으려고 구글을 열었다가도 뭘 찾으려고 했는지도 기억 못하고, 부엌에 갔다가 어 내가 왜 여기 있지 하는 순간도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후유증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나 병원에 연락해도 ‘감기’라는 답변만 듣고 도움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에서 완치돼도 브레인포그 같은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을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마지드 포투히(Majid Fotuhi) 뉴로그로우 뇌피트니스센터(NeuroGrow Brain Fitness Center) 의료실장은 지난 6월 11일 ‘알츠하이머병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코로나19가 뇌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포투히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차로 코와 구강 상피세포(epithelial cell) 공격하고, 2단계에서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사이토카인폭풍(cytokine storm)’ 현상을 일으켜 폐 손상 및 혈관 혈전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3단계에서 뇌의 검문소 역할을 하는 ‘혈액뇌관문’(BBB·blood-brain barrier)을 무너뜨려 뇌 신경에 혈액 속의 염증 표지들과 바이러스 입자들이 침범해 발작·착란·현기증·마비·혼수 등 뇌기능장애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포투히 박사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은 뇌기능장애를 보이는 만큼 확진자가 인지기능 저하, 주의력 결핍, 뇌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브레인 포그’가 나타나는지 지속해서 살펴봐야 한다”며 “회복된 환자는 일단 퇴원하기 전에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으며 완치자는 규칙적인 식사,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통해 뇌 관련 후유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도 지난 6월 15일 코로나19에 뇌의 뉴런이 감염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대학 토마스 하퉁(Thomas Hartung) 동물대체시험연구센터 교수는 “코로나19가 혈액뇌관문을 통과해 뇌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며 “다만 코로나19 환자가 겪는 심한 염증이 혈액뇌관문 붕괴의 원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후유증을 호소한 박현 교수는 SNS 말미에 “요즘도 마스크 안 쓰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며 “‘완치자’라는 말에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에서 전염성 10배 변종이 나타났다? (X)
 

지난 16일 말레이시아 언론은 우한에서 발견된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보다 전염력이 10배 더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누르 히샴 빈 압둘라(Noor Hisham bin Abdullah) 말레이 보건총괄국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바강가(Sivaganga) 등 바이러스 집중 발병 지역 두 곳에서 4종의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말레이 의학연구소는 이 바이러스를 ‘D614G’로 명명했다. 압둘라 총괄국장은 “이번에 발견된 변종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백신 연구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소식은 수도권 확진자 폭증이 시작되던 국내에도 바로 전해졌다.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력 높은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오면 지금보다 방역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걱정 어린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방역당국에 의하면 이는 결정적인 변이가 아니며 전염성도 발표된만큼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이 발표한 바이러스 ‘D614G’는 새로운 변이가 아니라 지난 4월 이후 북미·유럽·우리나라에서 증가하고 있는 G(G, GH, GR)그룹 바이러스로 추정된다”며 “세포에서 증식력이 2.6~9.3배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나, 바이러스 전파력 증가의 직접적인 증거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결정적인 변이는 아니기 때문에 치료제, 백신에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D614G의 전염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이에 반비례해 치명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폴 탐비아(Paul Tambyah) 국제전염성질병협회(ISID) 회장은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이 변이를 할 때 덜 치명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며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은 바이러스에 이익이지만, 사람은 영양분과 안식처가 되는 숙주이기 때문에 죽이지 않아야 바이러스에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딸꾹질이 멈추지 않으면 코로나19 의심해야 한다? (O)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545만3000여명이 발생한 미국에서 지속적인 딸국질이 코로나19 증상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7월 ‘미국응급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에는 나흘 동안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응급실을 찾은 62세 남성의 사례가 실렸다. 남성에겐 고열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폐 이상이 있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저널은 이밖에도 임상에서 지속적인 딸국질을 경험한 확진자가 많다고 소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딸국질을 코로나19의 증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공식적인 문서로 보고된 사례는 한 건에 불과한 탓이다. 하지만 임상에서 딸꾹질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만큼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빌 시플리(Bill Shipley) 뉴욕 노르웰응급센터(Norwell urgent care center)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딸꾹질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딸꾹질은 횡격막을 관장하는 신경에 염증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일종의 경련인데, 코로나19로 폐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횡경막 신경이 자극돼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는 “딸꾹질이 이례적으로 오랜 시간 멈추지 않는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셸 리(Michelle Rhee) 시카고대(University of Chicago) 응급의학과 박사도 “SNS 등에 계속되는 딸국질을 호소하는 확진자의 글이 많이 보인다”며 “48시간 동안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다면 의사를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초 성남의 한 남성이 지속적인 딸꾹질 때문에 분당제생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로 확진받았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폐 아래쪽으로 번진 염증이 횡격막에 영향을 주면 딸꾹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습도 1% 낮아지면 코로나19 감염비율 7% 높아진다? (O)
 
호주에서 상대습도가 1% 떨어질 때마다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7∼8%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클 워드(Michael Ward) 시드니대(University of Sydney) 감염학 교수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학술지 ‘월경성 신흥질병’(Transboundary and Emerging Diseases journal)에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호주 그레이터 시드니 지역에서 상대습도와 지역 내 코로나19 전염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재채기나 기침을 했을 때 생성되는 비말이 건조한 환경일수록 작고 가벼워져서 더 멀리 확산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습도가 높으면 비말은 크고 무거워져 빨리 땅에 떨어진다. 워드 교수는 “작은 비말은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도 코로나19가 기후 조건에 민감하다는 연구 보고서를 지난 6월 발표했다. 저널은 미국 내 50개 도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코로나19의 지역감염이 북위 30∼50도, 기온 5∼11도에 낮은 절대습도를 가진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계절성 호흡기 바이러스의 양상과 일치한다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건조한 가을과 겨울이 오기 전에 바이러스의 확산을 최대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네어(Richard Neher) 스위스 바젤대(Universität Basel) 교수는 “향후 6개월간 북반구에서 바이러스 통제가 더 어려워져 급속히 통제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며 “재빨리 대처해 최대한 감염을 줄인 상태에서 겨울철로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감기 등 겨울철에 유행하는 다른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났을 때 어떤 상호작용을 할지도 미지수다. 프랑수아 발루(Francois Balloux)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교수는 “가설이긴 하지만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면 의료계의 수용 능력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직원 감염된 패스트푸드점 피해야 한다? (X)
 
지난 13일 유명 패스트푸드체인 롯데리아의 점장 모임에서 매장 직원 11명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모임에 참석한 직원의 매장은 종각역점, 혜화점, 면목중앙점, 군자점, 소공2호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역점, 건대점이다.
 
확진자 대부분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며칠간 출근을 한 것으로 알려져 롯데리아발 대규모 전파가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감염자가 제조한 음식이나 만졌던 포장지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음식을 통한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침방울이 호흡기로 들어갈 때 감염이 이뤄지는 병으로 사태가 지속된 지 반년이 넘도록 음식물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코로나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는 오랜 시간 견딜 수 있지만 일반적인 요리 환경인 70도가 넘는 온도에는 취약하다”며 “익히지 않은 우유·고기·내장 등을 취급할 때만 주의하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WHO는 “음식에서 SARS-CoV-2가 살 수 있는지,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사는지 등의 정확한 정보는 현재 검증 중”이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는 물이 어는 온도 또는 냉장실의 온도인 4도에서 72시간(3일) 견딜 수 있다.
 
마이클 미나(Michael Mina) 미국 하버드대 역학과 교수는 “남이 만들어준 음식을 먹어 감염되는 것보다 공동 식기와 같이 여럿이 만지는 물건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며 “특히 샐러드바나 뷔페에서 식기 사용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 포장지 등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으나 이들 표면에서는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기 힘들어 감염의 중요 경로가 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교수는 배달음식과 관련, “음식을 준비하는, 배달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안 걸리고 위생적으로 잘 한다면 음식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며 “따뜻한 음식이라면 배달용기 째 전자레인지에 돌린 후 먹으면 좀 더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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