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기존 약물치료와 스마트밴드(스마트워치 포함)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디지털치료제(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를 병용해 생활습관을 관리하면 우울증, 조울증의 재발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스마트폰 및 스마트밴드를 이용해 환자의 주관적인 보고 없이도 객관적인 행동양상과 생체리듬의 교란을 측정해 우울증과 조증의 재발을 예측하는 기술을 모바일 헬스분야 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JMIR)’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그 후속으로 기존 재발 예측 기술을 치료에 적용한 디지털치료제인 ‘Circadian Rhythm for Mood(CRM)’을 기분장애 환자 73명에게 1년간 적용 분석해 디지털치료제 병행요법의 효과를 확인했다. ‘Effectiveness of a Smartphone App with a Wearable Activity Tracker in Preventing the Recurrence of Mood Disorders: Pilot Prospective Case-Control Study’란 제목의 논문으로 ‘JMIR Mental Health’ 8월 6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약물치료와 디지털치료제를 병행하는 ‘CRM군’ 14명과 통상적인 약물치료만 제공되는 ‘비CRM군’ 59명을 대상으로 1년간 재발 양상을 추적 관찰했다. CRM군에게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생활습관점수 및 기분변동 예측 피드백과 생활리듬 악화에 대한 경고 알람이 제공되었으며, 비CRM군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연구 참여 1년간 우울증과 조울증 등 기분장애의 재발 양상을 통계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비CRM군의 연평균 재발 횟수가 2회인 반면 CRM군의 재발은 연평균 0.6회로 3분의 1에 불과했다. 증상재발기간도 비CRM군이 연간 평균 84일인 반면 CRM군은 연간 평균 22일로 4분의 1 수준이었다.
이정헌 교수는 “약물치료만으로 우울증·조울증 재발을 예방하기 어렵지만,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등으로 생활리듬을 관리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아직은 소수의 연구대상으로 시행한 예비연구로, 조만간 더 많은 수의 실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CRM의 치료효과를 검증하는 본격적인 무작위 배정 대조군 연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