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체온(42도)에서 증식, 복통‧발열‧근육통‧두통‧설사 등 증상 … 닭 손질 후 30초 비누로 손씻기, 조리도구 세척 후 사용
삼계탕은 한여름 복날에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이다. 그러나 삼계탕을 요리하는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캠필로박터 식중독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는 여름철 주의가 필요한 ‘캠필로박터 식중독’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5일 발표했다.
캠필로박터균은 야생동물과 가축의 장관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이다. 특히 닭‧칠면조 같은 가금류에 흔하며 개‧고양이‧소에서도 발견된다.
이 균은 동물에서는 임상 질환을 거의 유발하지 않지만 동물에서 사람으로 들어오면 장염 등을 일으키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장내 세균은 인간의 체온과 비슷한 37도에서 잘 자라지만 캠필로박터균은 닭의 체온과 유사한 4도에서 가장 잘 증식하기 때문에 닭과 같은 가금류에서 장내 증식이 쉽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캠필로박터균은 냉동 및 냉장 상태에서도 장시간 생존 가능하지만 고열에는 약해 70도에서는 1분 만에 사멸한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해외에서는 캠필로박터균에 오염된 유제품을 마시고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반면 국내에서는 주로 여름철에 닭 요리를 하기 위해 생닭을 씻을 때 캠필로박터균에 노출된 물이 주변으로 튀면서 요리자의 손, 야채와 같은 주변 식재료, 칼‧도마와 같은 조리기구에 의한 교차오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캠필로박터균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들어오면 주로 장염을 일으킨다. 캠필로박터 장염은 일반적으로 소장에서 시작해 대장으로 감염이 진행된다.
감염 초기에는 소장 감염의 증상인 복통‧발열‧근육통‧두통 등이 나타난다. 수 시간 내지 수 일이 지나 대장까지 감염이 확산되면 대부분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혈변을 보는 경우도 흔하다.
환자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만으로 1주 내에 완벽하게 회복하지만 노인이나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여름철 식중독은 손씻기만으로도 70% 정도 예방이 가능하지만, 캠필로박터 식중독는 손씻기만으로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요리 과정에서 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위원장은 “요리 전 생닭과 다른 식품 재료와 분리해서 보관하고, 생닭 손질은 다른 식재료 손질이 다 끝나고 가장 늦게 하며, 생닭을 물에 씻을 때에는 다른 식재료나 조리기구에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생닭을 만지고 나서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생닭을 손질한 칼과 도마 등 조리기구는 세척 소독한 후에 다시 사용하며, 고온에서 1분 이상 가열해 닭의 내부가 완전히 익도록 조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