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유방암 발견에 조영제를 주사할 필요가 없고 검사 시간이 짧은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검사(MRI)가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보다 더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하수민·장정민·문우경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유방암 표준검사인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를 병행했을 때보다 확산강조 MRI의 암 발견율이 2배 높았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 전체 1162명의 유방암 환자의 반대측 유방에서 만져지지 않는 암이 새로 진단된 환자는 30명이었다. 유방암 발견율은 △유방촬영 9명(1000명당 8명) △유방촬영+유방초음파 12명(1000명당 10명) △확산강조 MRI 25명(1000명당 22명)으로 확산강조MRI가 월등하게 높았다. 발견된 암은 모두 액와 림프절전이가 없는 초기 암이었으며 평균 크기는 1cm였다. 조직검사의 양성 예측도도 확산강조MRI는 42%,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는 19%로 확산강조 MRI의 위양성율(양성으로 잘못 판단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해 이뤄졌으며 국제학술지인 ‘브레스트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조영증강 MRI 검사로 유방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영제 부작용 위험성과 고비용 문제로 접근성이 떨어져서 유방암 변이유전자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에서조차 유방 MRI의 이용이 미미한 실정이다.
기존 조영증강 MRI에 보조적으로만 사용됐던 확산강조 MRI가 최근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여 빠른 시간 내에 고해상 유방영상화가 가능해져 만져지지 않는 초기암 발견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확산강조 MRI는 조직 내에서 물 분자의 움직임을 측정해 영상화하는 기술로 암 조직은 주위 정상조직과 비교해서 물 분자의 확산도가 줄어들어서 고신호로 보이게 된다. 검사시간이 5분 정도로 짧고 조영제를 주사하지 않아 임산부, 조영제 알레르기가 있거나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여성에서도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하수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독립적 영상 검사로서 확산강조 MRI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유방암 검진에 사용할 표준 영상획득 파라미터 및 판독 프로토콜을 제시했다”며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팀은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과 함께 고위험군 여성에서 암 발견의 성능을 평가하는 전향적 연구를 진행 중이며,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동측 및 반대측 유방의 추가 암 진단 유용성을 검증하는 다기관 연구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