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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거품 나면 당뇨병이다? 그 오해와 진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7-20 17:20:01
  • 수정 2020-07-27 17: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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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호르몬 ‘코르티솔’ 과다분비도 원인 … 양친 모두 당뇨병이면 유전 확률 30%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마른 체형을 가졌더라도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에 훨씬 취약하다.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이 꾸준히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해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위험요소로 고령자·만성질환·흡연을 꼽았다. 만성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심장질환, 뇌졸중 등),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콩팥질환, 면역억제, 암 등을 포함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당뇨병을 갖고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1.2배 높았고, 2형 당뇨병의 경우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1.3배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당뇨병 환자는 처음으로 300만을 넘는 302만8128명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으로도 당뇨병 환자는 5억명이 넘는다.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WHO는 2030년에는 당뇨병이 7번째 사망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그 자체로는 큰 증상을 느끼지 못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진행되면 시력상실·족부괴사·뇌경색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혈당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포도당은 가장 기본적인 체내 에너지원으로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혈당’이라고 한다. 혈당은 췌장에서 생산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에 의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담당하고,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당뇨병은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거나,  기능장애를 보여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당뇨병 하면 무조건 설탕이나 단 음식을 많이 먹어 생기는 것으로 연상하는 등 여전히 제대로 된 인식이 부족하다.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1. 소변에 거품이 나면 당뇨병이다?
 
소변에 거품이 보이면 당뇨병이라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당뇨병으로 혈당 수치가 높아져 소변으로 당이 나온다고 해도 소변에 거품이 나거나 색깔이 변하지는 않는다. 소변의 거품 유무로는 당뇨병을 구별할 수 없다.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은 혈당이 높아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므로 소변을 자주 보고, 이에 따라 갈증이 생기는 것이다. 당뇨병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거품이 많이 생기는 가장 흔한 이유는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온 경우다. 검사를 받아보는 는 게 좋다. 단백뇨는 혈액을 여과하고 재흡수하는 콩팥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며 내버려두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섭취한 음식에 따라 거품이 생길 수 있지만 자주 나타나면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다.
 
2. 당뇨병은 단 것을 많이 먹어서 생긴다?
 

흔히 설탕이나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이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단 음식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설탕과 당분이 혈당치를 높이기는 하지만 식단 내에서 전체 당분의 양을 조절하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오히려 절대적으로 제한해야 하는 음식은 지방이 많이 들어간 갈비, 삼겹살, 소시지 등이다. 이들 음식은 적은 양에 비해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꿀은 벌이 꽃의 씨방 주변에서 분비되는 설탕 성분(꽃꿀 또는 화밀)을 먹고 분해시켜 토해내는 과정에서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을 거의 1대 1 수준으로 함유하고 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1→2 글리코시드 결합으로 결합한 이당류로 열량은 꿀과 거의 같다. 하지만 꿀은 설탕을 소화시키는 데 비해 인슐린, 비타민, 미네랄(칼슘) 등을 덜 소모시키므로 오히려 당뇨병 환자 및 일반인의 소화과정 상 피로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설탕은 꿀보다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가 높아 더 빨리 혈당 상승을 유도한다. 이는 꿀의 과당 함량이 더 많고, 꿀에 미네랄이 거의 없어서다. 꿀은 상대적으로 더 열량이 높고 더 달아 요구량이 적은 게 장점이다. 많은 연구결과 꿀은 설탕에 비해 혈당을 낮추고 체중의 증감을 억제하는 데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만을 기준으로 삼지만 과당은 포도당보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을 일으키는 혈관 손상률이 7.5배 정도 더 높아서 꿀과 설탕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3. 마른 사람은 당뇨병에 안 걸린다?
 
비만이 당뇨병의 중요한 원인인 것은 사실이나 비만하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아시아 국가에서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영양분 과잉으로 인해 비만 여부와 관계 없이 당뇨병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식사량이 적고 비만도도 낮지만 당뇨병에 훨씬 취약하다. 한국인의 췌장 크기는 서양인에 비해 12.3% 정도 작은 반면 췌장에 침착된 지방의 양은 22.8% 많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은 36.5%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이 더 마른 체형을 가졌더라도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4. 스트레스가 당뇨병의 원인이다?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하면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며 ‘스트레스호르몬’의 일종이다. 코르티솔은 식욕을 증진해 지방축적, 혈압 및 혈당을 상승 기전을 유도한다. 또다른 스트레스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은 외부의 위협적 요인에 대항할 때 나오는 호르몬으로 심폐활동을 증진시켜 민첩하고 빠르게 행동할 수 있게 하는데 역시 혈당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혈당과 혈압이 상승하고 면역계가 약해져 노화와 질병이 촉진된다. 장기간 노출될수록 식욕항진 또는 식욕저하, 성욕감퇴, 체내 지방축적, 근육량 감소, 육체적·정신적 피로 만성화 등이 나타난다. 또 콜레스테롤과 인슐린 대사가 나빠져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된다. 당뇨병 환자의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감 조절 등이 치료에 중요한 이유다. 다만 일시적인 스트레스가 당뇨병의 원인이 되지 않으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만성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5. 당뇨병은 유전이다?
 
당뇨병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당뇨병 내력이 있는 집안에서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부모 중 한 명이 당뇨병이면 자녀에게 생길 확률은 15%, 양친이 모두 당뇨병이라면 확률은 30% 정도다. 유전적 요인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여러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당뇨병이 생긴다. 따라서 당뇨병 내력이 깊은 집안일수록 비만, 운동부족, 과식, 약물복용 같은 환경적 요인을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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