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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치료한다? 항말라리아제 A to Z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7-19 18:09:54
  • 수정 2020-07-29 15: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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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일열, 치료제로 클로로퀸 선택하고, 프리마퀸으로 재발 방지 … 5월 미 FDA 아르테수네이트 주사제 중증 치료제 승인
항말라리아제인 한국GSK ‘말라론정’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 명인제약 ‘클로퀸정’, 신풍제약 ‘피라맥스정’, 디케이에스에이치코리아 ‘라리암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꾸준히 확산되는 가운데 계절성 감염병도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말라리아는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감염병 중 하나로 열원충(Plasmodium Species)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어 감염되는 대표적인 모기매개 질환이다. 삼일열말라리아, 열대열말라리아, 사일열말라리아, 난형열말라리아, 원숭이열말라리아​ 등 총 5종에서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삼일열말라리아는 휴전선 접경지역(인천, 경기·강원 북부)에서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5~10월에 환자의 90%가 발생한다. 2019년 기준 국내 지역별 발생 인원은 경기 북부 314명(64.7%), 인천 98명(20.2%), 강원 북부 25명(5.2%)이다.

사망을 초래하는 것은 주로 열대열말라리아이며 고위험지역은 열대 아프리카(특히 서부), 솔로몬제도, 파푸아뉴기니, 태국-미얀마, 태국-캄보디아 접경지대이다. 중등도 위험지역은 인도·아이티, 저위험지역은 동남아·중남미다. 이런 나라에서도 대도시는 비교적 안전하다. 1500m 이상 고도에서는 감염 위험이 훨씬 감소한다.
 
항말라리아제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을 치료하며 예방 목적으로도 복용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상용화된 백신이 없어 예방이 어려우므로 여행 전부터 시작해 여행이 끝난 뒤까지 일정 기간 동안 적절한 예방약을 투여해야 한다. 말라리아 원충의 종류 및 유행 지역에 따라 복용하는 약물이 달라질 수 있다.
 
약물은 크게 퀴놀린계 단일제와 기타 복합제가 있다. 퀴놀린계 단일제 약물은 4-아미노퀴놀린 유도체인 클로로퀸(chloroquine)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8-아미노퀴놀린계 약물인 프리마퀸(primaquine), 퀴놀린-메탄올 화합물인 메플로퀸(Mefloquine) 등이 있다. 복합제로는 아토바쿠온(atovaquone)과 프로구아닐(proguanil) 복합제, 알테수네이트(Artesunate)과 피로나리딘(Pyronaridine) 복합제가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다 … 클로로퀸·하드록시클로로퀸
 
4-아미노퀴놀린 유도체인 클로로퀸(chloroquine)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은 원충의 헤모글로빈 사용을 저해하고, DNA 및 RNA 중합효소에 결합해 이를 억제함으로써 핵단백 합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일열·사일열·열대열 종의 적혈구기(적혈구에 침범해 열성반응을 보이는 기간)에 활성을 나타내며 생식모세포나 적혈구외기(혈류를 통해 간에 들어가 분열하는 기간)에는 효과가 없다. 열대열 원충에 내성이 생긴 경우가 많아 열대열말라리아가 많은 지역의 예방약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성분으로는 명인제약 ‘클로퀸정’, 한림제약 ‘할록신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약은 급성 말라리아 치료 시 처음에는 800mg을 투여하고 6∼8시간 간격으로 400mg씩 3회 더 투여해 2일 동안 총 2000mg을 투여한다. 열대열원충, 삼일열원충에 의한 급성질환 치료 시 800mg 단회만 투여할 수도 있다. 예방요법으로는 노출 2주 전부터 1주일 1회 6mg/kg(1주일 400mg)을 투여한다.
 
클로로퀸 성분으로는 신풍제약 ‘말라클로정’이 있으며 치료 목적으로는 초회량으로 1g을, 다음 6~8시간 후에 500mg을 복용한다. 이후 2일 동안 1일 500mg씩 복용한다. 예방요법은 말라리아 유발환경에 노출되기 2주전에 실시한다. 500mg을 1주에 1회, 같은 요일에 복용한다.
 
두어 달 전 만해도 코로나19 치료제로 항말라리아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포 내 엔도솜(endosome)의 산성도를 완화해 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국제 공동 임상을 추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15일 이들 약물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철회했다. FDA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 건 이제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치료 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심장 합병증, 신경계 독성, 망막(황반) 독성 등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신장 독성, 루푸스 및 류마티스관절염 악화도 무시하지 못할 부작용으로 꼽힌다. 지난 4월 국내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도  “클로로퀸은 독성이 강해서 쓰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논문이 이미 나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방·응급대기치료에 메플로퀸 … 적혈구기에서 원충 파괴
 
메플로퀸은 적혈구기에서 말라리아 원충을 파괴해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또 말라리아로 예상되나 의료기관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 대기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디케이에스에이치코리아 ‘라리암정’(Lariam, 메플로퀸염산염) 등이 있으며 권장 총 치료용량은 20~25mg/kg으로 체중 45kg 이상 환자는 1250~1500mg을 한 번에 혹은 2~3회로 나눠 복용한다. 예방요법으로는 250mg을 1주에 1회, 같은 요일에 복용한다.
 
메플로퀸은 응급대기치료 약물로도 사용된다. 자가치료 시 메플로퀸으로서 약 15mg/kg 용량으로 시작한다. 4시간 이내에 전문적인 의료처치를 받을 수 없는 상태로서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6~8시간 후에 총 치료용량의 2차분(45kg 이상인 경우 2정)을 복용한다. 체중 60kg 이상인 환자는 2차분 복용 후 6~8시간에 추가로 1정을 더 복용한다.

삼일열말라리아 치료 및 재발방지에 ‘프리마퀸’
 
프리마퀸은 원충의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고, DNA에 결합해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대사과정을 방해한다. 적혈구외기 조직에 있는 원충, 수면소체, 생식모세포를 억제한다. 신풍제약 ‘말라프리정’ 등이 있다. 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해 쓰이며 삼일열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다. 국내 토착형 삼일열 말라리아는 현재까지는 클로로퀸 감수성 원충으로 클로로퀸을 치료제로 선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프리마퀸 치료를 병행한다.
 
프리마퀸은 임신부, 수유부, 6개월 미만 영아에게 투여할 수 없다. G6PD(glucose-6-phosphate-dehydrogenase) 결핍 환자에게 용혈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투여 전에 G6PD 결핍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열대열말라리아 예방·치료에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
 
아토바쿠온은 원충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프로구아닐은 엽산과 구조가 비슷해 원충에서 엽산 합성을 저해함으로써 핵산과 단백질 합성을 막는다. 주로 열대열말라리아의 예방 및 치료에 사용된다. 한국GSK ‘말라론정’ 등이 있으며 1일 1회 4정을 3일간 복용한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진행 중 … ‘아르테수네이트+피로나리딘’
 
아르테수네이트와 피로나리딘은 모두 중국에서 개발됐다. 아르테수네이트는 천연물질인 개똥쑥에서 추출한 것으로 말라리아에 감염된 세포 수를 줄여준다. 삼일열, 열대열 말라리아의 치료에 쓰이나 예방약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신풍제약 ‘피라맥스정’(성분명 피로나리딘·아르테수네이트, Pyronaridine·Artesunate)이 대표적이다. 45kg 이상 기준으로 1일 1회 3~4정을 3일간 복용한다. 또 메플로퀸 내성 지역 여행 시 이 약을 여행 1~2일 전부터 귀국 후 1주일까지 매일 복용하면 예방효과가 있다.
 
피라맥스정은 지난 5월 13일 국내 2상을 승인받으며 새로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떠올랐다. 이 약의 주성분인 피로나리딘이 클로로퀸(Chloroquine)과 화학 구조가 유사한데다 동물시험에서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효과까지 확인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미국에서는 정맥주사(IV)용 아르테수네이트(Artesunate)가 중증 말라리아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경구용 말라리아약으로 치료한 뒤에도 진정이 되지 않을 경우 중증 말라리아 치료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 이번 허가 이전에 알테수네이트 IV는 질병관리센터(CDC)를 통한 FDA 확대 접근 프로그램으로만 이용이 가능했다.

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미국에서 지난해 3월 퀴니딘(quinidine) 제조가 중단된 이후 처음 승인된 중증 말라리아 치료제다. 그러나 알테수네이트에 중증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 투여되선 안 된다. FDA는 약품을 우선심사를 통해 승인했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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