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 나희경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5년부터 11년 간 십이지장 선종 환자 92명을 내시경으로 치료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재발이 1건에 그쳤다고 14일 밝혔다.
십이지장에 선종이 발견되면 음식물 소화를 돕는 십이지장을 보존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수술 대신 최대한 내시경으로 절제해낸다. 하지만 십이지장의 내벽이 다른 기관에 비해 얇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혈관이 많고, 치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좁아 내시경으로 선종을 제거할 때 천공, 출혈 등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커 의료진의 풍부하고 세밀한 치료 내시경 경험이 필수적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연 평균 5만 건 이상의 위, 식도, 십이지장 등 상부 위장관 진단 내시경과 연 평균 5천 건 이상의 상부 위장관 치료 내시경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내시경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김도훈 ‧ 나희경 교수팀은 2005년부터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십이지장 선종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내시경 시술을 받은 환자 92명의 병변 95개를 대상으로 평균 약 19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다.
1cm 미만으로 작고 전형적인 모양의 선종에서는 아르곤 가스로 선종을 소작시키는 ‘아르곤 플라즈마 혈액응고술(APC)’이, 종양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형태가 비전형적일 때에는 상황에 따라 선종의 경계를 잘라낸 후 올가미로 떼어내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EMR)’과 내시경 칼로 점막하층을 잘라내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이 시행됐다.
시술 이후 지속적으로 정기 검진을 한 결과, ‘아르곤 플라즈마 혈액응고술(APC)’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선종이 재발한 환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 환자는 바로 다시 내시경 치료를 받았고 이후 다시 재발하지 않았다.
내시경 시술 중 출혈도 총 5건밖에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술 도중 바로 내시경으로 지혈했다. 8개의 병변에서 천공이 발생했지만 그 중 4건은 시술 도중 바로 내시경으로 바로 봉합됐고, 나머지 4건은 외과적인 수술로 치료가 잘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나희경 교수는 “십이지장 선종은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 100명 중 1명도 안 되는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유병률이 낮지만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내시경으로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로 숙련된 의료진이 내시경으로 치료하면 우려와 달리 재발과 출혈 위험이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도훈 교수는 “십이지장 선종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적어도 2년에 1번씩은 주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 십이지장 선종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병(Digestive Disease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