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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환청‧망상 '조현병' … 악기를 조율하듯 치료할 수 있어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7-08 20:29:06
  • 수정 2020-07-08 2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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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파민 불균형에 심리적 요인이 주요 원인 … 10대 발생 가능성 높아, 조기 발견 및 치료 필요
김종훈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 배승민  교수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가 종종 발생하면서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는 발병 초기에 치료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일반인과 같은 일상생활 영위가 가능하다.

조현병은 인류 중 1%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조현병은 느슨해지거나 너무 팽팽한 현악기의 줄을 잘 조율하면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듯이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담은 명칭이다.
 
급성기 조현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환청, 망상, 자신을 돌보지 않음, 불합리한 행동 등을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환자도 약물치료, 심리 및 행동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문제는 조현병 환자가 자신의 이상 상태를 인정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조현병 환자들은 자신이 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기에 치료실의 문턱을 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럴 때는 보호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필요하다. 만약 치료가 계속 늦어진다면 환자의 뇌 상태가 망가져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조현병이 최초로 발견하는 시점인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의 청년층의 정신건강 상태는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조현병이 발병하기 쉽고, 방치 시 뇌 손상이 심각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10대 청소년은 조현병이 발병하더라도 스스로 이를 자각하지 못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학업에 문제가 생길기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성이 떨어져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소지가 많다.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불균형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약물이 다양하게 개발돼 환자가 치료의지만 있다면 치료예수가 좋다”며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 정신기능이 계속 발달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학습, 사회적응 기술 습득, 대인관계기술 등 사회적응력 습득이 또래와 많은 차이가 벌어지게 되므로 조기치료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한 관리가 관건이다. 초기 단기로 볼 수 있는 급성기에는 충분한 양의 약물로 증상을 신속히 호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후 증상이 효과적으로 조절되면 안정기에는 서서히 투여 용량을 줄인다. 또 유지기에서는 호전 상태를 유지하면서 재발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효과는 최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조현병 치료 약물도 일부 부작용이 존재한다. 주로 졸림‧입마름‧어지럼증‧변비‧체중증가와 눈의 초점조절이 느려지는 등의 증상과 움직임이 둔해지고, 손발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있다.
 
김종훈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개발된 약물들은 기존 약물의 부작용은 개선하고, 치료 효과는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따라서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서 일반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사실 마음의 병이 아닌 뇌의 병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조현병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취약성이 조명되고 있다. 즉 타고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덧붙여 극심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같은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결합됐을 때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심리적, 환경적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현병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과잉과 관계가 깊다. 도파민 과잉은 망상과 환청의 병리기전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약물은 주로 과도한 도파민을 낮추는 약물이 사용된다. 하지만, 조현병은 도파민 외에도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글루타민과 같은 물질의 불균형과 연관이 있다.
 
배승민 교수는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조현병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전과 예후를 보이는 질환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양한 유전자들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환경적인 요인이 개입되면서 경과와 증상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이 치료 의지를 다지고, 조기에 치료하며 치료시기를 놓쳤더라도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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