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연구팀, 검사시간 1/4로 줄이고 선별 정확도 높혀 … 병원치료 연계, 실질적 도움되는 관리 시스템 마련
노인에서 흔한 정신건강질환 4개를 약 10분 만에 한 번에 선별할 수 있는 ‘초간단 선별척도’가 개발됐다.
홍창형·손상준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현웅 임상강사 연구팀은 노인에서 흔한 치매‧우울증‧불면증‧화병 총 4개 질환을 한 번에 선별할 수 있는 ‘초간단 선별척도(BS4MI-Elderly)’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초간단 선별척도는 치매‧우울증‧불면증‧화병 증상에 대해 각 3문항씩, 그리고 질환의 경과와 기간에 대한 질문 2개를 추가하여 총 14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비교적 적은 문항수로 인해 검사시간이 기존 검사들에 비해 약 4분의 1로 줄었지만 선별 정확도는 우수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노인 정신건강질환의 특징 중 하나는 치매‧우울증‧불면증‧화병 등 2개 이상의 정신건강질환이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검사 때 처음부터 어떤 척도를 사용해야 하는지 선택이 난감하다. 또 2개 이상 질환이 의심되어 여러 척도를 시행할 경우 노인 환자들이 긴 검사시간을 이기지 못해 집중도가 떨어져 오히려 정확도가 낮아지는 이중고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12년 동안 수원시 지역사회에서 노인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기반이 되어 이번에 새로운 검사법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단순히 검사 시행에 그치지 않고 검사 결과에 따라 △ 정상군(그린 라이트) △ 고위험군(옐로 라이트) △ 질환군(레드 라이트) 총 3개 군으로 분류하여 실제 지역사회 노인정신건강사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중 증상이 가장 심한 ‘질환군’에 속하는 노인은 추가 면담을 실시해 보다 정확하게 상태를 확인 후 필요한 경우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신건강질환 관리 시스템을 마련했다.
노현웅 임상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초간단 선별척도는 ‘건망증으로 냄비를 10회 이상 태우거나, 비밀번호를 10회 이상 잊어버림’처럼 쉽게 답할 수 있는 내용과 최소한의 문항수로 구성하여 어르신들이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홍창형 교수는 “연구는 수원시 행복정신건강센터의 디지털 정신건강사업 구축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며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유익한 초간단 선별검사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정신건강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에 ‘지역사회 노인 정신건강질환 선별을 위한 초간단 선별척도 개발 및 타당화(Brief Screening for Four Mental Illnesses of the Elderly in Community Mental Health Services: the BS4MI-Elderl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