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학회와 의사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선별 급여 결정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3일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등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환자부담금 증가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11일 심평원은 기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3개 적응증인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 기억력저하와 착란, 의욕 및 자발성 저하로 인한 방향감각장애, 의욕 및 자발성 저하, 집중력 감소(효능효과1) △감정 및 행동변화 : 정서불안, 자극과민성, 주위무관심(효능효과2) △노인성 가성우울증(효능효과3) 가운데 효능효과1에 대해서만 급여를 적용키로 했고, 그 외에는 선별급여로 본인부담률 80%를 적용할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3년 후 재평가를 마치게 된다.
이들 단체는 “최근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의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선별급여 적용 결정에 대해 뇌질환 관련 학회들은 이의를 제기하며 최종 결정에 반영해주길 바란다”며 “인구 고령화로 뇌기능개선을 위한 약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약제의 재평가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선별급여화하면 약제 처방이 줄어 심평원에서 지급하는 약제보험급여 비용은 줄 수 있어도 약을 복용해온 환자들 요구는 변화가 없다”며 “이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유사 제제로 전환하면 결국 심평원의 지급 약제비는 줄지 않을 것이고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원하는 환자들의 본인부담만 증가해 의료비가 증가하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1일 내려진 약평위의 결정은 전문가나 환자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선별급여 본인부담금 80% 적용 결정이 약제재평가소위원회 및 전문가 자문회의를 근거로 결정됐다고 하는데, 자문회의에서는 오히려 이 약제 처방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질환에 대해 급여 50% 적용(현행 급여 비중은 70%)으로 결정했다”며 “작년 180만명의 환자에게 처방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의약품을 단지 처방 남발 때문이라고 단정짓지 말고 환자의 요구도가 어떠한지 먼저 파악해야 하며 이에 근거해 약제 재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약제 재평가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꼭 필요하며 적극적으로 시행돼야 하지만, 약값을 결정하고 지급하는 공급자인 심평원의 입장만 반영되고 수요자인 환자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국민적인 인정을 받기 어렵다”며 “약제의 재평가는 식약청 허가사항을 근거로 이뤄져야 하며, 필요하다면 식약청에 약제 효능효과 재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약평위 결정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평원의 방안대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한 급여 조건이 변경되면 환자부담 약제비는 한 달 약 9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 약은 1정에 476원으로 1일 2회 복용이 원칙이다.
한편 심평원은 콜린알포세레이트 대체약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아에스티 ‘동아니세틸정’(acetyl L-carnitine hydrochloride), 삼진제약 ‘뉴라세탐정’(oxiracetam), 일동제약 ‘사미온정’(nicergoline), 종근당 ‘딜라스트캡슐’(ibudilast), 영풍제약 ‘페로딜정’(ifenprodiltartrate), 부광약품 ‘소마지나정’(citicoline sodium)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