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는 티타늄으로 이루어진 인공 치근을 잇몸뼈에 식립해 독립적으로 고정하는 치료법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보철치료보다 강도나 고정력이 우수하고, 저작기능 역시 자연치아와 거의 흡사하다. 최근에는 임플란트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비용 부담도 줄어들면서 관심 갖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수술이 까다로워 꺼리는 사람도 꽤 많다. 임플란트 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1. 임플란트 수명은 영구적이다?
치아 상태가 나빠지면 발치하는 것처럼 임플란트도 잘 관리되지 않으면 소실되거나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임플란트의 평균 수명은 10년 안팎이지만 개인 구강 상태와 관리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임플란트도 수명이 다해 제거되면 자연 치아가 빠진 것처럼 그 자리에 뼈가 차고 잇몸이 덮인다. 이 때 잇몸과 뼈의 상태를 점검해 재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임플란트의 기둥 및 머리부분(abutment & crown)은 파절이나 스크류 풀림으로 인한 수리 및 교체가 정기적으로 필요하다.
2. 임플란트 치료는 아프다?
임플란트 치료가 아플까봐 겁내는 사람이 많지만 그 통증은 일반적으로 발치하는 고통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과 식립 부위의 심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깨끗하게 발치된 부위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생각보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
3. 잇몸이 약한 노인은 임플란트 치료가 불가능하다?
“내 나이에 무슨 임플란트냐”며 시술을 상상도 못하는 노인이 의외로 많다. 노인은 임플란트 시술이 어렵다고 잘못 알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임플란트 시술은 나이와 관계가 없다. 고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임플란트를 할 수 없는 게 아니다. 뼈의 양이 충분하면 노인도 할 수 있고, 전신질환 관계로 출혈 우려가 크거나 식립이 불가능할 정도의 잇몸뼈 상태를 가졌다면 20~30대도 할 수 없다. 뼈나 잇몸, 전신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면 노인도 임플란트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노인에겐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낫다는 사람도 있지만 틀니는 치료보다는 임시 보철물의 개념에 더 가깝다. 틀니를 착용하면 이물감이 심하고 잇몸을 압박해 잇몸질환이 수시로 생긴다. 헐거워지기 쉬워 수리도 자주 해야 한다.
성장기 아동이 임플란트를 할 경우 얼굴이 다 자라고 난 뒤에 임플란트 위치가 보기에 좋지 않은 위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피하는게 좋다.
4. 임플란트 관리는 양치질이 중요하다?
임플란트 소재는 인체에 무해하고 생체친화적인 티타늄이다. 임플란트 기둥과 그 위에 얹는 크라운은 유기물이 아니므로 치아처럼 충치로 인해 썩지 않는다. 그러나 임플란트가 고정된 조직은 잇몸 뼈와 이들을 둘러싼 연조직이다. 임플란트를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그 주위에 치태, 치석이 쌓여 세균이 증식해 염증을 초래한다. 이럴 경우 치주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잇몸이 붓고, 통증이나 출혈이 생기며, 심해지면 임플란트를 고정하는 잇몸뼈가 소실돼 임플란트가 탈락될 수 있다.
이처럼 임플란트도 자연 치아와 똑같이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꼼꼼한 양치질이 중요하다. 식사 후 양치질은 물론 과자나 음료수 등 간식을 먹은 후에도 꼭 양치를 해야 한다. 탄성이 떨어진 칫솔모는 닦아도 효과가 없으므로 칫솔모 탄성이 떨어지기 전에 새 칫솔로 교체해 사용하도록 한다. 이밖에 음주 및 흡연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흡연은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치유 속도를 더디게 하고, 뼈 형성 속도 지연을 유발해 감염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5. 여름에는 임플란트 치료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무더위로 시술 부위가 곪거나 염증이 생길까봐 여름철엔 임플란트 시술 자체를 꺼리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병원에는 가을, 겨울에 임플란트 시술 문의 건수가 급증한다고 한다. 하지만 구강내 환경은 날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임플란트 시술 성공 여부와 계절적 요인 간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다는 게 학계의 견해다.
오히려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발치 후 빠르게 임플란트 시술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 시기를 놓칠 경우 잇몸뼈가 점차 소실된다. 잇몸뼈 역할이 없어지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럴 경우 잇몸뼈를 별도로 이식하는 수술을 추가로 실시해야 비로소 임플란트 식립이 가능하다.
6. 지병이 있으면 임플란트 치료가 어렵다?
임플란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턱뼈 상태를 먼저 체크해봐야 한다. 노화나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낮으면 잇몸뼈(치조골)도 약해 치조골 골밀도를 측정한 뒤 뼈이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골다공증 때문에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치료제를 장기 복용하고 있다면 반드시 치과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이 약물은 임플란트의 골유착을 방해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으로 파골(破骨)세포 작용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정상적인 조골(造骨)세포의 골생성까지 저하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뼈 강도가 약해져 골절 또는 턱뼈괴사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피린·와파린·티클로피딘·클로피도그렐 등 혈소판응집억제제,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물론 오메가3지방산, 은행잎추출물 등 혈행개선 목적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할 경우에도 수술 중 지혈이 안 돼 출혈 과다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은 높은 혈중 포도당 때문에 조직에 영양 및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면역세포 기능이 떨어진다. 치과수술에선 임플란트주위염에 걸리기 쉽다. 또 높은 혈당은 소변을 통한 수분 배출을 촉진해 침분비를 감소시키고 입마름(구갈)을 초래함으로써 구강이 적정 산도를 유지하지 못해 입속 세균이 급격히 늘어나는 빌미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당뇨병 환자는 조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임플란트와 뼈가 잘 붙지 않아 재수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비알코올성지방간, 간경변 등 간질환 환자는 정상인보다 지혈 속도가 느려 시술 중 출혈을 제대로 통제하기 어렵다. 오주영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간질환 환자는 혈액응고인자 합성 기능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지혈이 잘 되지 않는다”며 “임플란트나 사랑니 발치 같은 치과시술 과정에서 출혈이 잘 멈추지 않으면 집도의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시술 정확도가 떨어지고, 수술 후 상처가 아무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혈로 인해 수술 부위가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