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성·안전성 등 허가 후 변경기준 및 GMP 실사 강화 제시 … 글로벌 수준 신약개발 성공률·개발기간 따라잡아야
국내 의약품 공급구조 개선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제네릭 품질 강화와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선진국과 동일한 제네릭 품질 수준을 확보하고 선진국의 평균적인 특허만료 후 시장가격 인하 패턴에 맞춰 가격을 인하하면 현재보다 추가적 가격 하락 분 만큼 제네릭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이 26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의약품 정책의 개선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는 이상원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발제를 맡아 의약품의 전(全)주기에 걸친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이상원 교수는 의약품 공급 구조혁신 정책과 관련해 제네릭(복제약) 공급 구조혁신을 위한 제네릭 품질기준 강화 정책,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인하, 제네릭 사용 확대 정책 등을 제안했다.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정책으로는 유통기업 경쟁력 및 유통 공정거래 질서 강화 등을 꼽았고, 신약 공급 구조 혁신을 위한 기업 연구개발(R&D) 정책, 투자 유인 및 기술혁신 역량 지원 정책 등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교수가 제안한 의약품 공급 구조혁신의 기본 방향은 제네릭, 유통, 신약 공급이 상호 연계돼 있으며, 제네릭 의약품은 품질, 가격, 사용 등 3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네릭 제도와 생산 경험이 축적됐는데도 품질 경쟁력이 미흡하고,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 차이가 거의 없어 다수 제네릭 출시에도 약가인하 효과가 약하며, 제네릭 사용이 전체 약품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제네릭 문제 해결을 위해 약가 일괄인하, 동일제제 동일약가, 실거래가 약가인하, 리베이트 약가인하, 공동생동 완화, 3·28 제네릭 대책 등을 펼쳤지만 단기적으로 약품비를 낮추는데 멈추거나 재정절감 효과, 제네릭 개수 감소 효과 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제네릭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지만 의도하는 방향과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선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제네릭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동등성 심사 강화, 안정성 시험 사전 검토 등과 같은 제네릭 허가 후 변경기준 강화와 선진국 수준 GMP 검수 등을 제안했다. 또 제네릭 진입이 없거나 경쟁이 미흡한 특허 만료 오리지널 약가를 차등화 하고 최초 제네릭 등재 후 특정 기준을 마련해 약가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내놨다.
의약품 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도매업의 허가기준 강화, 우수 유통기업 육성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내 도매상을 통해 공급되는 의약품 비중은 의약분업 시행 초기인 2001년 45.1%에서 2018년 88.2%로 일원화되고 있는 반면, 유통구조는 총판·전납·협력 도매 등 다양한 형태의 도도매를 기반으로 한다.
이 교수는 제도적 측면에서 도매상 허가기준 및 사후관리 강화, 편법적 직영도매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 일련번호 및 공급내역 보고 제도를 정보 활용 측면으로 발전시키는 등 제도 개선 및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적 측면에선 누수적 유통마진 관리, 포장단위 등 물류처리 효율화 제도 개선, 전문인력 양성 등을 들었다.
이 교수는 ”거래질서 강화를 위해 리베이트 제재를 강화하고 의약품거래소 등 유통정보 공유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개발 신약 매출액은 2017년 기준 1830억원(IMS 집계)으로 의약품시장의 1% 미만이고 국내 허가 신약 중 국내 개발 신약 수는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등 국내 개발 신약의 공급 및 시장 확산은 미흡한 상황”이라며 “국내 개발 신약은 최초신약(First in class)의 비중이 낮는 등 아직 혁신의 질도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적인 측면에서 국내개발 신약 공급확대를 위해 2019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개발 신약 32개 추가공급을 목표로 설정해 글로벌 수준의 평균적 신약 성공률 및 개발 기간을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혁신적 기전의 최초신약(first in class) 확대, 신약 기술혁신 원천으로 대학과 연구소 비중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2030년까지 국내 개발신약 32개 공급을 위해 20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R&D 투자규모를 현재 1조3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약 2배 규모로 증가시키면 소요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며 “기업 R&D 투자 유인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도출하고,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 정부 R&D 지원 등이 민간 제약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