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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유치원생 ‘햄버거병 증상’ 14명 … 5명은 급성 신부전으로 ‘투석’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6-25 19:25:05
  • 수정 2020-06-27 19: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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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명 집단 식중독, 오염된 육류 추정 ‘용혈성요독증후군’ … 70도 이상 가열해야

지난 16일 첫 환자가 나타난 경기도 안산시 A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환자가 25일 오후 6시 현재 1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31명이 입원했고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 환자가 14명이나 된다. 이 중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투석까지 받은 어린이가 5명에 이르고 원생의 가족도 3명이 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이다. 혈전성 미세혈관질환의 일종으로 손상된 적혈구가 신장에 박혀 신장기능을 떨어뜨린다. 김현욱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발병 후 2~12일이 지나면 복통과 설사가 시작되고 곧이어 전체 환자의 3분의 2 이상에서 검붉은색 혈변,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난다”며 “환자의 약 10%가 만성 신부전으로 악화돼 투석 또는 수혈치료가 필요하고, 2~7%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 신부전이 나타나 신장 기능이 크게 저하되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오리건주와 미시간주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47명이 집단감염됐다. 지금까지도 매년 환자 2만명이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해 일명 ‘햄버거병(Hamburger disease)’으로 불린다. 미국에서는 바비큐 시즌에 자주 발병한다는 의미로 ‘바비큐시즌신드롬’으로도 불린다.

1993년엔 미국 패스트푸드업체인 잭인더박스(Jack in the Box)의 햄버거를 먹은 10세 미만의 아이 732명이 집단으로 햄버거병에 감염됐다. 이 중 4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신장과 뇌가 손상되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앓으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2011년 독일에서는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호로파 싹 채소가 원인이 되어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 당시 3816명의 장염 환자 중 845명(22%)에서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진행돼 54명이 사망했다. 2012년 일본에서 배추절임을 먹고 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한 바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감염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며 설사, 복통, 혈변 등을 일으킨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쇠고기 외에도 우유와 오염된 퇴비로 기른 야채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소와 돼지의 위 또는 대변에서 주로 발견되는 대장균의 일종인 O-157균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은 1~2주 정도 지켜보면 후유증 없이 호전된다. 하지만 소아와 노인층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이후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지사제와 항생제를 투여받은 환자에는 발생 빈도가 좀 더 높다. 지사제가 오히려 독성물질 배출을 막고 항생제 자체의 독성도 무시 못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급성으로 신장기능이 손상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시 환자의 절반 가량은 투석치료와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70도 이상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여름철엔 소아에서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검사한 음식에선 원인균을 찾지 못한 만큼 이미 처분한 간식 등에 문제가 있거나 사람 간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오염된 육류, 심하게 부패했거나 재배 또는 미흡한 세척에 과정에서 미생물에 오염된 야채류 등을 통해 원인균인 장출혈성대장균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도축 과정에서 소고기 겉면에 존재하는 대장균은 언제나 위험한 존재다. 더욱이 햄버거용 패티처럼 생고기를 갈면 겉면에 있던 대장균이 안쪽으로 뒤섞여 들어가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섭취 후 체내에 전파될 수 있다. 햄버거 패티가 스테이크보다 위험한 이유다.

햄버거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소고기 패티의 안전성 논란이 종종 제기됐다. 미국에서 출간된 ‘패스트푸드의 제국’은 상당수 패티 공장들이 위생에 문제가 있고 살코기뿐만 아니라 소의 내장 등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햄버거병 사건이 터질 때마다 문제가 된 대장균도 패티 속에 들어간 소의 내장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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